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국민의힘이 김건희 씨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계좌를 보도한 언론에 대해 법적조치를 예고했다. 국민의힘은 '피의사실공표' 등을 이유로 취재원을 밝히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후보에 대한 의혹제기 보도에 법적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SBS는 22일 '8뉴스'를 통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가 2010년 10월부터 2011년 1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수십차례에 걸쳐 매수·매도해 9억 원의 차익을 봤다고 보도했다. 김건희 씨가 검찰이 '작전 기간'으로 의심하는 시기에 도이치모터스 주식으로 이익을 봤다는 얘기다. SBS는 "사정당국을 통해 작성된 김건희 씨 개인 명의 증권사 계좌 4개의 거래 내역을 입수해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구속된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은 2009~2012년 도이치모터스 주식 1599만 주를 '주가조작 선수'로 불리는 이 모씨와 공모해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사건에서 김건희 씨는 권 회장으로부터 이 씨를 소개받고 계좌를 맡겨 주가조작 가담자로 지목받는다.
SBS 보도에 따르면 김건희 씨는 이 씨로부터 계좌를 회수한 5개월 뒤, 2010년 10월 28일부터 미래에셋대우 계좌를 통해 도이치모터스 주식 매수를 시작했다. 11월 중순까지 한 번 1천 주를 매도한 것을 제외하고 모두 47만여 주를 꾸준히 사들였다. 이후 김건희 씨는 11월 하순부터 이듬해 1월 13일까지 미래에셋대우와 디에스 계좌로 모두 49만여 주를 팔았다.
이 기간 28차례에 걸쳐 주식 사고팔기가 이뤄졌으며 총 매도금액과 매수금액의 차액은 9억 4천200만원 플러스였다는 게 SBS 보도내용이다. 매수 시점 도이치모터스 종가는 3130원, 두 계좌를 통한 주식 매도가 마무리된 1월 13일 종가는 6960원이었다. SBS는 "해당 기간은 검찰이 발표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일당의 이른바 '작전 기간' 가운데 2단계, 인위적 매집을 통한 주가 부양 시기와 일부 겹친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곧바로 SBS 보도에 대해 "강력한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본 수석대변인은 22일 밤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데, '사정당국에 의해 작성되었다'는 출처 불명의 자료를 토대로, 김건희 대표의 거래내역, 규모를 자의적으로 보도한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보도 출처와 자료가 불법임이 명백하다. 대선 직전 사정당국의 출처 불명 자료가 외부로 유출된 것은 피의사실공표, 금융실명법위반 등 현행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SBS 보도의 취재원을 캐내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정치적 의도로 자료가 발췌되어 유출되다 보니 내용이 왜곡됐다. 법적 조치를 통해 유출 경로와 자료의 진위를 가리겠다"고 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김건희 대표는 주가가 낮았던 기간에도 손해를 보면서 상당한 주식을 지속적으로 매도했다"며 "공범이 아니라는 결정적 증거인데, 왜 이 부분 거래내역은 보도에서 제외한 것인가. 왜 하필 2010년 10월부터 2011년 1월까지의 구간의 내역만 따진 것인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윤석열 후보가 지난해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공개한 김건희 씨 거래내역은 2009년 1월~2010년 12월까지 신한금융투자 증권계자 내역이다. 이 기간 김건희 씨가 이 씨에게 신한증권계좌를 4개월 동안 맡겼지만 4천만원 손실을 보고 2010년 5월 이 씨와의 관계를 끊었다는 게 윤석열 후보 주장이다. 주가조작이 집중적으로 이뤄진 2011~2012년 계좌도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었지만 윤석열 후보는 그때는 주식거래를 하지 않았다며 공개를 거부했다.
SBS 보도는 김건희 씨 주가조작 연루 의혹뿐 아니라 윤석열 후보의 TV토론 발언을 검증하는 내용이기도 하다. 윤석열 후보는 지난 21일 대선후보 TV토론에서 김건희 씨가 2010년 5월 이후 추가적인 주식거래를 했는지, 이익을 봤는지를 묻는 이재명 민주당 후보에게 "당연히 제 처가 했다. 손해본 것도 있고 번 것도 있어 순수익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윤석열 후보와 캠프 관계자들은 김건희 씨가 2011~2012년에 주식거래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23일 경향신문·한겨레 등이 권오수 회장 등의 공소장에 첨부된 범죄알림표를 근거로 <김건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계좌' 4개 더 있었다>, <도이치 주가조작에 쓴 '김건희 계좌' 2개 또 있었다> 등을 보도하자 국민의힘은 법적조치를 예고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이날 "검찰이 2년간 수사하고도 증거가 없어 기소하지 못했다"며 "이 보도들은 출처부터 불법이다. 구체적인 분석을 마치는 대로 법적조치 하겠다"고 했다.

한편, 한겨레는 23일 기사 <결백 증거로 공개한 신한계좌, 시세조종 정황 고스란히>에서 "검찰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 씨 명의의 신한금융투자 계좌가 시세조종에 활용됐다고 판단한 거래의 세부 수법 등은 지난해 10월 윤 후보 쪽이 스스로 공개한 김 씨의 계좌 거래 내역을 통해서도 가늠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김건희 씨 계좌를 통해 이뤄진 도이치모터스 주식 매매 거래 비중이 전체 거래에 견줘 매우 높다는 점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쓰는 수법인 '고가 주문' 정황 ▲장 후반부로 갈수록 체결 가격은 오르고 주문 물량은 불어나는 거래 패턴 ▲세력끼리 물량을 주고받는 통정매매 정황 등을 근거로 들었다. 지난 21일 뉴스타파는 통정매매 상대 계좌 소유주 중 한 명이 김건희 씨 모친이자 윤석열 후보 장모인 최은순 씨라고 보도했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미디어스’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
관련기사
- '김건희, 주식거래 안했다'던 윤석열 말 바꿔
- TV조선, 김건희는 차림새 집중…김혜경은 의혹 보도
- 펀드매니저가 설명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 다시 불붙은 김건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 김건희 의혹 가볍지 않지만 보수언론 '소극적'
- 윤석열, 관훈토론서 '본부장 리스크' 부인에 안간힘
- 민주당, 윤 대통령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고발
- “김건희, 검찰이 구성한 논리라면 주가조작 가담한 것 맞아”
-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뗄 수 없는 언론 보도
- 윤 대통령 '주가조작 허위 해명' 사건서 김건희 공모 의혹 각하
- 한동훈, '김건희 주가조작 연루' 보도 나오자 대뜸 "공작"
- 한동훈 "국민 알권리 포샵질 안된다"더니 "김건희 특검은 악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