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온열질환자가 속출하는 등 부실한 안전 대응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주최 측이 최근 취재진 출입이 유일하게 허용된 ‘델타구역’의 기자 단독 출입을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사실상 잼버리에 대한 비판 보도가 이어지자 취재를 막은 것 아니냐는 취재진들의 불만이 나온다.
3일 전북도 등에 따르면 전북 부안군 새만금에서 열리고 있는 잼버리 대회에서 1000명이 넘는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개영식에서만 100여 명이 탈진했다. 폭염 안전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잼버리 대회에 세계 158개국에서 4만 3200여 명이 참여했다.
또 잼버리 조직위원회가 제공한 구운 달걀에 곰팡이가 발견되는 등 조직 운영이 연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잼버리는 오는 12일까지 진행된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잼버리 조직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날 현장 취재진에 따르면 잼버리 조직위는 취재진에게 ‘델타구역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운영 요원과 동행하라’며 개별 진입을 막았다. 조직위 측은 대회 참가자와 조직위 관계자의 안전 문제를 이유로 이 같은 공지를 내렸다고 한다. 델타구역은 세계 각국의 스카우트 지도자와 청소년들이 문화를 교류하고 소통하는 공간으로 취재진의 출입이 허락된 유일한 공간이라고 한다.
잼버리 현장 취재 중인 A 기자는 미디어스에 “조직위 측은 취재진이 참석자를 놀라게 할 수 있다는 황당한 이유 등을 내세우며 델타구역 진입을 막고 있다”며 “현장 취재 기자들은 ‘부정적인 기사가 계속 나가, 취재를 막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계속 항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A 기자는 “델타구역 진입을 막는 것 자체도 허술하다며 이미 몇몇 언론사는 이미 들어가 취재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오후부터는 조직위가 수위를 높여서 취재진 입장을 막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도보로 진행하는 프레스투어가 있었는데 이 역시도 35도 이상으로 기온이 올라가 내일까지 전면 금지된 상태”라고 말했다. A 기자는 "대회 환자 수치가 여가부, 조직위, 전라북도에서 발표하는 게 다 다르다"고 지적했다.
전날 현장 취재했던 B 기자는 “딱 오늘 막은 것은 아니지만 취재 제한을 많이 느낀다. 델타구역 진입금지가 최근 이어지는 비판 기사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델타구역 진입을 위해서는 운영위원을 배정 받아야 하는데 ‘인력이 없다’ ‘지금은 어렵다’는 이야기를 여러 차례 들었다. 홍보실도 연락이 전혀 안 돼, 취재진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고 전했다.

C 기자는 “델타구역이 유일하게 취재진 출입이 허용된 곳인데, 그마저도 운영요원이 없으면 들어갈 수 없는 상태”라며 “기자들의 불만이 상당하다”고 했다. C 기자는 “전날 프레스투어를 진행했는데, 취재진 차량 진입을 막아 조직위 측에서 마련한 버스를 타고 진행했는데 행사가 다 끝나고 버스가 도착했다”며 “프레스투어인데 취재진 도착 전에 행사를 진행한 것이다. 또 프레스투어 진행 도중에 온열질환 관련 브리핑을 한다고 공지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미디어스는 전화통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조직위 측에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한편 이번 잼버리 대회에 가장 많은 인원을 파견한 영국은 3일 자국 외교관을 새만금에 파견했다. 가디언과 주한 영국대사관에 따르면 영국 외교부 대변인은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상황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대규모 행사의 표준 관행을 준수해 사전 계획에 따라 대사관 영사 담당 직원들이 현장에 상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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