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KT 대표 공모에 전직 관료·여권 정치인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대주주인 국민연금이 투명성을 문제삼아 재공모가 진행되고 있다. 

정부가 소유분산기업 인사에 부적절한 개입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 상황에서 정치권 출신 인사가 대표로 선출될 경우, '낙하산'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KT 내부에서 "정치권에 몸담다가 때만 되면 KT 수장 자리에 기웃거리는 정치권 낙하산 논란이 예상되는 후보는 철저히 걸러내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KT는 지난 10일부터 진행한 차기 대표 공모 결과, 총 34명의 후보가 확정됐다고 20일 발표했다. 사외 후보 18명, 사내 후보 16명이다. 

KT 본사 사옥 (사진=연합뉴스)

외부 지원자는▲권은희 전 KT네트웍스 비즈부문장 ▲김기열 전 KTF 부사장 ▲김성태 대통령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자문위원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김진홍 전 KT스카이라이프 경영본부장 ▲김창훈 한양대 겸임교수 ▲남규택 전 KT 마케팅부문장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 ▲박종진 IHQ 부회장 ▲박헌용 KT그룹 희망나눔재단 이사장 ▲송정희 KT 부사장 ▲윤종록 전 미래창조과학부 차관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 ▲임헌문 전 KT 사장 ▲최두환 전 포스코ICT 사장 ▲최방섭 전 삼성전자 부사장 ▲한훈 전 KT 경영기획부문장 ▲홍성란 산업은행 윤리준법부 자금세탁방지 전문위원 등이다. 

사내 후보군은 ▲구현모 현 대표이사 ▲강국현 커스터머부문장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 ▲윤경림 그룹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 ▲박병삼 윤리경영실장 ▲서창석 네트워크부문장 ▲송재호 AI·DX융합사업부문장 ▲신수정 엔터프라이즈부문장 ▲신현옥 경영지원부문장 ▲안상돈 법무실장 ▲우정민 IT부문장 ▲김철수 KT스카이아리프 사장  ▲윤동식 KT 클라우드 사장 ▲정기호 KT 알파 사장 ▲최원석 BC카드 사장 ▲홍기섭 HCN 사장 등이다. 

세간의 관심을 끄는 것은 정치권 출신 후보들이다. 권은희 전 KT네트웍스 비즈부문장은 KT 임원 출신으로 19대 국회에서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 의원을 지냈다. 지난해 용인시장 선거에서 낙선했다. 권 전 의원은 지난 2013년 전자신문과 인터뷰에서 "현재도 KT는 일반 국민이 납득할 수 없는 인사들이 고문으로 위촉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정치권 인사 영입 등 경영진이 스스로 정치권에 줄을 대려는 것이 아닌지 반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태 자문위원은 한국정보화진흥원(NIA) 원장 출신으로 20대 국회에서 국민의힘 전신 자유한국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지냈다. 지난 대선 때 윤석열 캠프에서 IT특보, ICT코리아 추진본부장 등을 맡았다. 지난 총선에서 컷오프 당했다.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은 19대 국회에서 새누리당 의원으로 활동했다. 한미FTA 협상 책임자로 알려져 있어 미디어·통신분야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했다. 

노무현 정부 초대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낸 윤진식 전 장관은 이명박 정부 청와대 경제수석·정책실장, 18대 국회 한나라당 의원, 19대 국회 새누리당 의원 등을 지냈다. 윤석열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경제특별고문으로 활동했다. 박종진 IHQ 부회장은 MBN 기자 출신으로 국민의힘 전신 바른미래당, 미래통합당 등에 입당하며 국회의원에 도전했지만 낙마했다. 

(왼쪽부터) 권은희 전 KT네트웍스 비즈부문장, 김성태 대통령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자문위원,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 박종진 IHQ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 권은희 전 KT네트웍스 비즈부문장, 김성태 대통령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자문위원,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 박종진 IHQ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이번 공모는 KT이사회가 차기 대표 최종후보로 구현모 현 대표를 확정했다가 이를 백지화하면서 시작됐다. KT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구 대표의  '셀프 연임'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소유권이 분산된 주인 없는 기업의 지배구조가 선진화돼야 한다"며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자의 적극적 의결권 행사)가 작동되어야 한다고 언급한 이후 벌어진 일들이다. 이를 두고 언론에서 정부가 소유분산기업의 '주인 행세'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KT새노조는 20일 논평을 내어 "정치권에 몸담다가 때만 되면 KT 수장 자리에 기웃거리는 정치권 낙하산 논란이 예상되는 후보는 철저히 걸러내야 한다"면서 "회사의 성장 비전제시와 동시에, 통신사업 강화 전략을 제시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 구 사장이 추진한 탈통신과 수익중심 경영의 후과인, 연이은 통신재해와 부실화된 사업, 허수경영 등에 대한 반성과 대안을 후보에게 제시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KT이사회 내 지배구조위원회는 오는 28일 대표 후보 심사 대상자를 압축한다. 이어 다음달 7일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 면접심사를 통해 최종 후보자가 선정된다. 최종 후보자는 주주총회에서 선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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