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국민의힘이 성소수자를 혐오하는 기독교단체들에게 국회 기자회견장을 제공하고 성소수자 그룹의 노래를 '방송적합' 판정한 지상파 3사를 압박하게 했다. 이들 단체는 지상파 방송 중에서도 MBC에 대해 '광고불매운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여권의 MBC 압박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14일 김상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공영방송 MBC와 KBS·SBS의 기독교 모독, 동성애 선전 노래 방송적합 판정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김상훈 비대위원은 "우리 수도권 기독교총연합 등 여러 기독교 단체에서 기자회견 협조를 요청했다"며 단체 관계자들을 소개했다.

이들 단체가 문제삼은 곡은 성소수자 아이돌그룹 '라이오네시스'의 <It’s OK to be me>다. 기독교단체들은 "난 태초부터 게이로 설계됐어. 내 주께서 정했어"라는 곡의 가사가 기독교를 모독하고 동성애를 선전해 청소년을 비롯한 국민들에게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지상파 3사가 이를 확대재생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독교 단체들은 MBC 박성제 사장, KBS 김의철 사장, SBS 박정훈 사장에게 <It’s OK to be me>에 방송불가 판정을 내려달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원성웅 목사(전 서울시기독교총연합회 대표)는 "MBC에다가 초점을 맞추겠다. MBC는 선악과를 따먹은 행위를 한 것"이라며 "언론자유의 경계를 넘어선 오리지널 신(Original Sin, 원죄)을 범했으므로 사회적 규탄뿐 아니라 세상을 창조하시고 감찰하시는 하나님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 목사는 "MBC는 성소수자의 인권을 보호한다는 미명하에 우리 국민 대다수인 건강하고 상식적인 국민의 윤리와 질서를 혼란시키고 가정을 해체시키는 범죄행위 적극 가담했다"며 "MBC는 비과학적인 정보들을 의도적으로 이용해 무신론적 사상을 퍼뜨리려 한다. 애국적 기독교인들과 동성에 법제화에 반대하는 그리스도의 군병들은 모두 하나가 되어 이단 종파의 거대한 성체가 되어가는 MBC를 저지하는 일에 동참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 목사는 "만약 MBC가 기독교계를 무시할 경우 우리는 MBC 시청거부, 광고거부, 광고된 상품 불매운동에 들어갈 것을 천명한다"고 했다. 기자회견 주최자인 김상훈 비대위원은 앞서 삼성 등 대기업을 향해 MBC에 대한 광고불매 운동을 촉구해 언론탄압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지난해 11월 김상훈 비대위원은 당 회의에서 "MBC는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악의적·의도적 비난으로 뉴스를 채워왔다"면서 "MBC를 편파·왜곡방송으로 규정해 광고기업 제품 불매운동에 동참, 서명한 사람이 33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이분들은 사회적 기업이자 국민 기업인 삼성 등이 MBC에 광고를 제공하는 것을 즉각 중단해야 하고, 이는 선택이 아닌 의무라고 역설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MBC,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기자협회 등은 언론탄압이라고 반발했다.

라이오네시스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신곡<It’s OK to be me>에 대해 MBC 심의실은 방송불가 판정을 내린 후 재심의를 거쳐 방송적합 판정을 내렸다. MBC 심의실은 애초 '기독교를 자극하는 측면이 있다'는 이유로 방송불가 판정을 내렸다.
이에 라이오네시스는 "심의 심사 결과가 ‘자신을 긍정하자‘는 골조의 메시지, 혹은 가수가 동성애자라는 사유에 의한 것이라면 아쉽게도 저희로서는 MBC의 심의 규정을 준수한 음악을 제작하지 못할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MBC 공영미디어국은 라이오네시스에 사과했고, MBC 심의실은 재심의를 통해 '종교를 자극하는 의도로 보이지 않고 자신을 위로하는 성격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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