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문호철 전 MBC 보도국장이 19일 <뉴스데스크> 톱보도 원고를 SNS에 사전 유출했다. 문 전 국장은 김건희 씨가 윤석열 대통령 체포 당시 경호처에 '총 갖고 다니면 뭐하냐' 질책성 발언을 했다는 [단독] 보도 내용을 사전에 공개하면서 MBC가 호러물 소설을 방송할 예정이라고 비난했다. 

심의팀 소속인 문 전 국장은 올해 정년퇴임을 앞두고 안식년을 보내고 있다. 보도국 내부망에 접근할 권한이 없다는 얘기다. MBC는 원고 유출 사실을 확인하고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19일 문호철 전 MBC 보도국장이 페이스북에 게재한 글
19일 문호철 전 MBC 보도국장이 페이스북에 게재한 글

문 전 국장은 19일 오후 6시 32분경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MBC 뉴스데스크 야화>는 어제 '시체수거용 종이관짝(?)' 소설 방송에 이어 오늘은 김건희 여사가 경호처 직원에게 총기언급을 했다는 호러물을 방송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최근 불거졌던 이재명 대표 암살설까지 암시하고 있다. 오늘 밤 <MBC 뉴스데스크 야화> 많은 시청을!!!"이라고 비꼬았다.  

문 전 국장은 같은 날 오후 6시 46분경 해당 게시물을 수정하면서 <뉴스데스크> 리포트 원고를 3장의 사진으로 추가했다. 문 전 국장이 공개한 원고에서 ▲김 여사가 지난 1월 하순경 경호처 직원에게 "총을 갖고 다니면 뭐하냐, 그런 거 막으라고 가지고 다니는 건데"라는 말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가 "내 마음 같아서는 지금 이재명 대표를 쏘고, 나도 죽고 싶다"는 취지로 해당 직원에게 말했다 등의 내용이 확인된다. 

19일 문호철 전 MBC 보도국장 페이스북 게시글 등록·수정내역
19일 문호철 전 MBC 보도국장 페이스북 게시글 등록·수정내역

평일 오후 7시 40분 방송되는 <뉴스데스크>는 19일 ['총 갖고 다니면 뭐해'‥김 여사, 경호처 '질책'?] 리포트를 첫 보도로 배치했다. <뉴스데스크>는 "윤 대통령 체포 이후, 경호처 직원이 김 여사로부터 '총 갖고 다니면 뭐 하냐, 그런 거 막으라고 가지고 다니는 건데'라는 취지의 말을 들은 것으로 경찰이 파악했다"며 "김 여사는 그러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언급했다고 한다. 김 여사가 '내 마음 같아서는 지금 이제명 대표를 쏘고, 나도 죽고 싶다'는 취지로 한 말을 같은 경호처 직원이 들었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문 전 국장이 공개한 원고와 <뉴스데스크> 첫 보도는 구성, 내용, 기자 이름이 동일하다. 일부 문구 차이가 있는데, 문 전 국장이 데스킹 과정에 있는 리포트 원고를 SNS에 유출한 것으로 보인다.

MBC 관계자는 문 전 국장 SNS 게시물에 대한 미디어스 질의에 "어제 방송 전 유출 건을 확인했다. 현재 유출 경위 등을 파악하고 있다"며 "최대한 신속히 적절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19일 MBC '뉴스데스크'  보도화면 갈무리
19일 MBC '뉴스데스크' 보도화면 갈무리

지난 2010년 MBC는 보도국 내부 정보를 삼성경제연구소 직원에게 유출한 정보시스템부 소속 직원을 해고했다. 그는 뉴스시스템에 올라온 취재 정보, 방송 예정 뉴스내용, 큐시트 등을 유출했다. 

당시 이진숙 MBC 홍보국장(현 방송통신위원장)은 "보도국 뉴스시스템 정보가 삼성경제연구소 직원에게 넘어갔다는 것이 감사를 통해 기술적으로 확실하게 입증됐다"고 했다. 삼성은 삼성경제연구소 직원을 면직 처리했다. 삼성은 "MBC관계자와 언론 종사자들에게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관련기사▶MBC, 삼성으로 정보 유출시킨 직원 ‘해고’)

해고된 MBC 직원은 부당해고를 주장하며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2012년 서울행정법원은 "MBC의 해고 징계는 적법하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독립성과 공정성이 생명인 언론사의 명예가 크게 훼손돼 비위행위가 중대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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