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박대형 기자] 미디어스 취재 결과 15일 기준으로 서울시 25개 자치구 가운데 20개 구립도서관이 극우 성향 역사교육단체 리박스쿨 도서 '엄마가 들려주는 이승만 건국 대통령 이야기',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6.25전쟁 이야기'를 비치하고 있다.
이 중 강서구·구로구·동작구·성동구·중구 등 5개 구립도서관은 '정치적 편향성', '역사 왜곡' 등희망도서 선정 제한 사유를 규정하고 있다. 희망도서는 대출·열람을 원하는 도서가 없을 경우 이용자가 구입을 요청하는 서비스다.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6일 '엄마가 들려주는 이승만 건국 대통령 이야기'와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6.25전쟁 이야기'에 대해 "제주 4·3과 여순사건을 '반란'으로 규정하고 민간인 학살을 방사선 치료에 비유하는 등 아연실색할 역사 왜곡 내용으로 채워진 책"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미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역사 왜곡이 있다'는 검토 결과를 냈는데 도교육청은 이러한 도서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며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민간인 학살을 옹호하는 도서가 버젓이 학교 도서관에서 학생들에게 읽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커지자 파주시는 10일 '2025년 제2차 파주시도서관운영위원회'를 열고 해당 도서에 대해 대출·열람을 제한하는 결정을 내렸다. 안양시는 지난달 26일 열람·대출을 전면 중단했고 광주·전남·제주교육청도 폐기 절차에 들어갔다.
그러나 서울시 구립도서관 대부분은 리박스쿨 도서를 비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5곳은 희망도서 신청 제한 사유로 '정치적 편향성' '역사 왜곡'을 명시하고 있다. 리박스쿨 도서를 비치한 도서관 가운데 희망도서 선정 제외 사유로 '정치적 편향성'을 규정한 곳은 ▲강서구립도서관 ▲구로구립도서관 ▲동작구립도서관 ▲중구구립도서관 등이다.
구로구 구로기적의도서관·궁동어린이도서관, 동작구 동작샘터도서관·신대방 누리도서관, 중구 손기정 어린이도서관은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6.25 전쟁 이야기'를, 강서구 꿈꾸는어린이도서관, 동작구 사당솔밭도서관·지혜샘터작은도서관 등은 '엄마가 들려주는 이승만 건국 대통령 이야기'를 비치하고 있다.
희망도서 선정 제외 사유로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거나 국가와 사회 존립의 기본체제를 훼손할 우려가 있는 자료'를 규정한 성동구립도서관은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6.25전쟁 이야기'를 비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교육청 산하 도서관 관계자는 미디어스에 "리박스쿨 도서는 얼마 전 자료선정위원회 논의를 거쳐 사서제한을 걸어둔 상태"라며 "구립도서관도 자치구별로 관련해서 논의 중일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시 A 구립도서관 관계자는 "예전에 리박스쿨 뉴스가 났을 때 한번 자료를 다 뺐다. 일단 한 번 걸러진 것"이라며 "지금처럼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면 또 회의를 열어서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희망도서를 무조건 부정할 수는 없다. 정치 서적 관련해서 '희망도서 신청했는데 왜 검색이 안 되냐'고 항의하는 사람도 있고, 장서 문제로 이용자 민원이 끊임없이 발생한다"며 "과거 페미니즘 도서도 그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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