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KBS 저녁 메인뉴스 ‘뉴스9’이 지상파 3사 중 유일하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거북섬' 논란을 다루고 “이준석 찍는 건 사표 아니다”라는 홍준표 전 대구 시장의 발언을 보도하지 않아 “이재명 후보에게만 신랄한 비판의 잣대”라는 내부 비판이 제기됐다.
KBS ‘뉴스9’은 25일 방송에서 지상파 중 유일하게 이재명 후보의 ‘거북섬’ 논란과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비법조인 대법관 임명법’ 논란을 별도의 리포트로 뽑았다. 종편으로 확대하면 TV조선, 채널A가 ‘거북섬’ 논란을 보도했다.

KBS는 리포트 <국민의힘·이준석 “거북섬은 유령섬”…민주당 “발언 조작, 고발”>에서 “이재명 후보가 거북섬 인공 서핑장 유치를 자신의 치적으로 언급한 데 대해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이 협공에 나섰다”면서 “국민의힘은 이 후보가 거북섬 상인들의 고통을 조롱했다고 날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KBS는 “이준석 (개혁신당)후보도 ‘현실 모르는 소리에 시민들이 분노했을 것’이라며 정치는 자랑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전하면서 ‘허위사실’이라는 민주당의 입장을 실었다.
이어 KBS는 리포트 <비법조인 대법관 임명…이재명 “당 입장 아냐” 국민의힘 “방탄 법원”>에서 “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발의해 논란이 된 '비법조인 대법관 임명법'에 대해 이재명 후보가 거듭 선 긋기에 나섰다”면서 “더 이상 언급하지 말라고 제가 선대위에 명확하게 지시했지 않나”라는 이재명 후보의 발언과 “법조인이 아닌 분이 그 (대법관)자리에 간다는 것에 (가능할지)”라는 윤여준 민주당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의 발언을 실었다.
KBS는 “국민의힘은 이재명 방탄 법원, 민주당용 어용재판소를 만들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면서 “내일(26일) 열릴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사법부 독립을 스스로 지키는 자리가 돼야 한다면서, 소중한 한 표로 이재명 후보의 사법 장악 시도에 종지부를 찍어달라고 호소했다”고 전했다. KBS는 전국법관대표회의 개최 소식을 별도의 리포트로 전했다.
또한 KBS는 지상파·종편 중 유일하게 “이준석에 대한 투표는 사표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투자”라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SNS 글을 다루지 않았다. 홍 전 시장의 글은 단일화 논란에 더해 ‘이준석 후보 지지 선언’이라는 해석을 낳으면서 이목이 집중됐다. MBC는 5번째 꼭지, SBS 5번째, TV조선 4번째, JTBC 5번째, 채널A 4번째, MBN은 3번째 꼭지로 홍 전 시장의 발언을 다뤘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26일 <이해할 수 없는 편집...이재명 후보에게만 신랄한 비판의 잣대> 모니터링 보고서에서 “‘비법조인 대법관 임명 논란’과 ‘거북섬 논란’을 KBS만 다뤘다”면서 “비법조인 대법관 임명 논란과 관련해 앞서 이재명 후보가 24일 ‘반대’ 입장을 명확히 밝힌 바 있다. 후보자 입으로 해당 안건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음에도 논란이라며 보도한 것은 이해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더구나 해당 리포트는 법관회의 리포트와 붙여 나갔다”고 덧붙였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이어 시흥 인공섬인 ‘거북섬’에 대한 이재명 후보의 유세 발언 공방도 다뤘는데, 판단의 영역이긴 하지만 너무 지엽적인 문제로 느껴져 ‘논란의 중심에 섰다’고 소개한 앵커멘트가 어색하게 느껴졌다. 양당 네거티브 공세보다 더 중요한 뉴스가 많지 않냐라는 판단이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24일 타사가 모두 단일화 전망을 리포트 또는 (기자 대담)출연으로 다룬 가운데, 우리는 25일 출연에서 하루 늦게 정리했다”면서 “정리는 깔끔하게 됐으나 보도 시점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또 언론노조 KBS본부는 “이준석 후보가 계속 단일화 부인, 거부하는 가운데 ‘이준석 찍는 건 사표 아니다’라는 하와이 체류 홍준표 전 시장의 발언은 사실상 단일화를 요구하는 국힘 입장에선 찬물을 끼얹는 소식”이라며 “단일화 관련 주요 사안으로 보이는 내용이 왜 뉴스에서 빠졌는지 의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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