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미국 레거시 뉴스룸을 대표하는 CNN과 NBC가 ‘소셜미디어 콘텐츠를 통한 젊은 세대 공략’, ‘팩트와 현장 중심의 전통 저널리즘 강화’ 등 각기 다른 방법의 미래 뉴스 전략을 세웠다.

KBS 공영미디어연구소는 지난달 29일 발간한 ‘해외방송정보 8월호’에서 미국 CNN과 NBC가 추진하는 뉴스 전략을 소개했다. NBC의 경우 틱톡, 스냅챗 등을 주로 이용하는 젊은 세대를 대상으로 한 숏폼 소셜미디어 뉴스 콘텐츠 전략 강화에 나섰다. 2021년 7월 <버라이어티> 조사에 따르면 15~29세의 73%가 ‘소셜 미디어로 뉴스를 소비한다’고 응답했다. 60세 이상은 22%다. 공영미디어연구소는 젊은 세대가 뉴스 소비를 하지 않는 게 아니라, 뉴스 소비 습관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NBC는 2017년 7월 미국 소셜미디어 스냅챗(Snapchat)에 정치뿐 아니라 기후, 사회, 인종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소셜미디어 뉴스 포맷 <스테이 튠드(Stay TUNED)>를 런칭했다. <스테이 튠드>는 단순히 뉴스 프로그램을 재편집하는 것이 아닌 ‘소셜 미디어 오리지널 뉴스’에 초점을 맞췄다.

초창기 <스테이 튠드>는 스냅쳇 내 라이브 뉴스에서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20대 기자를 앵커로 기용하며 기존의 틀을 깼다. 이를 두고 공영미디어연구소는 “당시 <스테이 튠드> 팀의 과제는 소셜 미디어에서 어떤 뉴스를 하고, 어떻게 NBC뉴스의 보도와 저널리즘의 핵심을 유지하면서도 경쟁력을 갖출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테이 튠드' 스냅쳇 뉴스 화면 캡쳐 (사진= KBS 공영미디어연구소)
'스테이 튠드' 스냅쳇 뉴스 화면 캡쳐 (사진= KBS 공영미디어연구소)

현재 <스테이 튠드>는 2022년 7월 스냅챗 기준으로 평균 100만, 같은 해 6월 틱톡 기준으로 평균 540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NBC는 해당 포맷을 소셜미디어 대표 브랜드로 키우기 위해 팟캐스트, 다큐멘터리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스테이 튠드>는 오는 9월 20~30분 분량의 첫 롱폼 다큐멘터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해당 다큐멘터리는 홍보를 대가로 성형 시술을 받는 인플루언서 삶의 이면을 다루는 내용으로 젊은 세대를 공략했다.

다만 이 같은 소셜미디어 콘텐츠는 현재 TV보다 수익성이 높지 않다. NBC는 현재의 수익보다 소셜미디어의 성장성에 주목하고 있다. 공영미디어연구소는 “NBC 뉴스의 디지털 목표는 단순히 수익성 있는 Z세대 뉴스 브랜드를 구축하는 것이 아니다. 더 나아가 기존 보도에 노출되지 않을 수 있는 오디언스와 함께 신뢰를 쌓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지난 4월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로 모회사가 바뀐 뉴스전문 채널 CNN은 그동안 유지해왔던 ‘스토리 뉴스’ 중심에서 ‘팩트’와 ‘현장’에 기반한 스트레이트 뉴스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일례로 CNN는 지난 1월 6일 의회 난동 사건 청문회를 중립적으로 보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데이비드 자슬라브(David Zaslav)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 CEO는 “CNN은 새로운 CEO 크리스 리히트 관리 아래 보다 중립적인 채널로 거듭나고 있다”며 “미국에는 모든 사람이 와서 보고 듣는 뉴스 채널이 필요하다. 단기적인 시청자 숫자가 아닌 장기적으로 보도 가치에 더 신경쓸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4월 취임한 크리스 리히트(Chris Licht) CNN 대표는 지난달 20일 조직 개편에서 TV뉴스와 디지털 뉴스 편성, 취재 최고 책임을 버지니아 모즐리(Virginia Moseley) 뉴스 취재 담당 수석 부대표로 통합했다. 보도국장 역할을 맡는 그는 CBS 뉴스, ABC 뉴스, CNN 등에서 40년 이상 뉴스 비즈니스 분야에서 근무했다. 이 같은 결정에 대해 공영미디어연구소는 “비상 상황 발생 시 명확한 의사 결정 때문”이라며 “이번에 모즐리는 디지털과 TV 뉴스 취재와 편성 모두 맡으며 명실공히 CNN 2인자로 인정받았다”고 분석했다. 

버지니아 모즐리 CNN 수석부대표 (사진=KBS 공영미디어 연구소)
버지니아 모즐리 CNN 수석부대표 (사진=KBS 공영미디어 연구소)

아울러 ‘메가 BBC 뉴스’를 구축하기로 결정한 BBC와 CNN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내 BBC 뉴스와 글로벌 BBC 월드 뉴스를 통합한 BBC는 글로벌 뉴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미국 워싱턴 취재 인력을 20명 늘렸기 때문이다. 

공영미디어연구소는 “CNN과 NBC뉴스의 변화에서 우리는 하나의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며 “‘뉴스 채널’이 아닌 ‘뉴스 스튜디오’로서 생존 전략이다. 뉴스는 보지만 TV를 보지 않는 시대. 미국 레거시 뉴스룸은 이미 오디언스가 있는 곳을 향해 달려가는 여정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공영미디어연구소는 “이 여행은 한국 레거시 뉴스 미디어에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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