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온열질환자가 속출하는 등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부실한 안전 대응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실이 “준비 기간은 문재인 정부 때”라며 또 다시 전 정부 탓을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4일 경향신문에 “책임 문제를 거론하기보다는 지금은 행사를 잘 끝내야 한다”면서 “준비 기간은 문재인 정부 때였다. 전 정부에서 5년 동안 준비한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에서도 책임 회피성 주장이 나왔다. 같은 날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잼버리 안전대책 논의를 위한 긴급회의에서 “새만금 잼버리는 전북도의 숙원사업이었고 문재인 정부에서 유치하고 윤석열 정부가 개최한 행사인 만큼 여야와 국민 모두가 성공을 기원하는 행사임이 틀림없으나, 벌써부터 일각에서 새만금 잼버리를 정쟁 소재로 삼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 원내대표는 “양평고속도로가 정쟁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하듯이 새만금 잼버리 역시 정쟁거리로 변질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준비 미흡에 대한 책임을 따지거나 준비 과정에서의 시시비비를 가리는 일은 나중에 해도 늦지 않다. 지금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은 세계 청소년들의 축제를 잘 마무리되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잼버리 조직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경향신문 기사에 '또 다시 전임 정부 탓으로 돌린다'는 댓글이 쏟아졌다. 한 네티즌은 "맨날 전 정부 탓하는 게 먹힐 거라 생각하나"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이토록 남 탓만 하는 정부는 진짜 처음 본다"고 꼬집었다. "(윤 대통령 취임) 2년 가까이 놀았나"라는 의견도 있었다.
잼버리는 온열환자가 속출하고, 시설·식료품 관리의 허술함이 드러나면서 참가 청소년의 건강·안전 문제가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3일 전북도 등에 따르면 전북 부안군 새만금에서 열리고 있는 잼버리 대회에서 1000명이 넘는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개영식에서만 100여 명이 탈진했다. 폭염 안전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잼버리 대회에 세계 158개국에서 4만 3200여 명이 참여했다.

참가 청소년들은 나무그늘 하나 없는 간척지에 플라스틱 팔레트를 깔고 생활하고 있다. 장마로 인해 야영장 곳곳에 물웅덩이가 생겼고,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한증막을 방불케 한다는 경험담이 이어지고 있다. 모기 등 해충도 들끓고 있다. 화장실과 샤워장은 개수가 부족할 뿐더러 위생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 한 참가자는 2일 아침식사로 지급된 계란에 곰팡이가 피었다고 언론에 제보해 식약처가 조사에 나섰다. 미국과 영국은 잼버리에 참가한 자국민 안전을 위해 한국 정부와 소통 중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4일 "스카우트 학생들이 잠시라도 시원하게 쉴 수 있는 냉방 대형버스와 찬 생수를 공급할 수 있는 냉장·냉동 탑차를 무제한 공급하라"고 지시했다. 당정은 쿨링텐트 버스 시설 신규 공급과 추가적으로 의료 인력과 물자를 즉시 투입하겠다는 대응책을 내왔다.
한편 잼버리 주최 측이 최근 취재진 출입이 유일하게 허용된 ‘델타구역’의 기자 단독 출입을 막아 기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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