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KBS가 리포트 기자의 노트북에 붙어있는 세월호 리본을 모자이크 처리해 논란이 일고 있다. KBS는 지난 2월 '총선 영향'을 이유로 세월호 10주기 다큐멘터리 제작을 중단한 바 있다. 

26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낙하산 박민 사장과 수뇌부는 더이상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세월호 참사를 욕보이는 짓을 중단하라"고 규탄했다. 

KBS '뉴스9' 세월호 추모 리본 스티커 수정 과정(위부터 '웨이브', MBC 보도, KBS 보도 갈무리)
KBS '뉴스9' 세월호 추모 리본 스티커 수정 과정(위부터 '웨이브', MBC 보도, KBS 보도 갈무리)

지난 25일 KBS 저녁 메인뉴스 <뉴스9>은 ‘방통위법 무제한토론 중…이 시각 국회’ 리포트에서 기자의 노트북 하단에 붙어 있던 세월호 추모 스티커가 화면에 잡혔다. 그러나 세월호 추모 스티커는 유튜브 영상과 다시보기에서는 모자이크 처리됐다. 모자이크를 덧씌우는 과정에서 보도 자막 일부가 가려지기도 했다. 현재는 세월호 스티커만 가려지도록 모자이크가 수정됐다.

자정 방송되는 <뉴스라인 W>에서도 같은 기자가 국회 상황을 생중계했다. 세월호 추모 스티커는 사라진 상황이었다. 미디어스는 KBS에 ‘세월호 스티커를 모자이크한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물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세월호 참사 10주기' 다큐 불방 사태를 거론하며 "이번 노란 리본 모자이크 건도 세월호에 대한 사측의 그릇된 인식과 시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순수하게 희생된 학생들을 추모하기 위해 붙인 스티커를 두고 부적절하다는 현재의 KBS 수뇌부가 정치병에 걸려있는 것 아니냐"면서 "제작본부의 부적절한 행위도 모자라 보도본부까지 세월호 폄훼에 동참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따져물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낙하산 박민 사장과 수뇌부는 더이상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세월호 참사를 욕보이는 짓을 중단하라.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노란리본에 모자이크를 씌운 행위를 즉각 사과하라"고 했다. 

KBS 경영진은 지난 2월 총선 영향을 이유로 4월 방송 예정인 ‘세월호 참사 10주기’ 다큐멘터리 제작을 중단시켰다. 또 경영진은 언론노조 KBS본부와 PD협회가 요구한 세월호 다큐 불방 사태와 관련한 공정방송위원, TV편성위원회 개최 요구를 거부했다.

세월호가족협의회가 요청한 박민 사장 면담도 마찬가지였다. 세월호유가족단체와 언론·시민단체는 지난 2월부터 6주 동안 매주 수요일 KBS 본관 앞에서 ‘세월호 10주기 다큐’ 방영 촉구 촛불 문화제를 열었다.

한편, KBS는 미디어스에 "내용과 무관한 상표나 표식을 화면에 노출하지 않는다는 내부 방침을 갖고 있다"며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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