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노하연 기자] 미국 국방부가 주요 언론사 4곳에 기자실 퇴거를 통보했다. 기자실을 얻게 된 언론사 3곳이 ‘친트럼프’ 성향의 보수 매체로 알려져 ‘비판 언론 솎아내기'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1일(현지시각) 미국 CNN에 따르면 조너선 얼리엇 국방부 대변인은 전날 국방부 기자단에 보낸 메모를 통해 뉴욕타임스(NYT), NBC, 공영라디오 NPR,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4곳에 대해 오는 14일까지 기자실을 비우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얼리엇 대변인은 “새로운 ‘연례 언론사 순환 프로그램’의 일환”이라며 “국방부의 제한된 기자실 공간에서 일하는 특권과 저널리즘적 가치를 누리지 못한 매체에 이 공간에 대한 접근 권한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얼리엇 대변인은 기자실을 비우는 4곳은 물리적 취재 작업 공간만 없어질 뿐 여전히 국방부 기자단에 소속되며, 국방부 브리핑에도 참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빈 자리는 ▲뉴욕포스트 ▲원아메리카 뉴스 네트워크 ▲브레이트바트 ▲허프포스트에게 돌아간다. 뉴욕포스트와 원아메리카 뉴스 네트워크, 브레이트바트는 보수 성향 언론사로 친트럼프 성향 매체로 분류된다. 진보 성향 허프포스트는 국방부 출입 기자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조치에 트럼프 행정부에 비판적인 매체를 몰아내고 정부 친화적인 매체만 남겨두려는 ‘비판 언론 솎아내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CNN은 “네 개 매체가 퇴거 대상으로 선정된 배경은 피터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에 관한 비판적 보도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기자단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퇴거 통보를 받은 매체들은 미국 국방부의 결정을 비판했다. 뉴욕타임스 대변인은 이메일 성명을 내어 “해당 신문과 다른 독립 뉴스 매체를 국방부 언론 공간에서 추방하려는 조치는 ‘우려스러운 전개’”라며 “타임스는 국방부를 완전하고 공정하게 보도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 취재 접근을 방해하기 위한 조치는 분명히 공익에 부합하지 않다"고 밝혔다.

NBC는 “수십 년간 사용해 온 방송 부스에 대한 접근을 거부한 결정에 실망했다”면서 “항상 그래왔듯 동일한 성실성과 엄격함으로 보도를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NPR은 “이 결정은 50개 주 전역의 지역 공공 미디어 방송국 네트워크를 찾는 미국인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NPR의 공익 사명을 방해한다”고 전했다.
미국 언론단체인 전미언론클럽(NPC) 마이크 발사모 회장은 “미 정부의 보도 능력을 제한하는 모든 조치는 투명성과 언론의 자유를 소중히 여기는 모든 사람에게 경종을 울린다”며 “국방부의 결정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고 말했다.
미국 국방부 기자협회는 성명을 통해 “공화당과 민주당 행정부 모두에서 수십 년간 국방부를 취재해 온 고도의 전문 언론을 골라내겠다는 국방부의 전례 없는 움직임에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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