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국악방송(사장 원만식)이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직무대행 김태규, 이하 방통위)로부터 지원받은 보조금으로 국악과 관련없는 프로그램을 사들여 '목적 외 사용을 했다'는 야당 비판이 제기된다. 방통위의 보조금 관리·감독이 문제로 지적된다.  

26일 더불어민주당 한민수 의원이 국악방송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악방송은 2022년부터 2023년까지 방통위 보조금에 따른 수익금으로 국악과 무관한 프로그램 17개(2억 8310만원)를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수익금 중 방영권 구매로 사용된 예산은 3억 4천여만 원으로 약 82%에 달하는 금액이 목적 외로 쓰인 것이다.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한민수 의원 페이스북)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한민수 의원 페이스북)

국악방송은 '동물의왕국 베스트20', '생존의 법칙 와일드라이프',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태군노래자랑', '벌거벗은 한국사' 등을 방통위 보조금에 따른 수익금으로 구매해 현재까지 1018회 방영했다. 

국악방송은 문화체육관광부 소관 기관이다. 하지만 방통위로부터 매년 보조금을 지원 받는다. '상업방송에서 소외된 국악 관련 방송을 편성해 방송 복지를 실현한다'는 취지로 방송통신발전기금이 용처에 맞지 않게 지원되고 있다. 보조사업 수행으로 발생한 수익금은 국고로 반환하거나 주무부처와의 협의를 거쳐 보조사업 범위에 맞게 집행해야 한다. 

하지만 2022년·2023년 국악방송 수익금 사용 계획서를 보면, 방통위는 목적 외 사용을 하겠다는 국악방송의 계획을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승인했다. 국악방송은 국악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전통·지역 문화 등에 대한 프로그램 방영권을 구매하겠다고 했고, 방통위는 구두로 사용계획서를 승인했다. 

국악과 관련 없는 프로그램 방영권 구매 명세 (표=한민수 의원실)
국악과 관련 없는 프로그램 방영권 구매 명세 (표=한민수 의원실)

한민수 의원은 "국악방송 지원사업의 수익금 부적정 사용에 대한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야 할 방통위가 이를 소홀히 여겨 2억 8천여만 원의 돈이 목적에 맞지 않게 쓰였다"며 "국악방송 편성으로 국악의 보존 및 대중화에 앞장서야 할 국악방송에서 타 방송사와 다를 바 없는 상업방송이 방영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 의원은 "방통위가 보조금을 교부하고 있는 여러 지원사업에서도 이와 같은 부적정 집행 사례는 없는지 전수조사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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