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MBC가 성소수자 아이돌그룹 ‘라이오네시스’ 신곡에 대한 방송 불가 판정을 거둬들였다.
국내 최초 성소수자 그룹 라이오네시스는 지난 16일 신곡 <It’s OK to be me>를 발표했다. 성소수자 커뮤니티를 응원하고 연대하는 내용으로 MBC 음원 심의실은 ‘동성애’라는 이유로 ‘방송 불가’를 결정했다.

라이오네시스는 17일 SNS에 '불가 사유: 동성애'라는 MBC 심의팀 입장문을 첨부했다. 라이오네시스는 “심의 심사 결과가 ‘자신을 긍정하자‘는 골조의 메시지, 혹은 가수가 동성애자라는 사유에 의한 것이라면 아쉽게도 저희로서는 MBC의 심의 규정을 준수한 음악을 제작하지 못할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재심의 요청은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MBC 심의팀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불거졌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19일 개인 페이스북에 “대체 뭐가 문제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MBC는 20일 해당 곡에 대한 재심의를 거쳐 ’방송 적합‘ 결정을 내렸다. 라이오네시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MBC 공영미디어국으로부터 ’자세한 설명 없이 단답으로 사유를 안내한 것을 포함해 이번 심사 과정에서 벌어진 일과 그로 인해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에 대해 직접 사과했다‘”고 전했다.
라이오네시스는 “별도의 재심의 요청 과정을 거치지 않고 <It’s OK to be me>에 관한 심의 과정을 다시 진행해 ‘방송 적합’ 판정으로 결과가 정정됐고, 재발 방지를 약속해 줬다”며 “구성원 모두는 MBC 공영미디어국의 빠른 대처와 진심이 담긴 말을 이견없이 좋은 마음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건식 MBC 공영미디어국장은 21일 미디어스에 “애초에 ‘동성애’ 때문이 아닌 기독교를 자극하는 측면이 있어서 방송불가 판정을 받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MBC 심의위원회는 위원 7명으로 구성되며 다수결로 방송 여부를 결정한다. “난 태초부터 게이로 설계됐어. 내 주께서 정했어”라는 가사가 종교 갈등 소지가 있어 4대 3으로 방송불가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박 국장은 “심의팀 직원이 이 결과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설명없이 ‘동성애’ 세 글자만 적힌 문자를 보냈던 것”이라며 “어쨌거나 우리가 굉장히 큰 잘못을 했다. 해서는 안 되는 잘못을 해서 가수 측에 죄송하다고 사과를 하고 해당 곡에 대한 재심의를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국장은 “첫 심의에서 ‘방송불가’ 의견을 냈던 분이 재심의에서 ‘종교를 자극하는 의도로 보이지 않고 자신을 위로하는 성격으로 보인다’고 입장을 바꿨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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