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방송사 비정규직 연대체 엔딩크레딧이 “지난 1년 동안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편을 둘러싼 정치적 격랑 속에서 방송 비정규직 이슈는 다시 뒷전으로 물러날 상황”이라면서 “더 큰 연대와 투쟁으로 저항에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엔딩크레딧은 3일 출범 1주년 성명 <방송 제작 현장 비정상의 ‘엔딩’을 향한 연대와 투쟁을 멈출 수 없다>에서 “수년간 방송 비정규직의 권리찾기가 ‘무늬만 프리랜서의 노동자성’ 인정을 위한 ‘법률 투쟁’에 초점이 모아였다면, 이제부터의 싸움은 ‘제작 현장 당사자’가 주축이어야 한다는 활동 방안을 제시했고, 지난 1년간 방송 노동자들의 투쟁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 갔다”고 소회를 밝혔다.

‘방송사 비정규직’ 연대체 엔딩크레딧이 지난해 9월 1일 방송의날 기념식장 입구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미디어스)
‘방송사 비정규직’ 연대체 엔딩크레딧이 지난해 9월 1일 방송의날 기념식장 입구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미디어스)

엔딩크레딧은 지난해 9월 1일 ‘방송의 날’을 앞두고 출범했다. 엔딩크레딧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집단적 법률 대응 및 법제도 개선 투쟁 ▲전국의 방송산업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연대 ▲정규직·비정규직, 직종간 벽을 넘어선 연대 모색 등의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방송사 비정규직 연대체다.

엔딩크레딧은 “수년째 국정감사 등을 통해 방송사들의 불법 부당한 현실이 질타의 대상이 되었음에도 국회외 관계부처는 모르쇠로 일관했지만, 방송 노동자들과 함께 거듭 국회를 찾아 현실을 고발하고 개선 방안을 주문했다"며 "지상파 방송사 재허가 심사에 왜곡된 비정규직 고용 형태를 적극 반영해 달라며 방송통신위원회 문을 두드렸다”고 말했다.

엔딩크레딧은 “그 모든 투쟁 속에 새삼스럽게 방송 바닥은 여전히 불법, 부당함과 불합리함이 판치는 현장임을 재확인했다”며 “‘방송의 공적가치’를 운운하면서도 넘쳐나는 비정규직들의 열악한 현실에 눈감고 정당한 권리를 주장한 이들에 대한 협박과 고립, 불법적인 행태로 맞서는 공영방송의 후안무치한 행태를 마주했다”고 비판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2일 여의도 KBS웨딩홀에서 열린 제61회 방송의날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사진 한국방송협회)
우원식 국회의장이 2일 여의도 KBS웨딩홀에서 열린 제61회 방송의날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사진 한국방송협회)

엔딩크레딧은 거대 방송사들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법률 투쟁 결과에 대해 생계를 위협하며 보복했고, 정규직 노동조합은 비정상을 외면했으며 때로는 비정규직 투쟁을 노골적으로 방해했다고 말했다. 

엔딩크레딧은 “1년 전의 외침이 무색할 정도로 그 사이 ‘사용자’ 방송사들의 꼼수는 한층 악질적인 방식으로 변질되고,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편을 둘러싼 정치적 격랑 속에서 방송 비정규직 이슈는 다시 뒷전으로 물러날 상황에 직면했다"며 "달라진 미디어 지형 속에서 방송 산업의 위기로 인한 여파가 고스란히 노동자들에게 전가되는 현실마저 또다시 목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엔딩크레딧은 “방송 제작 현장 개별 노동자들의 법률 투쟁 승전보는 계속 들려오고 있지만, ‘법의 테두리’를 넘어선 더 큰 연대와 투쟁으로 거세게 밀려오는 사용자의 저항과 외부 변화에 맞서야 한다”며 “‘선례’가 ‘상식’이 되기 위해 방송 비정규직 연대 투쟁의 구심체로서 더 많은 현장의 노동자들과 함께 싸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엔딩크레딧은 “방송을 만드는 사람들, 방송 제작 현장의 ‘주류’인 비정규직들의 땀과 노력으로 방송 프로그램이 제작되는 현실 속에서 그들의 외침과 투쟁이 계속되는 한, 비정상의 엔딩을 향한 우리의 싸움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우원식 국회의장은 2일 <제61회 방송의 날> 기념식 축사에서 지상파 방송사 대표자를 향해 “방송은 다양한 직종, 다양한 계약 형태의 인력들이 함께 일하는 산업”이라며 “우리 방송제작 구조와 노동환경이 K-컬쳐의 위상에 맞게 개선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력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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