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노하연 인턴기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가 제주 4.3사건과 한강 작가의 소설에 제기된 역사 왜곡 주장을 팩트체크한 MBC 보도에 대해 ‘해당없음’을 의결했다. 하지만 3인 체제의 방통심의위원들은 심의과정에서 “무장대를 '남로당 무장대로 표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방통심의위는 9일 전체회의를 열고 MBC 제작진 의견진술을 진행했다. 방통심의위는 한강 작가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가 역사를 왜곡했다는 주장에 대해 팩트체크한 10월 14일자 MBC <뉴스데스크> 보도를 지난 11월 18일 만장일치로 신속심의 안건에 상정했다. 민원인은 MBC 보도가 제주 4·3사건 당시 토벌대는 ‘군인·경찰’로 묘사해 부정적 인식을 조장했으면서 무장대에 ‘남로당’이라는 수식어를 쓰지 않았다는 민원을 제기했다. 

MBC '뉴스데스크' 10월 14일 [알고보니] 한강 작가 소설이 역사 왜곡?
MBC '뉴스데스크' 10월 14일 [알고보니] 한강 작가 소설이 역사 왜곡?

류희림 방통심의위원장은 “4.3사건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봤을 때 군경 토벌대보다 무장대는 어떤 무장대인지 의문이 생길 수 있다”며 “토벌대 앞에 ‘군경’을 넣었다면 무장대도 ‘남로당 무장대’로 쓰면 균형이 잡히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김정수 위원은 “굳이 무장대라고 애매하게 표현할 필요가 있었나 의견을 듣고 싶어 의견진술을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MBC 뉴스룸 한동수 취재센터장은 “제주 4.3사건에 대한 진상 보고서와 대법원 판결문에 ‘군경 토벌대’ 표현은 많이 나오지만 ‘남로당 무장대’ 표현은 한 차례도 나오지 않는다”며 “제작진은 진상조사 보고서와 대법원 판결문을 참고해서 기사를 작성했기 때문에 어떤 편견이나 판단이 들어갔다기보다 공식 문건과 판결문에 나와 있는 문구를 인용했다”고 설명했다. 

한 센터장은 민원 제기 자체가 오히려 4.3사건의 진실을 왜곡한다고 지적했다. 한 센터장은 “이 자리가 4.3 사건에 대한 역사적 평가를 논박하는 자리는 아니겠지만 적어도 문민정부 이후 4.3 사건에 대한 정부의 일관된, 그리고 수렴되는 입장은 ‘국가권력에 의한 민간인 희생 사건’”이라며 “민원 제기 자체가 오히려 4.3사건의 진실을 왜곡하는 문제제기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정수 위원은 “양민들이 억울하게 돌아가시고 피해를 받은 부분에 대해서는 명예회복과 억울한 죽음을 풀어줘야 하는 것이 맞지만 이것이 남로당 무장대에 의해 촉발된 것은 사실인데도 그것을 밝히지 않았다"며 “남로당은 관계 없고 주민들을 그냥 진압한 것처럼 비춰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행정지도 중 ‘권고’의견을 냈다.

강경필 위원은 “남로당이라는 말을 붙이지 않아서 의문은 있지만 4.3사건 진상보고서나 대법원 판결문에 ‘무장대’라는 용어가 일반적으로 쓰였다고 하고 실제로 그런 것 같다”며 ‘해당없음’ 의견을 냈다.

류희림 위원장은 “대법원 판결문과 진상 보고서에 ‘남로당’이라는 말을 명시하지 않고 ‘무장대’라는 말만 쓴 기록이 있다”며 “남로당이라고 적었으면 좋았을 테지만 안 적었다고 해서 심의 규정 위반까지 보는 건 좀 무리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류 위원장은 ‘해당없음’ 의견을 냈다.

​지난 10월 8일 MBC '뉴스데스크' 방송화면 갈무리
​지난 10월 8일 MBC '뉴스데스크' 방송화면 갈무리

방통심의위는 KBS 양대노조 ‘파업 투표 가결’ 소식을 다룬 MBC <뉴스데스크> 10월 8일자 보도에 대해 행정지도 ‘권고’를 의결했다. 민원인은 ‘보도에 언급된 기자가 현직 KBS본부 사무처장임에도 단지 기자라고 소개해 마치 평기자의 일반적 인식인 것처럼 보이게 했다’고 주장했다. 또 민원인은 KBS 사측 또는 비노조 등의 입장은 전혀 방송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었다.   

MBC 뉴스룸 한동수 취재센터장은 의견진술에서 “보도에 언급된 기자가 본인을 KBS 기자라고 소개를 했고 당연히 이 표기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 내부적으로 토의를 거쳤다”며 “(언론노조 KBS본부 사무처장보다)KBS 영상 기자로서의 입장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을 해서 그렇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방통심의위원 3인은 만장일치로 행정지도 '권고' 의견을 냈다. 김정수 위원은 “발표하는 걸 받아쓰는 것만이 아니라 발표가 없다면 의견을 찾아가 구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경필 위원은 “노동자 측 인사만 인터뷰하는 형식을 취했기에 보도 공정성에 문제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류희림 위원장은 “일방적으로 KBS 노조 측 그리고 야권 인사만 인터뷰한 것은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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