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영국 BBC가 내년도 방송 시청시간과 유료 SVoD 서비스점유율은 감소하고 콘텐츠 비용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BBC는 이 같은 상황에 대비해 ▲방송 공정성 책무 개선 ▲고효과 콘텐츠 집중 ▲온라인 강화 ▲상업적 수익 강화 ▲BBC 개혁 등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KBS 공영미디어연구소는 지난달 31일 BBC 2023, 2024년도 연차 계획서를 소개했다. BBC는 방송 시청시간 감소, 콘텐츠 비용 증가, 경쟁사 미디어 서비스 다양화 등이 2023/2024년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했다. 오프콤에 따르면 BBC를 비롯한 방송사 미디어 시청 점유율은 2019년 67%에서 2021년 59%로 감소했다. 반면 숏폼 비디오 시청, 소셜미디어 시청은 증가세를 보이며 지난해 기준 전체 미디어 이용시간의 1/4 수준을 기록했다.

또 BBC는 2023, 2024년 온라인 서비스 이용률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SVoD 서비스 성장은 둔화하거나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영국 유로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가입자는 전년도 대비 200만 명 감소한 850만 명을 기록했다. 또 BBC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1%가 올해 필수적이지 않은 지출을 줄일 예정이라고 답했으며 이 중 33%는 현재 가입하고 있는 유료 미디어 서비스를 해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BBC는 SVoD의 성장 둔화가 무료 VoD 서비스인 iPlayer의 성장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23년에 유료 SVoD 서비스를 해지한 사람들이 무료 VoD 서비스 이용자로 유입될 수 있다는 것이다.
BBC는 성장 전략으로 ▲방송 공정성 책무 개선 ▲고효과 콘텐츠 집중 ▲온라인 강화 ▲상업적 수익 강화를 내세웠다. ‘방송 공정성 책무 개선’은 BBC의 최우선 정책이다. BBC는 기존 팩트체크 부서를 확대 개편한 ‘포렌식 허브’를 신설했다. BBC 내 흩어져 있는 전문가를 한 곳으로 규합해 정보 검증하고, 허위정보를 판별하는 역할을 맡는다.
BBC는 불필요한 콘텐츠 비용을 줄이고 고효과 콘텐츠 제작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BBC는 올 한해 전년도 대비 1000시간 분량의 콘텐츠 제작을 축소하는 대신 드라마, 오락 등 고효과 콘텐츠 제작에 투자할 예정이다. 또 자국 뉴스 채널과 글로벌 뉴스 채널을 통합해 중복되는 뉴스제작 비용을 줄인다. 글로벌 OTT 서비스와의 협업도 늘린다. 일례로 BBC 인기 드라마 ‘닥터후’는 디즈니와 파트너십을 맺고 제작에 들어간다.
BBC는 온라인 강화를 위해 2026년까지 연간 5000만 파운드(825억 원)을 추가로 투자한다. iPlayer의 경우 과거 BBC 작품을 추가로 제공하고, 콘텐츠 큐레이션 알고리즘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또 BBC는 글로벌 공급망을 확대해 콘텐츠 판매, 라이선스 판매, 스트리밍 서비스 진출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수신료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것이다.
BBC는 2023, 2024년 3억 8000만 파운드(6323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년도 대비 15% 증가한 수치다. 수신료 매출은 수신료 동결과 수신료 지불 가구의 소폭 감소 전망에 따라 전년도 대비 8800만 파운드(약 1452억 원) 감소한 36억 7300만 파운드(6조 623억 원)으로 전망된다.
콘텐츠 비용은 지난해와 비교해 소폭 감소한 31억 파운드(5조 2653억 원)이다. 지난해의 경우 월드컵과 같은 대형 이벤트가 많았던 것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BBC는 영국인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미디어 서비스인 것으로 조사됐다. BBC가 지난해 영국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9%는 1주일에 평균 15분 이상 BBC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답했다. 이는 ITV 등 경쟁 방송사나 유튜브 등 스트리밍 서비스를 넘어서는 수치다. 16~34세 청년층에서도 BBC 서비스 도달률이 78%에 달해 유튜브,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 경쟁 미디어 서비스를 따돌렸다.
공영미디어연구소는 “BBC가 커버리지 측면에서 여전히 가장 넓은 서비스 도달률을 수성하고 있는 이유는 감소하는 TV·라디오 서비스 커버리지에도 불구하고 iPlayer 등 BBC 디지털 서비스 이용자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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