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4·16연대가 '총선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세월호 참사 10주기 다큐멘터리 제작을 불허한 KBS를 향해 "10년 전 '전원 구조' 오보를 잊었나"라고 질타했다. 4·16연대는 KBS가 계획대로 세월호 10주기 다큐를 제작·방송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애초 KBS 세월호 10주기 다큐 방송예정일은 4월 18일로 본편은 물론 예고편도 총선 이후에 방영될 예정이었다.
4·16연대는 오는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10주기 다큐 불방을 규탄할 예정이다. 4·16연대는 '세월호 참사를 정쟁으로 만들지 말라'는 시민사회 연서명을 받고 있다.
4·16연대는 10년 전 세월호 참사 당시 KBS를 소환했다. KBS는 2014년 4월 16일 '전원 구조' 오보를 낸 방송사 중 한 곳이다. KBS는 참사 당일 오전 10시경부터 약 1시간 동안 구조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도하다가 '전원 구조'라고 보도했다. 또 2014년 5월 3일 KBS 보도국장이 후배 기자들 앞에서 '세월호 희생자는 교통사고를 생각하면 많지 않다'고 발언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을 일으켰다.
4·16연대는 "2014년 5월 7일 세월호 유가족들은 KBS가 진실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 것에 분노하여 희생된 자식의 영정을 들고 KBS를 항의방문했다. 보도국장 파면과 사장 공개사과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유가족은 청와대로 향했다"며 "긴 시간 대치 끝에 결국 KBS 길환영 사장이 유가족에게 사과했다. 박근혜 정권이 세월호 유가족을 ‘정권 타도에 앞장선 불순한 유가족’과 ‘애도하고 슬퍼하는 순수한 유가족’으로 갈라치기 할 때, 정권의 하수인 역할을 자처하며 유가족 편가르기 보도에 앞장섰던 것도 KBS"라고 비판했다.
4·16연대는 "다큐 불방의 이유가 ‘총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라니 더욱 이해할 수 없다. 세월호참사는 정치적 입장을 떠나 한국 사회에서 생명과 안전의 중요성을 일깨운 사건"이라며 "다큐 방영을 중단시키는 것은 세월호참사 피해자를 시민과 분리시키고, 참사를 정쟁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4·16연대는 "KBS는 사장으로 박민이 임명된 이후 정권 홍보방송으로 전락했다. 윤석열 대통령 대담을 통해 스스로 '땡윤 방송'임을 자임했다"며 "이 대담에서 KBS는 이태원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거부 등 윤석열 대통령이 불편해할 만한 어떠한 질문도 하지 않았다. 공영방송이 오히려 정권의 하수인과 나팔수가 되어 재난참사 지우기에 앞장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4·16연대는 "KBS가 공영방송의 책임감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세월호 10주기 다큐 방송을 예정대로 해야 한다"며 "방송 여부는 언론의 양심과 책임이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기준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KBS '다큐 인사이트' 제작진은 세월호 10주기 다큐 '바람과 함께 살아낼게'(가제)를 오는 4월 18일 방송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제원 KBS 제작1본부장은 '총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총선 전후 1~2개월은 영향권에 있다'는 등의 주장으로 해당 방송을 6월 이후로 미루라고 지시했다. 이 본부장은 세월호 10주기 다큐를 다른 재난과 엮어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 시리즈로 만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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