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KBS의 기계적 중립은 '도로 친윤'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 선출 보도에도 관통했다. 송언석 원내대표의 '강력 대여 투쟁' 일성을 앞세운 리포트는 쇄신 가능성에 대한 분석은 물론 당내 비판을 뒤로했다.  

주요 일간지들은 대선 패배 이후에도 친윤계가 원내대표로 선출된 것에 우려를 표하며 '친윤 정치'를 청산하는 쇄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당을 해체할 수도 있다는 각오로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면서 “얼마 되지도 않는 기득권에 집착해 또 내분에 빠진다면 이번 대선보다 더 큰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16일 KBS' 뉴스9' 방송화면 갈무리
16일 KBS' 뉴스9' 방송화면 갈무리

16일 KBS ‘뉴스9’의 6번째 보도 <국민의힘 송언석 신임 원내대표 선출…“정책 전문 정당·변화 쇄신 필요”>는 송 원내대표의 일성에 방점을 찍었다. KBS는 “대선 패배 수습과 대여 투쟁 선봉에 설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에 3선 송언석 의원이 선출됐다”면서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인 송 신임 원내대표는 정책 전문 정당으로 당 지지세를 회복하겠다고 다짐했다”고 전했다. 

KBS는 “(송 원내대표가) 안정적 리더십을 위해 조속한 전당대회 개최를 내세웠고, 김용태 비대위원장의 개혁안 등 쇄신안을 논의할 혁신위원회 구성 방침도 밝혔다”면서 강력한 대여 투쟁, 국회 법사위원장 확보를 공언했다고 전했다. KBS는 “옛 친윤계와 영남권 의원들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송 원내대표, 당 내홍 수습과 계파 화합으로 거대 여당에 맞설 투쟁 동력 확보가 당면 과제로 놓여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타 지상파 방송사는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소식을 중반, 말미에 배치했다. 또 송 원내대표가 김용태 비대위원장의 5대 쇄신안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고 전했다. 같은 날 MBC ‘뉴스데스크’는 15번째 기사 <국민의힘 원내대표 또 '친윤' 송언석‥"폐윤의 어이없는 부활">에서 송 원내대표가 압도적으로 선출된 배경과 당내 비판 목소리를 전했다. 

16일 MBC '뉴스데스크' 방송화면 갈무리
16일 MBC '뉴스데스크' 방송화면 갈무리

MBC는 “범친윤계인 송 원내대표는 20대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 정책조정본부장을 맡았고, 탄핵 국면에선 지역구에서 직접 탄핵 반대 집회를 주최했었다. 특히 윤 전 대통령의 체포를 저지하겠다며 한남동 관저 앞을 지키던 국민의힘 의원 40명 중 한 명이었다”고 소개했다. 

MBC는 “전체 의석의 1/4을 차지하는 영남권 의원들의 표심이 큰 영향을 미친 데다, 내란 특검 수사를 앞둔 상황이라 친윤계가 작정하고 표를 몰아줬다는 해석도 나온다”고 했다. 그려면서 MBC는 “당장 김용태 비대위원장이 추진했던 국민의힘 개혁안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고 덧붙였다.

또 MBC는 “'헤드리스 몬스터'라고 그러잖나. 괴물인데 우두머리가 없는 괴물이기 때문에 각자도생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범친윤'의 분위기는 계속 존재하는 것”이라는 김근식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의 비판을 더했다.

같은 날 SBS ‘8뉴스’는 22번째 기사에서 “계파색이 옅은 편이지만, 당 지지세가 강한 TK 의원인 만큼 구주류 의원들의 물밑 지지를 받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보도했다. SBS는 “송 원내대표는 당 쇄신을 위한 혁신위원회 설치를 약속했다”면서 김용태 비대위원장의 5대 쇄신안에 대해 “일단 유보적인 답변을 내놨다”고 했다.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로 당선된 송언석 의원이 16일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가 열린 국회 회의장에서 권성동 전 원내대표,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로 당선된 송언석 의원이 16일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가 열린 국회 회의장에서 권성동 전 원내대표,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요 일간지들은 대선 패배 이후에도 재차 친윤계 의원이 원내대표가 선출됐다고 입을 모았다. 경향신문은 사설 <당 망가뜨린 친윤이 또 원내대표, ‘21% 지지’ 정당 쇄신될까>에서 “탄핵 정국 내내 윤석열을 비호하고, 대선 후보 교체 망동으로 당까지 망가뜨린 친윤이 다시 지휘부가 된 걸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겠는가”라며 “당의 다수를 차지하고 기득권 유지 외에 어떤 것도 관심 밖인 친윤의 실력행사로까지 보인다. 이렇게까지 민심과 등질 수 있는지 개탄스럽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송 원내대표 당선으로 국민의힘은 ‘친윤·TK’ 정당 색깔을 빼기는커녕 그 세력들 기득권의 공고함만 보여줬다”면서 “친윤·TK의 기득권 연장을 위한 또 한번의 돌려막기란 비판을 들어도 할 말이 없게 됐다”고 말했다. 

경향신문은 송 원내대표를 향해 “원내지도부 인선에서부터 친윤을 배제하고 쇄신파를 전면에 배치하길 바란다. 또 김용태 비대위원장이 제안한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등 ‘5대 개혁안’을 추진해 쇄신 의지를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향신문은 “정부·여당과의 관계에서도 과거와는 달라야 한다. 견제를 명분으로 대여 공세에 올인하면서 내부 쇄신 국면을 호도하려는 정략적 행태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한겨레는 사설 <국힘 새 원내대표, 친윤 기득권 해체 없인 당 미래 없다>에서 송 원내대표 당선은 친윤계가 전폭 지지한 결과로 풀이된다면서 “이 때문에 송 원내대표가 민심에 부합하는 쇄신을 이끌기보다는 친윤계 정서에 더 신경 쓸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은 자연스럽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국민의힘이 민심의 호응을 얻으며 야당 구실을 하기 위한 최소한의 전제조건은 철저한 자기 혁신”이라면서 “(중략) 친윤 기득권 해체 없이는 국민의힘의 미래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출 선거 의원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출 선거 의원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국일보는 사설 <또 '친윤계' 원내대표, 야당 쇄신할 수 있겠나>에서 “대통령 탄핵과 대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할 친윤계가 여전히 당을 장악하고 있음을 보여준 결과”라고 평가했다. 한국일보는 “대선 참패 이후에도 국민의힘이 보여준 모습에선 최소한의 성찰도 찾을 수 없었다. 오히려 탄핵 찬반으로 갈려 차기 당권 싸움에 몰두해 왔다”고 비판했다. 

한국일보는 송 원내대표를 향해 “향후 원내 및 당무 운영 과정에서 계파 이익이 아닌 국민 눈높이에 맞는 결정을 주도함으로써 친윤계와 친한계의 갈등을 조율해야 한다”면서 “내년 지방선거 공천권이 걸린 당권만 잡으면 된다는 인식으로 또다시 내홍에 빠진다면 등 돌린 민심을 되돌릴 수 없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사설 <국힘 원내대표 송언석… 정책-민생으로 ‘대안 경쟁’ 펼쳐야>에서 “옛 친윤계와 영남권의 지지를 받은 ‘TK 원내대표’가 수도권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며 쇄신을 이끌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고강도 혁신을 이끌 어떤 역량도 보여주지 못한 채 지리멸렬한 모습을 보여 온 국민의힘이 새로 태어나려면 국민의힘을 이렇게 만든 ‘친윤 정치’ 청산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동아일보는 “새 원내대표는 당장 여당이 드라이브를 거는 상법개정안 등 입법 관련 협상을 마주해야 한다. 오직 민생 회복과 경제 성장을 위해 견제와 협치의 두 바퀴로 달리는 야당의 새 면모를 보일 때”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17일 사설 <국힘, 수도권·4050 눈높이에 맞춰야>에서 송 원내대표가 구 친윤계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국힘이 집권 여당을 견제하고 국민에게 수권 세력으로 인정받으려면 수도권과 4050에서 지지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선일보는 국민의힘이 전통적 지지기반인 영남 중심 당내 인식을 수도권과 4050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면서 “당을 해체할 수도 있다는 각오로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얼마 되지도 않는 기득권에 집착해 또 내분에 빠진다면 이번 대선보다 더 큰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국힘이 지금 같은 모습을 벗어나지 못하면 보수 정당의 실패를 넘어 국가적인 문제가 된다”면서 “(중략)개혁신당을 포함한 다른 야당과의 연대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야당이 국민의 신뢰를 얻으면 107석 의석 몇 배의 힘을 가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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