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초유의 EBS 부사장 취임식이 3일 열린다. 

2일 미디어스 취재 결과, EBS는 이날 오전 부사장 취임식 일정을 잡은 것으로 확인됐다. EBS에서 부사장 취임식이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유열 EBS 사장은 이르면 오늘 김성동 전 월간조선 편집장을 부사장으로 임명한다고 한다. 

EBS 사옥 (EBS)
EBS 사옥 (EBS)

한국교육공사법(EBS법)상 부사장 임명 권한은 사장에게 있으며 EBS는 임원 결원이 발생하면 30일 이내로 보궐임원을 임명해야 한다. 그러나 김유열 EBS 사장 취임 이후 지난 2년 간 EBS는 부사장을 임명하지 않아 법 위반 상태를 이어왔다. EBS 부사장 임명에 정부가 개입해왔다는 게 정설 아닌 정설이다. 그동안 EBS 부사장 후보는 정부 측에 인사검증 자료를 제출하고, 경찰 세평조회를 받았다고 한다. 

김유열 사장이 당초 내정했던 부사장 후보와 관련해 윤석열 정부 차원의 인사검증이 지연되고 있다는 후문이 돌았다. 김유열 사장이 내정했던 인물은 김성동 전 편집장이 아닌 내부 직원 출신으로 알려졌다. 부사장 공석 장기화에 따른 EBS 이사회의 지적에 김유열 사장은 '이사회 회의록에 기록되어서는 안 되는 민감한 문제', '감당할 수 없는 게 있을지 몰라 조심스럽다' 등의 불분명한 답변을 내놓았다. 

김성동 전 편집장은 신천지 홍보 기사 논란, 정파성 논란 등을 빚고 있다. 김성동 전 편집장의 기사 <HWPL 이만희 대표 인터뷰-내가 지구촌 전쟁종식과 세계평화운동에 뛰어든 이유>(2016년 5월호)는 신천지 홍보 논란을 일으켰다. HWPL(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은 신천지의 외곽 위장단체로 알려졌다. 이 밖에 김 전 편집장은 ▲'고발사주' 사건과 '김대업 병풍' 사건의 유사성 ▲'자유'의 가치를 아는 윤 대통령 ▲좌파들의 못된 역사 점령 시도 등의 주장을 폈다. (관련기사▶EBS 부사장에 '신천지 홍보 논란' 월간조선 전 편집장)

윤석열 정권이 EBS를 통해 이념전쟁을 벌이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김성동 전 편집장 부사장 임명에 더해 유시춘 EBS 이사장에 대한 해임·수사가 추진되고 있다. 차기 이사장 자리를 두고 강규형 이사(국가기록관리위원장)와 이준용 이사(자유언론국민연합 공동대표)가 경쟁 중이라는 설이 돌고 있다. 

윤석열 정권은 '공산전체주의' '반국가 세력' 등의 표현으로 보수적 이념을 강조해왔으며 총선 전에는 영화 '건국전쟁' 흥행에 고무된 모습을 보였다. 과거 EBS는 ▲독립유공자 후손 다큐 제작 중단 ▲한국사 교재 역사왜곡 등의 논란을 빚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과 EBS노조는 김성동 전 편집장 부사장 임명을 규탄하고 있다. 언론노조는 1일 성명에서 "EBS 구성원들은 150여 일째 김유열 사장의 '경영 실패' '비전 부재' '노조 무시' '사내 민주주의 탄압'에 맞서 사장 퇴진 투쟁을 벌이고 있다"며 "그런 전장의 한복판에 버젓이 정치 편향적 극우 인사를 부사장에 앉히는 건 구성원을 무시한 걸 넘어, 가치 중립적이어야 할 교육방송 흑역사의 첫 장을 연 것이며 공영방송 EBS를 시청하는 국민을 졸(卒)로 본 행위"라고 했다.

언론노조 EBS지부는 지난달 29일 성명에서 "감시나 비판은 없이 용비어천가를 서슴지 않았던 인물을 EBS 부사장에 앉힌다는 건, 김유열 사장 스스로가 그간 EBS가 수호해온 공영방송으로서의 정치적 중립성을 포기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며 "김성동은 본인에게 맞지 않는 자리임을 인정하고 EBS 부사장 제안을 거부하고 스스로 사퇴하라. 김유열 사장 또한 지금이라도 이 결정을 철회하고 제대로 된 선택을 다시 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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