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영국 공영방송 BBC가 글로벌 SVoD(구독형 스트리밍 서비스) 영향력 확대에 따른 대응 전략으로 고비용 콘텐츠 제작과 글로벌 서비스 성장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BBC는 2022, 2023년도 5대 전략으로 ▲공정성 강화 ▲차별화된 고효과 콘텐츠 제작 ▲디지털 콘텐츠 및 디지털 역량 혁신 ▲글로벌 서비스 성장 강화 ▲BBC개혁 등을 내세웠다.

영국 정부가 향후 2년간 BBC의 수신료를 동결해 콘텐츠 제작에 선택과 집중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KBS 공영미디어연구소가 발간한 5월호 해외방송정보 <BBC, 2022/23년도 연차 계획서 발표>에 따르면 글로벌 SVoD 서비스 확대로 영국인의 시청패턴에 변화가 예상된다. 영국인의 총 영상 시청시간 중 과반을 차지했던 방송 점유율이 2023년을 기점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BBC(사진=연합뉴스)

방송프로그램 주 시청자였던 장년층의 SVoD 가입 대폭 증가가 주원인으로 분석된다. 2021년 영국의 SVoD 가입률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에 비해 25% 상승했다. 65세 이상 장년층의 경우 같은 기간 82% 증가해 장년층의 40%가 SVoD 서비스에 가입했다. 또 SVoD 서비스를 이용하는 영국인의 시청시간 중 4분의 3이 비영국 콘텐츠인 것으로 나타났다.

BBC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고효과 콘텐츠 집중’ 전략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 제작 편수를 줄여 절감된 제작비를 소수의 인기작에 집중한다는 설명이다. 일례로 BBC는 지난해 성공 경험이 있는 인기 소설 원작을 드라마화하는 전략을 올해도 이어갈 예정이다.

또 글로벌 서비스 성장을 가속화한다. BBC는 현재 약 4억 9천만 명(주간 기준)의 글로벌 시청자를 올해 5억 명 수준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BBC 스튜디오는 올해 글로벌뉴스에서 운영하던 BBC닷컴의 운영 책임을 이전받았다. BBC 스튜디오는 BBC닷컴에 대한 신규 투자비를 계획하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외연 확장에 쓰일 예정이다.

이와 함께 BBC는 ‘공정성 강화’ 실천 계획을 이어간다. BBC는 과거 다이애나비 관련 보도가 비윤리적으로 진행되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BBC는 ‘공정성 확보를 위한 10대 실천 계획’을 발표하고 뉴스 제작인력에게 관련 교육을 실시해 현재까지 직원의 90% 이상이 이수했다.

수신료 동결에 따라 2022, 2023년 BBC의 수익은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인 37억 6100만 파운드(약 6조 523억 원)로 예상된다. 지난 1월 영국 정부는 향후 2년간 BBC 수신료를 동결하겠다고 발표했다.

BBC는 앞서 2010년 수신료 동결을 경험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수신료 동결은 BBC에 미치는 악영향이 더 클 것이라는 전망이다. KBS 공영미디어연구소 주대우 통신원은 “현재 방송콘텐츠 시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이른바 ‘슈퍼 인플레이션’ 때문”이라며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SVoD로 인해 촉발된 콘텐츠 경쟁은 시장에서 큰 폭의 콘텐츠 비용 상승을 유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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