[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외교부가 '바이든 날리면' 정정보도 소송 취하 입장을 밝힌 가운데 MBC 구성원들이 “황당한 소송극의 진짜 주범은 누구인가"라고 따져물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23일 성명을 내어 “결코 외교부의 소 취하와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MBC본부는 “비속어와 욕설, 부적절한 발언으로 한미동맹을 훼손하고 대한민국의 국격을 떨어뜨린 장본인은 다름 아닌 대통령이었던 윤석열이지만 지금까지 단 한 마디 제대로 된 해명도 사과도 한 적 없다”면서 “‘권력 감시와 비판’이라는 공영방송의 책무를 다한 MBC를 윤석열 정권은 ‘적’으로 규정했고, 그것을 신호로 권력기관은 사냥개처럼 MBC를 물어뜯었다”고 가리켰다. 

MBC 압수수색을 시도하는 경찰과 이를 막아서는 MBC 구성원 (사진-=연합뉴스)
MBC 압수수색을 시도하는 경찰과 이를 막아서는 MBC 구성원 (사진-=연합뉴스)

MBC본부는 “회칼 테러 협박, 12.3 내란 당시 MBC에 대한 단전 단수 시도는 내란수괴 윤석열을 떠받드는 세력의 실체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MBC를 불법, 폭력, 야만을 동원해서라도 ‘꺼버리고’ 싶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날리면’ 논란 당시 MBC뿐 아니라 140여 개 언론사들이 '국회는 미 의회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MBC에만 공문을 보내 보도 경위를 소명하라고 요구했고, 국민의힘과 보수 성향 단체들은 MBC 사장·보도국장·기자들을 무더기 형사 고발했다. 국민의힘은 MBC에 대한 광고 중단을 언급했으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MBC에 최고 수위 징계인 과징금 3000만 원을 부과했다. 또 MBC 취재진은 대통령 전용기에서 배제됐다.

MBC본부는 ‘어느 직원이 자발적으로 소송에 나섰겠나’라는 조현 외교부 장관의 발언을 거론하며 “외교부가 당시 정권의 ‘방패막이’로 동원됐음을 사실상 인정한 것이다. 권력의 정점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지시가 내려왔기에, 외교부와 여당, 권력기관 전체가 일사불란하게 MBC를 향해 움직였는가”라고 따져물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9월 21일(현지사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재정공약회의에 참석한 뒤 회의장을 빠져 나오는 모습 (사진=MBC 보도화면 갈무리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9월 21일(현지사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재정공약회의에 참석한 뒤 회의장을 빠져 나오는 모습 (사진=MBC 보도화면 갈무리

MBC본부는 “언론사를 향해 ‘명예훼손’과 ‘허위사실 유포’라는 악의적인 왜곡 프레임을 씌우고 정부 부처가 직접 언론 탄압에 앞장섰던 지난 시간, 돌이켜봐도 믿어지지 않는 일”이라며 “민주주의 사회에서 결코 반복되어서는 안 될 부끄러운 역사다. 공영방송 MBC를 향한 정권의 광기 어린 칼날은 취재 일선의 기자들에게도 결코 회복되지 못할 피해를 입혔다”고 말했다. 

MBC본부는 “‘바이든’, ‘날리면’의 진실에 다가가기 위한 발걸음은 이제 첫발을 디뎠을 뿐”이라며 “단순히 윤석열 ‘발언’의 진위를 따지는 것을 넘어 외교부뿐 아니라 국가기관이 총동원된 MBC 탄압, 그리고 내란 당시 MBC에 대한 단전 단수 시도까지, 그 전모를 낱낱이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권력자의 망상이 낳은 불행한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권력을 감시하는 언론 본연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우리는 내란 잔당들의 죄상을 하나도 빠짐없이 기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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