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월간조선 출신’ 김성동 부사장 출근저지 약속대련 의혹과 관련해 일부 EBS 직원들이 전국언론노동조합 EBS지부에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김 부사장은 3번 시도 끝에 정상적으로 출근하고 있다.
미디어스 취재를 종합하면, 박유준 EBS지부장이 1차 출근저지 투쟁을 벌인 지난 3일 김성동 부사장에게 연락을 취하고 지난 6일 저녁 용산 모처에서 만남을 가졌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용산은 김 부사장의 거주지다. 이 자리에서 ‘공개 질의서’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간 것으로 의심된다.
EBS지부는 8일 3차 출근저지 투쟁에서 김 부사장에게 공개 질의서를 전달하고, 답변을 약속받자 출근길을 열었다. EBS지부는 김유열 사장에게도 공개 질의서를 보냈다. 이날 EBS지부는 출근저지 투쟁 종료 직후 경기도 여주에서 열린 <모여라 딩동댕> 제작 현장을 찾아 조합원을 격려하고 선전전을 진행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약속대련 의혹에 대한 EBS지부의 해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올라왔다. EBS 직원 A 씨는 “노조와 부사장이 만났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사실인지”라면서 “만약 만났다면 이유가 있나. 강력저지 사퇴 요구한 지 얼마나 됐다고, 사실이라면 조합원에게 공유하고 사전에 설명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 노조가 이런 식의 만남이 가장 문제가 있다고 했던 것 같은데, 사실이 아니길”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직원 B 씨는 “부사장 출근 저지도 왜 끝내게 됐는지와 애초에 왜 했는지 조합원들에게만큼은 합리적 설명을 해줘야 하지 않나”라며 “그냥 세력 과시 한 번 하고 부사장이 지금 사장 자빠드리는 말이 되어주고, 경영정상화도 해주길 바라는 기도 메타(운에 기댄다는 인터넷 용어)인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혹시 그게 맞아도 투쟁의 이유와 협의 과정은 조합원에게 설명해 줘야 한다”며 “부사장을 따로 만나 조율 가능하면 왜 8시에들 나와서 목 쉬어가라 투쟁한 거냐, 그냥 위원장이 첫날 따로 만나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임단협(임금‧단체협약)도 노조 차원에서 사측의 요구안 전체를 두고 개별 사원들에게 어느 지점까지 협의 가능한지 내부 설문조사라도 해 총의라도 모아야 하는 것 아니냐”라며 “결국 조직의 힘이 막강하기에 단일노조만 따라온 입장인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무정파, 조합원 권익 추구 우선의 새노조에 적을 두고 싶다”고 했다.
EBS지부의 투쟁 방식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B 씨는 “사장의 경영 무능이 사내 가장 큰 리스크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런데 사내 단일 노조가 퇴로도 없이 ‘쟤가 잘못했다. 퇴진운동 안 무르면 입단협도 안 해준다’고 조합원들한테만 하소연하는 게 정무적으로 부족해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EBS지부가 8일 여주에서 진행한 '조합원 응원'을 겨냥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직원 C 씨는 “조합원 응원 핑계로 봄나들이 갔지, 날도 좋고 바람 쐬러 지방으로. 거기서 조합비로 커피 사주고 생색낸다”면서 “출근시간 쪼개서 부사장 출근 저지에 힘 보태준 조합원은 그 시간에 사무실에서 되지도 않는 자료 작성하느라 피땀 흘리는데 왜 조합비는 다같이 걷고 쓰는 건 전임자 소풍에 쓰나”고 비판했다.
C 씨는 “부사장 퇴진 시늉했으니 소풍 갈 자격 있다고 자평하나”라면서 “왜 부사장 출근저지를 자진 포기했는지, 아니 애초에 저지할 생각은 있었는지, 왜 갑자기 봄나들이 갔는지, 가서 얼마를 썼는지 밝히라”고 했다.
한편, EBS지부는 13일 성명을 내어 김유열 사장을 향해 공개 질의서 답변을 촉구했다. EBS지부는 “김성동 임명자는 (공개질의서 전달)다음 날인 9일 공개적인 답변을 전해왔고, EBS지부는 성명을 통해 EBS 구성원과 국민 앞에서 한 약속과 다짐을 지켜나갈 것을 요청했다”면서 “김유열 사장에게도 공개 질의에 대한 성실한 답변과 함께 노사 간 대화 자리에 나서 줄 것을 재차 요구했지만 10일 18시까지 어떠한 반응조차 없었다”고 전했다.
EBS지부는 “김유열 사장에게 중요한 것은 오로지 임기 채우기이며 자리 보전인가”라면서 “김유열 사장은 어떤 반성도 없이 오로지 사장 퇴진 철회만을 요구하며 아무런 소통을 안 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EBS지부는 “신의와 성실을 바탕으로 대화와 소통을 통해서 현재의 위기 상황은 충분히 해결될 수 있다. 하지만 김유열 사장이 구성원을 무시하고 본인의 뜻대로만 EBS를 좌지우지하려 한다면 우리도 어쩔 수 없이 사장퇴진을 위해 끝까지 맞설 수밖에 없다”면서 “EBS에 대한 애정과 의지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김유열 사장은 즉각 단협해지를 철회하고 이제는 응답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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