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박대형 기자] 미국 국방부(펜타곤)의 보도 통제를 거부한 언론사 기자들이 15일(현지시간) 출입증을 반납하고 기자실에서 퇴거했다.

국방부 기자단인 펜타곤 언론인협회는 성명에서 "오늘 국방부는 미국 내 사실상 모든 주요 언론 조직으로부터 국방부 담당 기자의 출입증을 몰수했다"며 "언론 자유의 어두운 날"이라고 적었다. 

국방부는 '미승인 정보 보도 금지'를 골자로 한 새로운 보도지침을 발표하고 "14일 오후 5시까지 서약서에 서명하지 않으면 24시간 내에 출입증을 반납하고 청사를 비우라"고 통보했다. 국방부는 기밀 여부와 무관하게 사전 승인받지 않은 내용을 보도하지 않겠다는 서약서의 서명을 요구하고 동의하지 않을 경우 출입증을 박탈한다는 방침이다.  

국방부 출입 기자들은 보도지침 서명을 거부하고 출입증을 집단 반납했다. 이들은 국방부의 보도지침이 언론의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제1조에 어긋나고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한다고 비판했다.

펜타곤 언론인협회는 "국방부는 기자들이 새로운 미디어 정책에 동의하는 서명을 하지 않겠다고 했기 때문에 출입증을 몰수했다"며 "새 정책은 국가 안보 관련 보도를 범죄화하겠다는 위협을 내포하고 있으며 이에 서명하는 이들이 기소 가능성에 노출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협회 구성원들은 여전히 미군에 대해 보도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면서 "2025년 10월 15일 오늘은 언론 자유에 있어서 어두운 날이다. 정부의 투명성, 국방부의 공정성 그리고 표현의 자유에 대한 미국의 의지가 약화되고 있다는 우려를 키웠다"고 했다.

뉴욕타임스(NYT), 월스트리트저널(WSJ), 워싱턴포스트(WP), CNN 등 미국 주요 언론사들과 AFP, BBC, 알자지라, 연합뉴스 등 국방부 출입 외신 언론 다수가 출입증을 반납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우호적인 폭스뉴스, 뉴스맥스, 워싱턴타임스 등도 서명 거부에 동참했다. WP에 따르면 서약서에 서명하겠다고 밝힌 언론사는 극우 매체 원아메리카뉴스(OAN)뿐이다. 

오랜 기간 국방부를 출입한 시사잡지 디애틀랜틱의 낸시 유세프 기자는 "언론의 자유를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슬픈 날"이라며 "하지만 함께 뭉쳐 수정헌법 제1조에 명시된 권리를 수호하는 데 헌신한 기자단의 일원이 돼 매우 영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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