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지난 대선 때 윤석열 캠프에서 활동했던 황상무 전 KBS 앵커가 IT 유관기업 민간단체 한국정보산업연합회(FKII, 이하 정산연) 상근부회장에 내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2020년 최민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산연 상근부회장에 취임하자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권이 자리를 챙겨줬다고 비난했다.
20일 정산연 관계자는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황 전 앵커가 상근부회장으로 취임하는 게 맞냐'는 질문에 "아직 내부적으로 알리지 않았지만 내정은 됐다"며 "오는 2월 정기총회에서 임원선임 결과가 나온다. 현재는 공석"이라고 밝혔다.

강원도 평창 출신인 황 전 앵커는 1991년 KBS에 기자로 입사해 뉴욕 특파원, 사회1부장, 주말·평일 앵커 등을 역임했다. 황 전 앵커는 2020년 11월 KBS를 퇴사했으며 2021년 12월 국민의힘에 입당해 윤석열 캠프에 합류했다. 2018년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소속 기자들은 황 전 앵커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고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 등과 관련해 왜곡보도를 했다며 사퇴를 요구했다.
그는 윤석열 캠프에서 선거대책본부 언론전략기획단장을 맡아 방송 토론 참모로 활동했다. 이 가운데 한국기자협회가 주최하고 JTBC가 주관하는 두 번째 대선후보 4자 TV토론이 무산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는 당시 페이스북에 "협상은 내가 결렬시키고 나왔다. 주최 측인 기자협회가 심하게 좌편향돼 있고, 방송사는 종편 중 역시 가장 좌편향된 JTBC 때문"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기자협회가 사과를 요구하자 "도가 지나쳤다"며 사과했다.
대선 이후 황 전 앵커는 강원도지사, 한국관광공사 사장에 도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강원도지사 후보로 황 전 앵커를 단수 공천했으나 5·18 광주민주화운동 망언 등으로 공천에서 배제된 김진태 전 의원이 사과의 뜻을 밝히자 기존 결정을 뒤집었다. 후보 경선에서 황 전 앵커는 김 전 의원에게 패배했다. 황 전 앵커는 지난해 7월 강원도 원주에 본사를 둔 한국관광공사 사장에 김장실 전 의원이 내정되면서 공모를 철회했다. 현재 황 전 앵커는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지난 2020년 9월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례없는 '일자리 불황' 속 출마 봉쇄된 최민희 전 의원은 연봉 1억 7500만 원짜리 '일자리 호황'>이라는 글을 올려 최 전 의원의 정산연 상근부회장 취임을 비난했다.
조 의원은 "IT 유관 기업 단체인 정산연의 회장단에는 SK텔레콤 사장, LG CNS 사장 등이 들어가 있다. 최 전 의원이 정보통신 분야의 전문가라거나, 권위자라는 이야기는 일찍이 듣지 못했다"면서 "최 전 의원이 인연이 없는 곳에서 고액의 일자리를 구한 것은 친문(親文)에 대한 논공행상 차원에서 정권이 청을 넣은 것인지, ‘민간’ 단체가 스스로 알아서 기었든지, 최 전 의원의 ‘마음속 청탁’을 단체 관계자들이 관심법(觀心法)으로 꿰뚫어 봤든지 셋 중 하나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조 의원은 "공공기관이 아닌 민간단체 영역에까지 알 수 없는 비전문가 채용 현상이 나타나는 것도 심각한 일"이라며 "문재인 정권은 의리가 있다. 충성하면 끝까지 챙겨준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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