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광은 칼럼] 배우 유아인의 마약 스캔들이 눈덩이처럼 굴러간다. 이번 주엔 프로포폴, 대마에 더해 코카인과 케타민도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혀졌다. 유아인 스캔들은 언론을 통해 수사 진행 상황이 보도되는 양상과 맞물려 가십에 불이 붙었다. 프로포폴과 대마 복용 사실이 쟁점이 된 와중, “제3의 마약”도 양성 반응이 나왔다는 수수께끼 같은 키워드가 던져졌다. 이것이 일종의 ‘티저 이미지’로 발표되면서 사람들 호기심을 달구었고, 코카인 양성 반응 단독 보도가 뜨며 클라이맥스가 연출됐다.유아인처럼 코카인 같은 경성 마약을 포함
[미디어스=윤광은 칼럼] SM 엔터테인먼트 인수를 둘러싼 카카오와 하이브의 이전투구가 갈수록 볼만하다. 두 회사의 지분 인수 경쟁에 대한 관측은 경제신문에서 읽기를 권한다. 여기선 케이팝 산업의 행간에서 일련의 상황을 짚어보려 한다.현 상황에선 두 가지 구도가 눈에 띈다. 하나는 이 싸움의 전선이 SM 대주주이자 총괄 프로듀서였던 ‘이수만’을 중심으로 그어졌다는 것이고, 하나는 카카오는 전면에 나서지 않은 채 SM과 하이브의 대결처럼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싸움은 SM 임원들이 지난 1월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먼트가 요구한 지배
[미디어스=윤광은 칼럼] 르세라핌이 일본 데뷔 싱글 ‘FEARLESS(Japanese ver.)’로 거둔 성적은 특별하다. 초동(발매 후 첫 일주일 음반 판매량) 음반 판매 222,286장이고, 이는 역대 케이팝 걸그룹 일본 데뷔 초동 신기록이다. 종전 최고 기록은 르세라핌 멤버 사쿠라와 김채원이 속했던 아이즈원이 가지고 있었다. 르세라핌의 기록은 6년 전 트와이스, 4년 전 아이즈원에 이어 일본에서 신드롬을 일으킬 수 있는 또 다른 걸그룹이 나타났음을 가리킨다.이런 성적을 거둔 동력은 무엇일까. 아이즈원에서 일본 인기가 많았던 멤
[미디어스=윤광은 칼럼] 이 글의 부제는 케이팝적 리얼리즘의 탄생이다. 이 말은 일본 문화평론가 아즈마 히로키의 저서 『게임적 리얼리즘의 탄생』에서 빌려왔다. 15년 전에 나온 책을 끌고 오는 이유는, 이 책의 개념과 분석틀이 여전히 유효하고, 그를 통해 케이팝을 새로운 일면에서 정의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요즘 시끄러운 뉴스로 이야기를 시작해 보자. SM엔터테인먼트 창립자이자 대주주 이수만 씨는 회사 경영권을 두고 주주들과 분쟁에 빠졌다 자신이 가진 지분을 하이브에 양도했다. 뜻하지 않게 퇴진하는 처지가 됐지만, 이수만 씨는
[미디어스=윤광은 칼럼] 지난 2일, 한국일보에서 ‘[HI★초점] 장원영 향한 악플, 악습의 되풀이’란 기사가 나왔다. 제목대로 특정 아이돌을 향한 악플이 심각하다고 호소하는 내용이다. 기사에선 악플 내용이 소개되며 참담하다는 부연이 나오고, 포털 사이트 연예 기사 댓글창 폐쇄와 함께 유튜브 채널 등에서 악플이 들끓는다는 시의적 지적도 있다. 누구나 동감할 기사다. 악플이 나쁘단 걸 부정할 사람은 없고, 해당 아이돌은 선정적 비난 여론에 오르내리는 경우가 많은 걸로 보인다. 곱씹어 보고 싶은 건 저 표제가 암시하는 바다. 악습의 되
[미디어스=윤광은 칼럼] 갓더비트의 두 번째 활동은 성적이 좋지 않다. 갓더비트(GOT the beat)는 보아에 더해 SM엔터 걸그룹 세 팀 소녀시대, 레드벨벳, 에스파 멤버들이 뭉친 프로젝트 그룹이다. 작년 ‘Step Back’으로 등장했을 때는 신선하다는 호평이 나왔고 MV, 음원 다 반응이 좋았다. 이번 ‘Stamp On It’은 MV, 음원 모두 홀대받았고 앨범까지 냈지만 초동 음판 9만 5천 장에 그쳤다. 각 그룹 팬덤은 이 프로젝트가 정례화되는 것보다 각자의 활동에 집중해 주기를 바라는 것 같다. 이해가 가고 정당한 바
[미디어스=윤광은 칼럼] 지난 설 연휴에 걸그룹 뉴진스에 관한 사건이 두 가지 있었다. 멤버 다니엘이 팬 소통 애플리케이션 ‘포닝’에서 구정을 “chinese new year”이라고 표현했다 사과문을 올렸고, 뉴진스가 소속된 하이브 산하 어도어 레이블 민희진 대표의 씨네21 인터뷰가 화제를 불렀다. 해당 인터뷰는 뉴진스의 기획자로서 민희진 대표의 생각을 풀어내는 자리였는데, 그중 몇몇 단락이 구설수에 올랐다. 세계관과 주체적 아이돌 같은 개념, 노래 구성 방식 등 여타 케이팝 그룹의 노선을 비판적으로 평가한 것이 타 기획사와 그룹에
[미디어스=윤광은 칼럼] 중국 시장은 케이팝 산업의 민감한 쟁점 중 하나다. 중국 공구 시장이 성장하며 음반 산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비중을 차지하게 됐지만, 케이팝 팬덤 내부에선 중국 시장의 의미를 축소하려는 몸짓도 퍼덕댄다. 한국 사회에 팽배한 반중 여론의 부산물일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중국 시장에서 각 그룹의 입지에 따른 여론처럼 보인다. 중국 팬덤이 상대적으로 작은 그룹 팬들이 중국은 현지 활동이 막혀 있다는 이유로 의미를 축소하거나 현지 투어가 가능한 일본 시장이 훨씬 중요하다고 강변하는 식이다.이런 논쟁은 남자 아이돌보
[미디어스=윤광은 칼럼] 이달 개봉한 가 각별한 건 원작 만화 완결 이후 26년 만의 귀환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몇 차례 극장판과 티브이 애니메이션이 발표되긴 했지만, 이번 작품은 원작자 다케히코 이노우에가 연출과 각본을 맡으며 직접 총괄했다. 의 시간은 26년 전에 멈췄다. 같은 시대에 연재된 이 무수한 외전과 파생 작품을 낳았고 아직도 가 연재되고 있는 무한한 공전의 이야기라면, 는 가장 빛나게 타오른 순간 덧없이 막을 내린 유한한 청춘의 이야기다
[미디어스=윤광은 칼럼] 걸그룹 아이브 장원영이 MBC 에서 한 립싱크 무대가 논란이 되었다. 장원영은 같은 그룹 멤버 이서와 함께 아이유의 노래 ‘스트로베리문’을 커버했고, 지난 2일 무대 영상이 MBC 유튜브 계정에 올라온 후 비난이 일어났다. 이미 며칠 전 신문 헤드라인과 커뮤니티 이슈 게시판을 휩쓸고 간 얘기이기 때문에 논란의 개요를 자세하게 설명할 건 없어 보인다. 다만, 해당 노래가 가창에 특화된 정적인 분위기이고, 첫 소절을 듣는 순간 알아챌 정도로 립싱크가 명백하다는 점, 퍼포먼스 무대도 아니고 의자에 앉
[미디어스=윤광은 칼럼] 뉴진스가 지난 2일 공개한 ‘OMG’ 뮤직비디오는 먼저 공개된 ‘Ditto’ 뮤직비디오에 스스로 보내는 답장처럼 보인다. ‘Ditto’ MV가 ‘희수’라고 불리는 인물이 실존하지 않는 뉴진스 멤버들을 카메라로 쫓는 망상이라면, ‘OMG’엔 뉴진스 멤버 하니가 ‘희수’에게 편지를 보내는 컷이 삽입돼 있고 멤버들은 망상증에 걸린 채 정신병동에 수용돼 있다. 도식화한다면, 희수는 뉴진스 팬들을 상징하고, MV 두 편은 팬과 아이돌의 시점을 왕복하며 서로의 관계를 허상 혹은 환상이 비낀 현실처럼 그려낸다. ‘Dit
[미디어스=윤광은 칼럼] JTBC 드라마 이 끝났고 논란을 불렀다. 은 최고 시청률 26.9%를 기록했고, 올 연말의 큰 화젯거리였다. 동명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이 드라마는 ‘2회차 인생’을 다룬 이른바 회귀물 장르다. 억울하게 살해당한 순양 그룹 직원 윤현우가 오너 일가 막내아들 진도준으로 다시 태어나 자신을 죽인 가문에 복수하는 이야기다. 이 테마를 쫓으며 장편 드라마가 진행되었지만, 결말에 이르러 2회차 인생을 산 것은 윤현우가 꾼 꿈이었음이 밝혀졌다. 적어도 시청자들은 그렇게 이해하고
[미디어스=윤광은 칼럼] ‘앚저씨’는 아이즈원과 아저씨의 합성어다. 2018년 로 데뷔해 2021년 활동 종료한 아이즈원의 팬덤 ‘위즈원’을 외부에서 일컫던 단어다. 멸칭의 뉘앙스가 담겨 있는 말이지만, 이 말에서 알 수 있는 사실은 위즈원이 남초 팬덤이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 팬클럽 가입 성비를 보면 1기에서 2기까지 7~8 : 2~3 정도로 남성 팬 비중이 컸다. 아이즈원이 활동한 시기는 여성 아이돌 팬덤 성비가 남초에서 여초로 바뀌는 과도기였다. 이 정도 성비의 다른 팬덤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위즈원이 특별
[미디어스=윤광은 칼럼]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우리 시대의 신화다. 두 축구 영웅은 지난 15년 간 세계 축구계를 통치했다. 호날두가 첫 번째 발롱도르를 수상한 2008년부터 20022년까지, 메시가 일곱 번 호날두가 다섯 번, 두 선수는 발롱도르를 열두 번 주고받으며 독식했다. 그들의 골 기록과 커리어는 독보적이었고 동시대에 제삼자가 범접하는 것을 용납지 않았다. 한국 축구 팬들이 둘을 묶어 ‘천상계’라는 속어로 일컬은 것처럼, 메시와 호날두의 라이벌리는 신들의 전쟁처럼 형용되었고 전 세계에 종교적 숭배자들을 낳았다
[미디어스=윤광은 칼럼] 아이브와 르세라핌은 일본 NHK 출연이 발표된 상태다. 은 매년 12월 31일에 방송되는 가요제로서 일본 연말 가요제 중 가장 시청률과 인지도가 높은 국민적 방송이다. 오래전부터 일본에서 인기가 있는 한국 가수들이 출연한 전례가 있다. ‘가왕’ 조용필부터 ‘아시아의 별’ 보아, 동방신기, 소녀시대, 카라를 거쳐 트와이스가 출연했었다. 한국 가수의 홍백 출연은 현지 인기의 반영인 동시에 출연을 통해 다시금 전국적으로 지명도를 높이는 기회였다. 올해에는 트와이스와 아이브, 르세라핌
[미디어스=윤광은 칼럼] 한국과 일본이 카타르 월드컵 16강에 동반 진출했다. 일본은 지난 2일 스페인에게 승리를 거두며 조 1위를 확정 지었고, 한국은 오늘 새벽 포르투갈 전에서 후반 추가 시간 황희찬의 결승골로 반드시 포르투갈에게 승리해야 하는 한 가지 경우의 수를 기적적으로 충족하며 드라마를 썼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이후 12년 만의 16강 진출이다. 벤투 감독과 대표팀 선수들, 축구 협회는 4년 간 준비한 시간의 결실을 거둔 셈이다. 패배한 가나 전을 제외하면 조별리그를 치르는 동안 전체적인 경기력도 나쁘지 않았다.
[미디어스=윤광은 칼럼] 지난 23일 미야와키 사쿠라의 첫 번째 단독 예능, 유튜브 방송 가 시작됐다. ‘겁도 없꾸라’에서 ‘꾸라’는 사쿠라의 한국어 별명이다. 사쿠라가 게스트들과 함께 이런저런 사소한 도전을 ‘겁 없이’ 해본다는 콘셉트인데, 매주 수요일 저녁 6시에 영상이 업로드된다. 얼마 전엔 서울 시내에서 붕어빵을 만들어 파는 모습이 목격됐고, 첫 방송의 도전 과제는 김장 100kg을 하는 것이었다. 반응은 시작부터 괜찮다. 새 채널을 만들어 제로베이스에서 출발했지만, 방송인 강남과 함께 한 첫 번째 영상이 한국
[미디어스=윤광은 칼럼] 는 벌써 열한 번째 시즌을 맞았다. 해마다 돌아오는 각설이 타령처럼 어느덧 방영 소식도 지루해졌지만, 이번 시즌 가장 화제를 모으는 출연자를 꼽자면 단연 이영지다. 이영지는 2019년 엠넷 시즌3 최종 우승자로 힙합 신에 데뷔했고, 이후 래퍼보다는 SNS 셀럽, 방송인으로 활약상을 이어 갔다. 이 자체는 별날 것도 없는 커리어다. 방송인으로 활동하다 에 출연한 래퍼, 출연 이후 방송인이나 유튜버로 진로를 튼 래퍼는 쉽게 찾을 수 있다. 힙합 경연 방송이
[미디어스=윤광은 칼럼] 문학평론가 신형철은 나희덕의 시를 비평하며 시의 서정성을 이렇게 정의한 적 있다. “‘너무 빨리’가 세상의 시간이고 ‘너무 늦게’가 나의 시간”일 때 그 시차가 서정이다. 세상과 타인과의 조우의 실패가 빚는 “엇갈림과 사무침의 화석”이 시라는 말이다. 이 말을 가져와 다른 분야에 잇대어 보면, 00년대 한국 힙합의 시차도 세상보다 내가 느린 것이었다. 거기에서 오는 자조와 내일을 향한 기약이 지배적 정서였다면, 2010년대 이후 한국 힙합은 세상보다 내가 빠르다고 말한다. 세상의 시간보다 빠르게 성공을 이뤘
[미디어스=윤광은 칼럼] 최근 걸 크러시와 중국을 키워드로 한 논문 한 편을 읽었다(‘중국에서의 K-팝 여성 아이돌 그룹의 걸 크러시(Girl Crush) 현상에 대한 연구’, 왕빙기, 2022. 2) 이 논문을 읽으며 중국 시장에서 걸 크러시 콘셉트가 어떻게 수용되고 있는지 견문을 넓힐 수 있었다. 나아가 몇 년 전부터 여성 아이돌 산업의 메인스트림이 된 ‘걸 크러시’가 이 산업에 무엇을 주었는지 상상해 볼 착안점을 얻었다.걸 크러시는 흔히 강하고 멋진 여성상을 표현하는 스타일적 요소로 이해되곤 한다. 하지만 이 개념은 좀 더 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