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KBS가 저녁 시간에 편성한 경제 전문 뉴스 프로그램에서 각종 브랜드명이 넘쳐나고 있다. '유튜브 뒷광고랑 다를 게 없다' '공영방송 뉴스가 대놓고 광고를 해준다' 등의 시청자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는 경제 전문 뉴스라서 브랜드가 많이 노출된 것 같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박 후보자는 사장 취임 후 시정할 것이냐는 질의에 "사장이 심의에 대한 결론을 미리 내면 안 된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공약으로 '보도·시사 공정성 강화'를 내걸었다. 

KBS 2TV '경제콘서트' 보도 중 특정업체와 상품을 소개한 사례 (이해민 의원실 제공)
KBS 2TV '경제콘서트' 보도 중 특정업체와 상품을 소개한 사례 (이해민 의원실 제공)

2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레이디 디올 체인 파우치'를 그냥 '파우치', '조그마한 백'으로 말한 이유가 특정 브랜드를 말하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면서 지난 5월 신설된 KBS 2TV <경제콘서트>를 거론했다.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은 '짜파구리' 만들기를 비롯해 식품, 패션, OTT 플랫폼 브랜드가 도배되는 상황은 '뒷광고와 다를 게 없다' '뉴스에서 광고해준다' 'KBS 돈이 많이 없는지 뉴스에서 대놓고 광고' '뉴스인지 브랜드 광고인지 모르겠다'는 온라인 반응을 낳고 있다. 

이 의원은 "라면 두 종류 섞어먹는 게 뉴스로서 보도가치가 있냐"며 "버거킹 행사, 한화 재벌가에서 들여온 햄버거집, 틱톡 초대 시 3만 원 이벤트, 올 가을 제니가 즐겨입는 옷 브랜드 국내 출시, 스타벅스 진동벨 도입 등이 공정하고 객관적인 KBS 뉴스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KBS '경제콘서트' 보도에 대한 온라인 반응 (이해민 의원실)
KBS '경제콘서트' 보도에 대한 온라인 반응 (이해민 의원실)

이 의원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박 후보자는 "저희가 통상하는 뉴스와는 다른 패턴"이라며 "경제 전문 뉴스이다 보니 브랜드가 많이 노출된 것 같다"고 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뉴스다. 방송심의 규정에 따르면 보도 프로그램이 상품을 소개할 때에는 상품에 광고효과를 주거나, 특정업체 상품을 과도하게 부각시켜서는 안 된다"며 "이 몇 건의 사례만 봐도 상품노출과 특정업체 부각은 노골적"이라고 지적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46조는 보도 프로그램에서 상품을 소개할 때 ▲합리적 기준이나 객관적 근거 없이 상품을 선정해 광고효과를 주는 내용 ▲특정업체·특정상품을 과도하게 부각시켜 경쟁업체·경쟁상품에 불이익을 줄 수 있는 내용 등은 방송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의원은 "홈쇼핑 광고도, 광고도 아닌 공영방송 KBS의 뉴스"라며 "이걸 가지고 '경제에 대한 지식을 얻었다' 그렇게 판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후보자의 경영계획서에 꼭 들어가야 하는 것은 '박민 사장이 망쳐놓은 KBS의 정상화'"라며 "이 프로그램 시정되어야 하지 않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박 후보자는 "사장이 미리 심의위반 여부에 대해 결론을 내려버리면 안 된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광고성 뉴스라던지 이런 부분은 회사 내에 심의실과 심의규정이 있다"며 "거기서 정상적 절차를 거쳐 프로그램 결함에 대해 평가를 하면 그것에 대해서는 사장이 평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2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에게 질의하고 있다 (국회방송 중계화면 갈무리)
지난 2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에게 질의하고 있다 (국회방송 중계화면 갈무리)

이 의원은 "특정 브랜드를 말하면 안 된다고 그렇게 판단력이 있는 분이 이런 판단을 왜 못하냐"며 "후보자는 이런 뉴스 프로그램을 론칭한 박민 사장 체제 KBS에서 뉴스·보도 입간판으로 활동했다. 박민 체제에서 망가진 KBS 보도가 더 무너질까 굉장히 우려스럽다"고 했다. 

KBS는 지난 5월 <경제콘서트> 신설을 알리는 보도자료를 내어 "놓치지 말아야 할 경제 정보가 펼쳐진다"고 전했다. KBS는 "경제 전문 뉴스를 신설해 ‘밸류업’에 나선다"며 "기업은 물론 개인과 가계 모두의 가치 제고를 기치로 새롭게 선보이는 '경제콘서트'는 저녁 시간대 직장인과 주부들이 놓치면 안 될 그날의 경제 뉴스들을 콘서트 하듯 다양한 선율에 담아서 들려준다는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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