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노하연 기자] 서울시교육청이 극우 성향 교육단체 리박스쿨의 늘봄학교 프로그램에 대해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 이승만·박정희를 옹호하는 리박스쿨은 온라인 여론을 조작하고 늘봄학교를 통해 초등학생에게 극우 역사를 교육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2일 입장문을 내어 “교육적 공간인 학교를 정치적으로 이용해 교육 본질을 훼손한 사건으로 규정하고 이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수호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단호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보수 성향 단체 '리박스쿨'의 댓글 여론 조작 관련 보도가 나온 가운데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 빌딩에 리박스쿨 사무실 간판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보수 성향 단체 '리박스쿨'의 댓글 여론 조작 관련 보도가 나온 가운데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 빌딩에 리박스쿨 사무실 간판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시교육청은 리박스쿨이 공급한 늘봄 프로그램에 대해 교육부 조사와 별도로 자체 조사를 진행 중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조사 결과 위법 사항이 확인될 경우 해당 프로그램 운영을 중단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하고, 대체 프로그램을 신속히 마련해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시교육청은 “늘봄 프로그램 현황 점검을 위한 전수 조사와 함께 프로그램 내용·운영에 따른 민원 여부 등을 조사하여 프로그램 질 관리를 위한 관리·감독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뉴스타파는 지난달 30일 리박스쿨이 ‘댓글로 나라를 구하는 자유손가락 군대’ 일명 자손군을 모집해 온라인 여론을 조작했다고 보도했다. 자손군 단톡방의 100여 명은 오전 6시부터 오후 11시까지 매시간 ‘청년 리더’의 지시에 따라 특정 후보 비난 댓글을 달거나, 특정 댓글에 공감을 누르는 방식으로 여론조작에 나섰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리박스쿨이 운영하는 초등 방과후 강사 자격증 프로그램 '늘봄행복이교실' 수업 모습 (자료출처=뉴스타파)
리박스쿨이 운영하는 초등 방과후 강사 자격증 프로그램 '늘봄행복이교실' 수업 모습 (자료출처=뉴스타파)

이에 더해 리박스쿨이 윤석열 정부가 추진한 방과후 프로그램 ‘늘봄학교’를 통해 초등학생들에게 극우 역사관을 교육한 의혹이 불거져 충격을 주고 있다. 리박스쿨은 ‘한국늘봄교육연합회’ 명의로 서울교대와 협약을 맺어 초등학교 늘봄학교에 강사를 파견했으며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직접 발급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지난달 31일 긴급 성명을 내어 “극우 정치 세력이 초등교실에 침투하는 경로를 정부가 사실상 방조한 것과 다름없다”며 “교육부는 관련 전수조사에 착수하고 모든 늘봄학교 강사에 대한 이력 검증을 전면 실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지난달 31일 교육부는 “(리박스쿨과 협업한) 서울교대는 해당 사안이 사회적 파장이 큰 만큼 상황 점검 후 즉시 프로그램 운영 중지 및 업무협약 취소를 검토 중”이라며 “프로그램 지원 사업에 참여하는 모든 기관을 점검할 뿐 아니라, 늘봄학교 프로그램의 리박스쿨 및 한국교육컨설팅연구원과의 관련성을 전수 점검해 문제 사안 확인 시 즉각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2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의혹이 제기된 사안이 민감해 1일자로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를 교육정책자문위에서 해촉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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