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 류희림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방통심의위 특별위원이 방해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해당 위원은 1인 시위 참여자들의 사진을 수시로 찍고, 시위 위치를 변경하라고 항의했다고 한다. 방통심의위 구성원들은 해당 위원의 사과와 함께 그를 위촉한 류 위원장이 책임을 지라고 촉구했다.

서울 목동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앞에서 '류희림 위원장 사퇴 촉구' 1인 피케팅 시위를 진행하는 시민들 (사진=참여연대, 민주언론시민연합)
서울 목동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앞에서 '류희림 위원장 사퇴 촉구' 1인 피케팅 시위를 진행하는 시민들 (사진=참여연대, 민주언론시민연합)

22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방통심의위지부 성명에 따르면 ‘류희림 사퇴 촉구’ 1인 시위 참여자들에 대해 항의를 이어오고 있는 인물은 방통심의위 권익보호특위 A 위원이다. 방통심의위 권익보호특위는 '성평등 실현, 사회적 약자·소수자 차별 혐오 방지 이용자 권익보호’ 등에 관한 자문 역할을 한다. 류 위원장이 특위를 구성한다.

언론노조 방통심의위지부와 언론시민사회 단체들은 지난 3개월 동안 방통심의위가 위치한 서울 목동 코바코 방송회관 앞에서 “청부심의 부끄럽다. 민원사주 사죄하라” 피켓을 들고 류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진행했다. 현재까지 327명이 시위에 참여했다.

언론노조 방통심의위지부에 따르면, A 특위위원은 1인 시위 참여자와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의 안전을 언급하며 무단으로 1인 시위자들의 사진을 수시로 촬영하고, 시위 위치를 변경하라고 항의했다고 한다. A 특위위원은 1인 시위 참여자들이 위치를 옮겼음에도 반복적으로 이들을 찾아와 고성을 지르고 소속을 따져 물었다. 이 때문에 1인 시위 참여자들은 공포심과 위협감을 느꼈다는 것이 방통심의위지부의 설명이다. 

언론노조 방통심의위지부는 “A 씨는 2009년부터 (사)문화미래포럼 사무처장으로 재직한 이력이 있는데, 문화미래포럼은 이명박 정권 시절 문화예술계 장악 배후로 지목됐던 뉴라이트 성향의 단체로 알려져 있다”고 지적했다.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 (사진=연합뉴스)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이어 언론노조 방통심의위지부는 “그는 공정언론국민연대(공언련) 이사 출신이기도 하다”면서 “의아한 점은 공언련 측이 이사진 명단에 A 씨의 이름이 잘못 올라갔다며 전직 공언련 이사라고도 쓰지 말라고 했다가, 다시 확인을 요청하니 ‘활동을 하지 않아서 해촉됐다’고 말을 바꿨다. 혹시 공언련 출신들이 방통심의위와 선거방송심의위원회를 장악한 것이 알려질까봐 부끄러운 것이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언론노조 방통심의위지부는 지난 2월 공언련 출신 선방심의위원들이 공언련 민원을 심의하고 중징계 의견을 내고 있다며 국민권익위원회에 최철호 선방심의위원(국민의힘 추천)과 권재홍 선방심의위원(공언련 추천)을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으로 신고했다. 권재홍 선방심의위원은 공언련 이사장직을 맡고 있으며 최철호 선방심의위원은 공언련 공동대표를 지냈다. 

지난달 20일 기준으로 선방심의위에 접수된 정당·단체 민원 모두 국민의힘과 공언련이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선방심의위는 선거와 무관한 ‘윤 대통령 부부 비판’ 보도·방송에 대해 중징계를 내고 있어 ‘정권 심기경호위원회’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언론노조 방통심의위지부는 “류 위원장 민원사주 의혹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사퇴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훼방하고 공포심을 유발한 인물이 류 위원장이 위촉한 특별위원이었다는 점에 참담함을 느낀다”고 비판했다.

언론노조 방통심의위지부는 “타인에 대한 존중 없이 무단 촬영과 폭언으로 본인의 분노를 여과 없이 드러내던 인물이 ‘사회적 약자 및 소수자 차별·혐오 방지에 대한 자문’을 수행하는 특위 위원이었던 것”이라며 “A 씨를 위촉한 류 위원장 역시 책임을 져야 한다. A 씨는 본인에게 괴롭힘을 당한 1인 시위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류 위원장은 반동성애 단체 운영위원을 권익보호특위 위원으로 위촉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KBS 보도본부장 출신인 김인영 특위위원은 반동성애 단체인 ‘차별금지법바로알기 아카데미’(차바아) 운영위원을 지냈다. 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에이즈와 동성애를 연관 짓는 영상을 게재한 바 있다.

당시 차별금지법제정연대·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등은 논평을 통해 “방통심의위가 성소수자 혐오적인 주장들로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콘텐츠를 쏟아내는 유튜브 채널 운영 단체의 운영위원을 임명시켰다”고 규탄했다.(관련기사▶인권단체 "방심위, 소수자 혐오에 열정적 인물을 특위 위원으로 임명")

[반론보도] 류희림 사퇴촉구 1인 시위 방해자, 방심위 '권익보호특위 위원' 기사 관련 

본보는 지난 4월 22일자 「'류희림 사퇴촉구 1인 시위' 방해자, 방심위 '권익보호특위 위원'」 제목의 기사에서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이 임명한 방송통신심의위 권익보호특위 위원 A 씨가 1인 시위자들을 방해했다는 취지의 내용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A 위원 측은 "기사에 나와있는 사진은 자신이 항의한 1인 시위 현장이 아니고, 곰돌이 복장을 한 시위자를 보고 항의한 것이며, 어린 학생들이 몰려들 경우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서 시위 장소 변경을 요구한 것이지 정치적인 목적이나 방심위, 공언련 활동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라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문은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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