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유영주 칼럼] 청년크루 4명이 기후위기 지구를 구하자고 나섰다. 성우 또는 뮤지컬 배우를 지망하는 학교 밖 청소년 DJ 고목, 큐시트에 빈틈없이 비거니즘을 채워넣는 달복 PD, 큰언니 같은 엔지니어 운조, 백아산 깊은 곳 수련하러 떠난 코니 PD. ‘어몽얼쓰’는 이 청년들이 풀어가는 예사롭지 않은 방송 미션이다. 

‘어몽얼쓰’ 방송 제작은 세 갈래로 진행 중이다. 주간 정규방송, 월간 유튜브라이브, 격월간 미디어액션 등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조금만 설명을 보태겠다. 

광주시민방송 어몽얼쓰 제작진 일동(사진 광주시민방송)
광주시민방송 어몽얼쓰 제작진 일동(사진 광주시민방송)

광주시민방송(88.9MHz) 정규방송프로그램 '어몽얼쓰'는 매주 수요일 오전 11시에 방송된다. 2021년 3월부터 편성해서 이번 주에 59회 방송을 송출했다. 최근 20편의 팟빵 다시듣기 평균 조회수는 41회, 이 조회수에 대해 고작? 같은 반응이 있을 텐데, 공동체라디오 광주시민방송의 자체제작 방송으로서는 꾸준히 늘어온 상당한 조회수로 평가한다. 

한 달에 한 번 ‘기후위기’ 유튜브 라이브는 지난해 자체제작으로, 올해에는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 공모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사업 제목은 '탄소중립 논스톱 챌린지', 올해 13편 제작 계획이고 이번 주까지 6편을 제작했다. 팟빵 평균 조회수 137회, 광주시민방송 유튜브채널 평균 조회수 54회를 찍었다. 역시 많은 조회수다. 

미디어액션은 작년에 6차례 진행했고, 올해도 6차례 계획해 현재 3회를 제작했다. 미디어액션도 작년에는 자체 제작으로, 올해는 국가인권위원회 공모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3회분은 7월 15일 미디어액션 '비건천왕2'으로 방송 끝나는 시점에 조회수 31회, 5일 지난 현재 102회 재생 중이다. 광주시민방송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340명으로 조촐하다. 조회수 100회 나오면 선방한 콘텐츠로 자평하는데 이게 왜 선방인지 이해가 어려울 수 있겠다. 

자체제작을 공모사업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는 공동체라디오방송의 저간의 사정 이야기는 오늘 주제가 아니니 다음 기회로 미룬다. 다만 공동체라디오방송 지원에 관한 국가의 무책임과 정책 빈곤에 대해서는 때가 되면 다룰 것이다. 

7월 15일 미디어액션 '비건천왕2'는 '복날에 육식 아닌 채식으로'를 메시지로 한 비건요리대회이다. 탄소를 줄이는 개인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실천은 채식이다. 기후정의하자고 채식 삶을 결심하는 청년들을 이해하는 것은, 그리고 그들이 펼치는 미디어액션에 함께 어울리는 일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이번 미디어액션의 기획은 운조, 엔지니어 달복, 진행은 고목과 또바기, 출연자는 호영, 코나, 주쓰가 맡았다.  

호영은 2020년 여름부터 비건 지향인 대학생이다. 호영이 준비한 요리는 식이섬유소가 풍부하고 혈관기능과 변비예방에도 좋은 버섯을 넣은 순두부들깨탕, 그리고 지중해 연안 사람들이 김치처럼 밑반찬으로 먹는다는 달콤새콤 토마토 마리네이드이다.  

코나는 광주청소년기후행동동아리 1.5도씨 멤버로 비건 반 년 차다. 코나가 준비한 요리는 여름철에 시원하고 담백하고 고소하게 즐기는 비건 보양식 들기름막국수와 그에 잘 어울리는 아이스매실차이다. 

주쓰는 청소년삶디자인센터에서 세상에서 가장 느린 식당(세가식) 활동을 한 논비건이다. 주쓰가 준비한 요리는 표고버섯, 배추, 청경채, 고구마를 이용해 만든 면역 기능을 높여주는 버섯전골과 오이무침. 

미디어액션 '비건천왕2'는 쓰담, 구가연, 성수진 3명의 심사위원의 심사평과 함께 마무리됐다. FM라디오방송과 유튜브라이브 동시 송출을 무사히 마친 어몽얼쓰 제작진의 표정이 해맑다. 라이브 직후 조회수가 31회라고 했지만 이것이 비건천왕2 제작진과 출연자의 자부심을 설명하지는 못한다. 마땅하게도 이 공익적, 공공적 미디어액션을 전국에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잘, 더 많이 보여주고 싶다. 이 욕구와 욕망은 정당하다. 

공동체라디오방송은 공익목적으로 방송통신위원회의 허가를 받는 비영리 민영방송사업자이다. 늘 느끼지만 시장 논리가 지배하는 미디어 환경에 역행하고 있다. 한국공동체라디오방송(공방협)은 TBS와 지난 3월 29일, KBS와 같은달 30일 각각 협약을 맺었다. 두 공영방송과의 협약에 지역 재난방송, 시민 참여방송, 공공서비스방송의 발전을 위한 노력을 내용으로 담았다. 두 방송사는 공영미디어로서 공공서비스방송에 관한 책무가 부여된 지상파방송사업자이고, 협약 준비 과정에 공동체라디오방송을 이해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달 반 후 공방협은 기후위기 대응 재난방송 기획으로 '전국순회 기후정의 미디어액션'을 제안했다. 공방협 27개 회원사 중 16개 회원사가 동네에서 할 수 있는 비건천왕2와 같은 소박한 미디어액션 기획안을 마련했다. TBS는 기꺼이 송출 지원을 약속했다. 31회 조회수가 3천이나 3만 조회수가 될 수 있다. 이강택 사장은 공방협의 제안에 대해 TBS가 해야 할 책무라며 앞뒤에 아무 조건을 달지 않았다. 

"TBS는 시민 참여형 지역 공영방송을 지향점으로 합니다. 이 지향점은 기존의 다른 방송사들과 차별화될 뿐 아니라 공동체라디오방송과 가장 가까이 근접해 있는 존재로 자리매김될 것입니다" 

마법 같은 연대의 메시지였다. 지상파방송사업자의 누군가가 이같은 메시지를 던진다는 것 자체가 경이롭다. 그런데 TBS를 시장으로 내모는 법안이 제출되다니 당혹스럽다. 법안대로 가면 공동체라디오방송이 TBS와 함께 하는 '전국순회 기후정의 미디어액션' 추진도 어려워진다. 동네 곳곳에 화를 부를 텐데 잘 보이지 않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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