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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불위 국정원, 올 상반기 감청 1.6배 늘려국정원 자체 감청은 여전히 깜깜, “사이버사찰금지법 입법 필요”
박장준 기자 | 승인 2015.10.29 12:02

올해 상반기 국가정보원의 감청(통신제한조치)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양희)는 28일 통신비밀보호법 및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159개 통신사업자들이 검찰, 경찰, 국가정보원 등에 제공한 자료건수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는데, 2014년 하반기와 비교했을 때 감청, 통신사실확인자료, 통신자료 요청건수가 모두 늘어난 곳은 국가정보원이 유일했다.

미래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사기관에 의한 감청건수는 2832건(전화번호 수 기준)이다. 국가정보원이 2791건으로 가장 많고, 경찰이 41건이다. 검찰과 군수사기관은 없다. 국정원의 경우, 2014년 하반기 1736건에서 1.6배나 감청을 늘린 것이다. 반기별 감청 현황 자료를 보면 2013년 하반기 2492건, 2014년 상반기 3995건, 2014년 하반기 1851건, 2015년 상반기 2832건이다. 이동전화에 대한 감청은 여전히 0건이나 이는 국정원의 자체 감청을 고려하지 않은 결과다.

상대방 전화번호, 통화 일시 및 시간 등 통화사실, 인터넷 로그기록, 접속지 자료(IP Address) 및 발신기지국 위치추적자료 등을 포함하는 통신사실확인자료도 379만9199건(전화번호 또는 ID 수 기준)이나 수사기관에 넘어갔다. 경찰이 370만7327건으로 가장 많다. 검찰은 8만4826건, 국정원은 1526건이다. 군 수사기관, 해양경찰청, 사법경찰권이 부여된 행정부처 등은 5520건이다. 2013년 하반기부터 반기별 현황을 보면 673만4543건→614만3984건→414만4508건→379만9199건이다.

통신자료(이용자 성명, 주민등록번호, 주소, 가입 및 해지일자, 전화번호, ID 등 가입자 정보)의 경우, 590만1664건이다. 경찰이 428만4571건으로 가장 많고, 검찰이 144만9034건, 국정원이 5만9488건, 기타기관이 10만8571건이다. 2013년 하반기부터 반기별 현황은 474만7043건→602만4935건→694만2521건→590만1664건이다.

이에 대해 사이버사찰행동은 논평을 내고 “국가정보원의 감청이 증가한 사실이 눈에 띄며 전반적으로 정보·수사기관의 편의에 따른 저인망식 정보제공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일반 범죄수사를 담당하지 않는 국정원이 전체 감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8.6%에 달한다. 93.8%에 그쳤던 전년 동기에 비해 현격히 늘어났을 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 비해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리는 비밀정보기관이 국민의 통신비밀을 압도하는 현실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사이버사찰행동은 “더구나 이 현황자료는 통신사업자를 통한 간접감청만을 집계할 뿐,국정원이 자체적인 감청 장비를 이용해 직접 집행하는 감청 현황은 제외되었다는 점에서 그 전체적인 규모가 얼마에 이를지 짐작하기 어렵다”며 “특히 이동통신 감청 통계가 2005년 이후 줄곧 ‘0’으로 집계되는데 대하여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7월 국정원이 이탈리아 해킹팀의 RCS프로그램을 구매하고 운영한 사실이 드러났으나, 지금까지 국정원의 자체 감청은 공개된 적이 없다.

수사기관의 저인망식 사찰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사이버사찰금지법 입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이버사찰행동은 “인터넷기업과 정보·수사기관들의 부당하고 불법적인 밀월관계 속에 이용자들의 정보인권은 말살될 수 밖에 없다”며 “정보·수사기관의 감청 및 압수수색 등 통신수사 권한이 오남용되어 국민에 대한 사찰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법원과 국회의 감청 통제가 강화될 필요가 있다. 국회가 사이버사찰금지법을 입법해야 할 이유”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통계자료 공개일을 해마다 늦추는 추세다. 사이버사찰행동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자료를 공개한 일자는 2011년 10월14일, 2012년 11월1일, 2013년 10월22일, 2014년 10월31일, 2015년 10월28일이다. 사이버사찰행동은 “상반기 현황의 경우 대체로 정기국회 시기와 맞물려 9월달에 공개되어 왔다”며 “그러나 2011년 이후 최근 5년간 공개 시기가 10월 이후로 늦어지기 시작하였고, 국정감사 위원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현황 공개가 국감 시기를 피해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장준 기자  weshe@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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