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경찰이 전광훈 목사의 딸 전한나 씨 주거지·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서울서부지방법원 난동 사태의 배후로 전한나 씨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한 것이다.
시민단체들은 퍼스트모바일의 수익이 극우 집회와 폭동 지원에 사용되지 않았는지 수사 필요성을 제기해 왔다. 전한나 씨는 '전광훈 알뜰폰'으로 불리는 퍼스모바일의 최대주주로 알려졌다.

23일 서울경찰청 안보수사과는 특수건조물침입·특수공무집행방해 교사 혐의를 받는 전한나 씨의 주거지·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이영한 사랑제일교회 대표 목사의 주거지·사무실도 압수수색 대상이다. 경찰은 서부지법 난동 배후 수사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전한나 씨가 더엔제이(컨설팅업체)와 퍼스트모바일 등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전광훈 목사의 집회 활동 등에 금전적 지원을 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퍼스트모바일은 사랑제일교회 관련 법인 '더피엔엘'이 2023년 4월 설립한 알뜰폰 브랜드다. 전광훈 목사는 지난해 4월 자유통일당 유튜브 영상에서 "내가 70억 원을 주고 만든 회사"라며 "(통신사를) 옮겨주면 전화요금을 절반으로 내게 해주겠다"고 말했다. 현재 전광훈 목사는 '퍼스트모바일 운영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3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의 지적사항을 종합하면, 퍼스트모바일은 다른 알뜰폰 회사들의 평균 요금보다 적게는 60%, 많게는 70% 높은 요금제를 책정했다. 퍼스트모바일 지분구조는 전한나 씨 60%, 리더스프로덕션 20%, 광화문온 20%다. 전한나 씨는 전광훈 목사의 딸, 유튜브 운영사 리더스프로덕션의 대표는 이영한 사랑제일교회 대표 목사, 온라인 쇼핑몰 광화문온의 대표는 김대안 사랑제일교회 목사다.

퍼스트모바일의 가입 약관을 보면 개인정보 제공처는 전광훈 목사와 관계된 곳들이다. '광화문온, 리더스프로덕션, 자유일보, 위너스, 엔제이어스, 퓨리턴컴퍼니, 사랑제일교회, 설교학교, 자유마을, 청년사업단, 대국본'이 알뜰폰 가입자 개인정보를 제공받는 곳으로 표기됐다.
퍼스트모바일이 광고하는 이른바 '광화문 우파 7대 결의사항'을 보면 가입자 1천만 명을 달성할 경우 매달 100만 원씩을 연금으로 지급한다. 광화문 집회에서 허위·과장 광고를 통해 '알뜰폰 애국팔이'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었다. 다수 언론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반대 광화문 집회 현장에서 진행된 퍼스트모바일 판촉 행사를 보도했다. 전광훈 목사가 집회를 돈벌이에 이용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퍼스트모바일은 집회 참여는 홍보와 마케팅 활동의 일환이라는 입장이다.

지난달 14일 참여연대·민생경제연구소 등 시민단체들은 방송통신위원회에 '전광훈 사기폰 퇴출 촉구 시민 1만 1000명 서명'을 제출하고 퍼스트모바일의 수익이 극우 집회와 폭동 피의자 영치금으로 쓰이지 않았는지 수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알뜰폰 정책을 악용해 다른 양심적인 알뜰폰 사업자·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매월 100만 원의 연금을 주겠다는 사기영업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이 전광훈 일가와 사랑제일교회, 극우단체 집회, 폭동 피의자 영치금 등으로 쓰이지 않았는지 수사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전광훈은 서부지법 폭동을 선동하고 교회 자금으로 서부지법 폭동 피의자들에게 영치금을 지급해 업무상 횡령을 저지른 혐의를 받는다"고 했다.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대국본(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은 이날 입장을 내어 "서부지법 사건이 발생한 지 이미 8개월이 지났다"며 "억지로 사건을 만들어내고, 근거 없는 의혹을 확대 재생산하는 방식을 통해 여론몰이하는 수사는 결코 정의가 아니다. 더 이상의 과잉 수사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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