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4대 종교계 단체가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유가족에 대한 2차 가해를 즉각 중단해달라고 호소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천주교예수회 인권연대, 원불교시민사회 네트워크,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등은 21일 호소문을 내어 “갑자기 158개의 별들이 이태원 하늘 위에서 빛을 감췄다”며 “사랑하는 자식을 잃은 부모들은 비탄과 절망 속에 몸조차 가누지 못하고 울부짖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희생자를 향한 입에도 담기 힘든 무차별적인 혐오, 비하, 모욕이 이어지고 있다”며 “최근에는 분향소를 지키며 고통을 삼키고 있는 어느 희생자의 어머니가 면전에 쏟아지는 조롱에 충격을 받아 실신하는 사건까지 생기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손을 맞잡고 함께 울어도 간장을 도려내는 듯할 아픔이 덜해지지 않을 유가족에게 오히려 저주를 퍼붓는 그들을 보며 우리는 공동체가 존재하는 이유를 다시 묻게 된다”고 탄식했다.

이들은 “유가족을 향한 저열한 언어폭력을 바라보며 일어나는 분노와 솟구치는 좌절 속에도 우리는 고개를 들어 희망을 찾고자 한다”며 “희생자 영전에 올려진 이름 없는 국화꽃 한 송이는 그들이 남이 아니라 우리와 한 몸이기에 절로 우러난 동체대비(同體大悲)의 발현이고 유가족의 애끓는 절규를 보며 나도 모르게 흐르는 눈물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진 남의 고통을 외면하지 못하는 마음(不忍之心)에서 시작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은 ▲유가족에 대한 2차 가해 즉각 중단 ▲2차 가해에 대한 경찰의 즉각 수사 ▲정부의 유가족 보호 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현재 유가족들은 시민 분향소 주변 극우 단체의 2차 가해로 고통받고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20일 성명을 내어 “일부 단체와 유튜버들이 방송차량과 개인 휴대폰 등을 이용해 희생자와 유가족들을 욕보이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며 “추모와 위로의 공간이어야 할 분향소가 울분과 분노의 공간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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