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류희림 체제의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일반 직원의 보고 속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 영상을 사용한 MBC·JTBC에 대해 법정제재를 예고했다. 방통심의위는 간부 80%가 류희림 체제에 반발해 보직사퇴하자, 일반 직원의 보고를 받고 심의를 강행했다.

방통심의위는 13일 전체회의를 열고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방송사 특보에 대한 신속심의를 진행했다. 이날 전체회의에 보직사퇴 의사를 밝힌 방송심의국장·지상파방송팀장·종편보도채널팀장, 전문편성채널팀장 등은 참석하지 않았다.

앞서 이들은 류 위원장이 보직사퇴를 수리하지 않자 ‘유임 의사가 없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 때문에 이날 방송심의 안건 보고는 각 팀 차장이 진행했다.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30일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30일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날 상정된 신속심의 안건은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 영상을 그대로 사용한 MBC 뉴스특보 ▲‘탄핵 817’ 자막이 1초 정도 노출된 MBC 뉴스특보 ▲항공기 충돌 직전 영상을 멈췄다가 폭발이 일어난 후 상황을 방송한 KBS 뉴스특보 ▲여객기 충돌 직전까지의 장면을 방송한 SBS·TV조선·JTBC·채널A·MBN·YTN·연합뉴스TV 등이다.

방통심의위는 방송사의 사과 유무를 기준으로 삼으며 MBC, JTBC에 대해 의견진술 결정을 내렸다. 의견진술은 법정제재를 전제로 진행되는 절차다. KBS, SBS, TV조선, 채널A, MBN, YTN, 연합뉴스TV는 행정지도 권고가 내려졌다.

류 위원장은 이들 방송사 중 사과를 한 방송사가 어디냐고 물었다. 이에 사무처는 사고 영상과 관련해 MBC와 JTBC만 사과방송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MBC 뉴스특보와 관련해 류 위원장은 방송사 중 MBC가 유일하게 항공기 충돌 장면을 그대로 방송하고, 충돌 영상이 세 차례나 송출됐다면서 “사과까지 하고 그 정도가 덜한 KBS, SBS에 대해서는 행정지도 권고를 하고, MBC에 대해서는 경위를 들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정수 위원은 “(항공기가) 화염에 휩싸이는 장면을 여과 없이 노출했는데, 그걸 또 어느 방송사는 세 번 반복했고 사과까지 하지 않았다”면서 “사과를 한 곳과 하지 않은 곳은 다른 제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KBS와 SBS는 행정지도 권고, MBC에 대해서는 의견진술 의견”이라고 했다. 강경필 위원도 같은 의견을 내면서 만장일치로 MBC뉴스특보에 대해 의견진술이 결정됐다.

JTBC 뉴스특보와 관련해 김정수 위원은 “특보 상황에서 실수할 수 있지만, 반복적으로 한 것과 사과방송을 한 것에 대한 차이는 분명히 있다”면서 “JTBC에 대해서는 의견진술 의견”이라고 말했다. 류희림 위원장과 강경필 위원도 같은 의견을 내면서 JTBC에 대해 의견진술이 결정됐다.

12일 KBS 뉴스9 방송화면 갈무리
12일 KBS 뉴스9 방송화면 갈무리

한편 이날 방통심의위는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 보도에서 ‘반대’ 집회 소식을 우선 전하며 ‘찬성’ 집회 영상을 사용한 KBS ‘뉴스5’를 신속심의하겠다고 밝혔다. 

류 위원장은 “집회 관련 뉴스에서 공정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며 한 방송사가 영상과 자막을 뒤바꿔서 크게 문제가 돼 사과 방송까지 했다“면서 ”안건이 몇 건 정도 접수됐나“라고 물었다. 사무처가 ‘지상파 방송팀’으로 이첩된 민원이 없다고 답하자 류 위원장은 ”빠른 시일에 신속심의 할 수 있도록 안건을 올려달라“고 주문했다. 

국민의힘이 KBS ‘뉴스5’ 보도에 대해 문제를 삼았다.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는 12일 “어제(11일) KBS ‘뉴스 5’ 탄핵 찬반 집회 보도는 해괴한 편집으로 탄핵찬성집회가 더 많아 보이도록 했다”면서 “탄핵찬성 집회 장면과 탄핵 반대 집회 장면을 아예 바꿔서 자막을 달아 보도해 탄핵찬성 집회 사진은 인파가 많아 보이고, 탄핵반대 집회는 한산해 보이도록 구성됐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KBS는 같은 날 밤 사과 입장문을 내고 “어제 5시 뉴스에서 탄핵 반대 집회 내용을 전하는 부분에서 탄핵 찬성 집회 화면이 나갔고, 이어 탄핵 찬성 집회 내용을 전하는 부분에서는 탄핵 반대 집회 장면이 나갔다”고 바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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