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명진 스님이 이명박 정부 시절 자신에 대한 사이버 심리전과 관련해 당시 홍보수석이었던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 특보에 대한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명진 스님은 “당시 이동관 수석은 ‘사찰은 없었다’고 거짓말했는데 진실은 드러나게 돼 있다”며 “빙산의 일각이 나온 것으로 보고 더 유심히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2010년 4월 국정원 국익심리전팀장 A 씨는 검찰 진술에서 “국익심리전팀의 사무관 파트원이 저에게 ‘청와대 (홍보수석실) 파견관으로 근무 중인 직원이 사이버 심리전 활동을 요청했다. 명진의 룸싸롱(룸살롱) 출입 등 비리 사실을 폭로하는 활동을 (국정원) 7국과 2국에서 하고 있는데 심리전단에서도 명진에 대한 사이버 대응 활동을 해달라는 취지로 요청이 왔다’는 취지로 보고를 받은(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동관 특보(좌)와 명진 스님(우) (사진=연합뉴스)
이동관 특보(좌)와 명진 스님(우) (사진=연합뉴스)

A 씨는 “제가 알기로 이 요청을 한 ○○○이 당시 4급인가 5급인가 되는데 그런 직원이 독단적으로 심리전단의 활동을 요청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명진 스님에 대한 사이버 심리전이 홍보수석실 윗선의 지시일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실제로 원세훈 전 국정원장 판결문에 따르면 당시 국정원은 트위터, 4대 포털 사이트 등에 명진 스님에 대한 비판 여론을 조성했다.

명진 스님은 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통화에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며 “공무직에 있는 홍보수석이 직접 지시를 내려 국가기관이 개인을 사찰했던 아주 악질적인 범죄행위다. 개인이 개인을 상대로 한 게 아니라 국가기관을 이용해 개인을 사찰·음해한 것이기 때문에 그냥 묵과하고 넘어갈 수 없다”고 밝혔다.

명진 스님은 “그 당시 이명박 정부와 이동관은 ‘사찰은 없었다’고 거짓말을 했는데 결국 아무리 감춰도 진실은 드러난다”며 “이동관 당시 홍보수석이 했던 거짓말이 지금 서서히 몸체가 드러나는 것이다. 그 시대 국가권력이 무슨 짓을 했는지 빙산의 일각이 나온 것으로 보고 더 유심하게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 스님은 “당시 ‘포청천’팀이라고 해서 국정원 7국, 2국이 합동으로 저에 대해 음해하는 말을 퍼뜨렸다”면서 “홍보수석실이 직접 개입해 저를 대상으로 사이버 심리전을 지시했다는 말을 지금 와서 들으니 아주 기가 막힌다. 이동관 전 수석이 지금 또 벼슬한다고 나서는 걸 보면서 참 추접스럽게 산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명진 스님은 ‘이동관 특보가 본인 책에 오해를 풀었다고 적어 놨는데, 직접 소통한 적 있나’라는 질문에 “전혀 없다”며 “저한테 ‘오해를 풀었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생판 거짓말이다. 학폭 사건도 자기가 합의했다고 거짓말하고, 거짓말이 생활화가 된 사람이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당시 이 특보는 홍보수석실이 사이버 심리전을 지시하기 6일 전인 2010년 4월 명진 스님을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당시 명진 스님이 ‘봉은사 외압 폭로 기자회견’을 막은 당사자로 이 특보를 지목했기 때문이다. 이후 이 특보는 자서전 <도전의 날들>에 “2010년 홍보수석에서 물러나면서 고소를 취하했다”면서 “공직에서 물러나는 만큼 인간적 선의를 베푼 것이었고 나중에 명진 스님과도 오해를 풀었다”고 썼다.

명진 스님은 이 특보가 차기 방통위원장에 내정된 것과 관련해 “방통위원장은 말을 다루는 직책인데, (이 특보는) 거짓말쟁이지 않나”라며 “거짓말만 하는 게 아니라 요새 말로 거짓말을 마사지까지 하는 사람이 그 중요한 직책에 앉는다는 건 이명박 정권이나 지금 정권이 갖고 있는 성격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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