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노하연 기자] KBS가 12·3 비상계엄 선포 당일 KBS 영상기자가 사전에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 담화문 발표를 녹화해 송출했다는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의 주장에 대해 “명백한 허위”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기자는 지난 28일 유튜브 ‘매불쇼’에 출연해 “(당시) KBS에서 특별방송이 있을 테니까 파우치 사장(박장범 현 KBS 사장)이 스탠바이하라고 했다. 근데 당시 대통령실이 기자들 출입금지여서 있던 기자는 못 나가게 하고 나갔던 기자는 못 들어가게 했다”며 “근데 중요한 건 다 차단된 상황이지 않나. 근데  KBS 기자는 (대통령실에) 있었다. 영상기자가. 그래서 그 기자가 (계엄 선포 영상을) 찍어서 송출한 것”이라고 말했다.

28일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가 출연한 유튜브 매불쇼 방송화면 갈무리 
28일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가 출연한 유튜브 매불쇼 방송화면 갈무리 

진행자가 “10시 23분 그게 라이브 송출이 아니었냐”고 묻자, 이 기자는 “녹화였다. 그때 기자들이 문 열어달라고 했으나 브리핑 문을 잠가놓고 밀실에서 KBS와 (계엄 선포 영상을) 찍은 것”이라며 “근데 송출실에서 송출했는데 에러(오류)가 난 거다. 그러니까 에러가 나고, 기자들은 왜 기자들 못 들어가게 하냐고 싸우는 탓에 지체가 돼 계엄이 늦게 시작됐다. 그래서 그나마 (비상계엄) 해제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KBS는 29일 입장문을 내고 “이상호 기자의 ‘KBS 계엄 선포 담화문 녹화 방송’ 관련 발언은 명백한 허위”라며 “계엄 선포 담화문 발표는 대통령실 전속 촬영 담당 공무원이 촬영하고 KTV가 송출한 것으로서, KBS는 타 언론사와 마찬가지로 수신을 받았을 뿐 이에 전혀 관여한 바가 없다”고 했다.

KBS는 “이상호 기자는 박장범 사장이 계엄 관련 특별 방송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는데, 계엄 선포 당일 사장은 박민 사장이었으며, 박민 사장도 이러한 지시를 한 적이 없다”며 “모두 사실과 다르다. 허위 사실을 공표한 것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박장범 사장 취임일은 지난해 12월 10일이다. KBS는 “매불쇼를 가공해 퍼 나르는 유튜브 채널 등도 이러한 행위를 중단해 주기 바란다”며 “KBS는 앞으로 이러한 행태가 반복될 경우 법적 대응 등에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윤석열 전 대통령 12·3 비상계엄 선포 관련 KBS뉴스 유튜브 썸네일
윤석열 전 대통령 12·3 비상계엄 선포 관련 KBS뉴스 유튜브 썸네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비상계엄 다음 날인 12월 4일 성명을 내어 ‘KBS 계엄 방송 사전 준비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충격적인 건 최재현 뉴스룸 국장이 계엄 발표 2시간 전쯤 대통령실로부터 ‘계엄 방송’을 준비하라는 언질을 받았다는 소문”이라며 “소문이 사실이라면 대통령실이 KBS의 편성에 명백히 개입해 방송법을 위반한 것이며, 최재현 국장은 사퇴는 물론이고 당장 사법처리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해당 의혹과 관련해 박민 당시 KBS 사장과 최재현 국장, 계엄 방송을 지시한 것으로 추정되는 성명불상자를 방송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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