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국가보훈처가 제43회 5·18 민주화운동 홍보물에 ‘계엄군’을 전면에 내세워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과거 보훈처 '5·18 기념물'에서 '계엄군' 사진은 찾아볼 수 없다. 

보훈처는 “5·18의 과거, 현재, 미래를 보여주려는 시리즈물”이라면서 “과거 사진을 보여주며 ‘5·18 갈등'을 딛고 민주주의를 어떻게 지켜냈는지, 미래 세대는 어떻게 화합할지를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5·18을 시민과 계엄군의 '갈등‘으로 규정했다는 점에서 단순 실수로 치부하기 어려워 보인다.

국가보훈처가 18일 페이스북(왼쪽)과 트위터(오른쪽)에 게재한 사진 갈무리
국가보훈처가 18일 페이스북(왼쪽)과 트위터(오른쪽)에 게재한 사진 갈무리

보훈처는 18일 트위터, 페이스북에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과 계엄군이 대치하는 사진을 게재하고 “5·18민주화운동 기념일,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굳건히 지켜낸 오월정신”이라는 설명 문구를 붙였다.

문제는 해당 사진이 계엄군의 시선에서 광주 시민을 바라보는 구도로 찍혀 ‘오월정신’을 강조한 사진의 설명과 달리 계엄군이 강조됐다는 점이다. 2022년, 2021년, 2020년, 2019년, 2016년 페이스북에 게재된 국가보훈처의 ‘5·18 민주화운동’ 기념 게시물을 확인한 결과 ‘계엄군’이 들어간 사진은 없었다.

해당 게시물에 보훈처가 계엄군 편에서 5·18을 바라본다는 비판 댓글이 쏟아졌다. 한 네티즌은 “사진이 계엄군 편이다. 미친건가”라는 댓글을 달았다. 또 다른 네티즌은 “보훈처가 계엄군 관점에서 5·18을 본다. 윤석열 정권에서 이런 식으로 군부독재를 찬양한다 이건가”라고 지적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국민을 대상으로 진짜 계엄령을 내리겠다는 선전포고냐”라고 비판했다.

왼쪽부터 2016년, 2019년, 2020년, 2021년, 2022년 국가보훈처 페이스북에 게재된 '5.18 기념' 게시물
왼쪽부터 2016년, 2019년, 2020년, 2021년, 2022년 국가보훈처 페이스북에 게재된 '5.18 기념' 게시물

보훈처 관계자는 18일 미디어스에 “과거, 현재, 미래라고 해서 아카이브한 과거 사진을 여러 장 보여주면서 ‘5·18 갈등’을 어떻게 딛고, 민주주의와 인권을 지켜냈는지, 미래 세대는 어떻게 화합할지에 대한 시리즈물 캠페인”이라고 해명했다. 

보훈처 관계자는 “오전에는 과거 사진 두 장, 점심 전에는 현재의 모습이라고 해서 작년 5·18 기념식 사진, 오후 3~4시에 미래세대는 5·18을 어떻게 해석하는지에 관한 사진을 보여줄 예정이다. 갈등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미래세대는 화합이 잘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5·18을 시민과 계엄군 간의 갈등으로 보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보훈처 관계자는 “과거 계엄군과 시민들이 대치했던 팩트를 담은 사진”이라며 “해당 사진은 5·18재단에서 제공받은 사진이다. 사진을 다 올릴 수 없으니, 시민이 주축이 돼 극복하려는 모습 등 5·18 현장을 보여주는 대표 사진 두 장을 꼽은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논란이 된 해당 사진은 현재 삭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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