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SBS가 경영위기로 인한 임원진의 자진 임금 삭감 발표 이틀 만에 구성원들에게 ‘연차·휴가 사용'을 요구했다. 이를 두고 SBS 내부에서 "'사장과 임원도 희생했는데 너희도 희생하라'는 강요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SBS는 16일 인사팀장 명의로 사내에 “14일 경영위원 급여 반납 공지를 통해 확인했듯이 창사 이래 가장 저조한 광고 판매 등으로 올해 경영 수지는 적자가 불가피하고, 작금의 국내외 경기 침체와 방송 산업의 수익성 악화 문제도 단기간 내 해소되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문을 열였다.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사옥 (사진=미디어스)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사옥 (사진=미디어스)

인사팀장은 “다시 한번 힘을 모아야 할 때”라며 “구성원 여러분들께는 이미 지난 6월부터 시행 중인 비상경영 조치에 더하여  2024년 잔여 연차휴가 사용 및 소진에 적극 동참해 주시길 요청드린다”고 공지했다. 인사팀장은 “연차휴가 사용은 여러분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절실히 요구된다”며 “연차 사용으로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회사의 수지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사측의 연차 휴가 소진 요구는 경영진의 자진 '임금 삭감' 발표 이틀 만에 나왔다. 지난 14일 SBS 경영위원회는 올해 SBS 광고매출이 창사 이래 최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사장을 비롯한 임원들의 4분기 급여를 20% 반납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조기호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장은 16일 미디어스에 "사장 및 임원들의 4분기 급여 20% 반납을 따져보면 1년 수억 원의 급여 중 5%를 내놓겠다는 뜻"이라며 "'연차 소진 요청'이라고 썼지만 '협박'으로 들린다"고 밝혔다.  

조 SBS본부장은 "연차 보상 한도를 다 쓸 경우 구성원도 기본급의 4% 이상 삭감되는 수준으로 (자진 임금 삭감은)경영진의 희생으로 볼 수 없다"면서 "'사장과 임원도 희생했는데 너희도 희생하라'는 강요가 아니고 무엇이겠냐"고 말했다. 

SBS는 2024년 1분기 15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했다. 유안타증권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SBS의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2,943억 원, 영업손실은 109억 원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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