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2020년 2월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과 관련해 채널A 기자에게 "ㅎㅎㅎ 공작치곤 수준이"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것에 대해 "기억이 안 난다"는 입장을 밝혔다.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동훈 장관이)채널A 기자하고 나눈 대화 내용이 핸드폰 포렌식을 통해서 나온 건데, 당시 뉴스타파가 (김건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보도하자 한 시간 뒤에 이런 대화를 나눴다"며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거론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왼쪽)과 지난 2020년 2월 17일 한 장관이 채널A 기자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 (사진=연합뉴스, 자료=미디어스)

김 의원이 제시한 카카오톡 대화는 검언유착 의혹 수사 과정에서 검찰이 입수한 자료로, 김건희 씨 주가조작 연루 의혹이 처음 보도된 지난 2020년 2월 17일 한 장관이 채널A 기자에게 "기소도 아니고 검찰 송치도 안 된 10년 된 기록이 원본으로 유출? 공작치고는 수준이 ㅎㅎ"라고 말한 내용이다. 해당 카카오톡 메시지의 발화자는 '한동훈 공정거래조세조사부장 중앙지검'이라고 적혀 있다.

김 의원은 "이렇게 당시 (뉴스타파) 보도를 폄하하는 말씀을 하셨던데 기억 나시냐"고 물었다.

한 장관은 "저는 기억이 안 난다"면서도 "저거 경찰이 불법 유출한 걸로 기소돼서 유죄판결 받은 것 알고 계시냐"고 했다. 한 장관이 '공작' 발언에 대한 질문을 유출 경찰관의 형사처벌로 논점을 흐린 것이다.

한 장관의 말대로 뉴스타파에 도이치모터스 내사보고서를 제공한 경찰관은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해당 경찰관은 수사 경험을 쌓기 위해 다른 경찰관에게 요청해 내사보고서를 입수한 것으로 법원 판단을 통해 확인됐다. '공작'과는 거리가 멀다는 얘기다. 또 법원은 "결과적으로 공익에 기여한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이 "제가 지금 여쭙고자 하는 내용과 그 건하고는 무관하다"고 하자, 한 장관은 "제가 의원님 원하는 답만 해야 하는 것 아니다. 지금 여기에 나온 것은 수사기록인데 이런 것까지 유출하시면서 수사기록을 유출하면 안 된다고 말씀하시는 것은 이상할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 의원이 "이 기록은 언론에 나와있는 내용"이라고 반박하자, 한 장관은 약 2초간 답변을 멈췄다. 앞서 미디어스는 지난해 9월 22일 검언유착 사건 수사기록을 입수해 한 장관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보도했다. (관련기사 ▶ 한동훈, '김건희 주가조작 연루' 보도 나오자 대뜸 "공작")

이후 한 장관은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는데, 이 취지가 '10년 된 내사 기록 원본이 유출됐다', 아니 그 부분에 대해서 지금 형사처벌된 게 아니라는 말씀이시냐"며 뉴스타파에 제보한 경찰관의 형사처벌 사실만 강조했다.

김 의원이 "쟁점을 바꾸지 말라"며 "도이치모터스에 대해서 법무부장관이 갖고 있는 선입견에 대해서 물어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하자, 한 장관은 "제가 위원님 입맛에 맞는 것에 대해서만 답변을 해야 하는 것 아니지 않느냐"고 맞섰다.

한편, 한 장관은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과 관련해 김건희 씨가 서면조사를 받은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한 장관은 "소환조사한 바는 없고 서면 조사를 했었다"며 "정확하게 출석 요구를 한 바는 없는데 소환을 위한 변호사와의 협의는 있었다는 게 제가 보고 받은 내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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