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미국 중간선거에서 젊은 세대 주류 SNS인 ‘틱톡’의 영향력이 증가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 주류 언론사도 틱톡을 적극 활용했다. TV·신문 영향력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상황에서 틱톡 전략은 성공 여부를 떠나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KBS 공영미디어연구소는 지난달 30일 발간한 ‘해외방송정보 12월호’에서 미국 중간선거에서 작용했던 틱톡의 영향력을 분석했다. 후보자들이 틱톡 숏폼을 선거 운동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등 틱톡의 영향력이 급증했다. 크리스티나 카파티네스 CBS 소셜미디어 트렌딩 콘텐츠 담당 부사장은 이번 중간선거를 ‘틱톡 선거’라고 말하기도 했다.

tiktok(사진=PIXABAY)
tiktok(사진=PIXABAY)

미국 정치 비영리 단체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동맹'(Alliance for Securing Democracy)에 따르면 민주당과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자 중 30%가량이 틱톡 계정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체 하원의원 후보자 15%가 선거에 틱톡을 활용했다. 특히 민주당 후보가 틱톡을 선거에 더 많이 이용했다.

KBS 공영미디어연구소는 “틱톡은 30대 이상보다 10대와 20대의 비율이 매우 높다”며 “틱톡을 통해 뉴스를 보고 있는 Z세대는 상당히 많다. 틱톡에서 새로운 젊은 층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언론사들도 틱톡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워싱턴포스트(The Washington Post)는 기자 3명으로 구성된 틱톡 전담 팀을 운영했다. 해당 팀은 자사 기자들을 틱톡에 출연시키거나 기사를 노출시켰다. 또 워싱턴포스트는 틱톡 스튜디오 벽(Tiktok Studio wall)을 제작해 투표 당일 상황을 추적하고 방송했다. 일종의 선거 스크랩북과 같은 역할이다. 

워싱턴포스트 기자들은 개별 SNS를 통해 중간선거 과정을 직접 전하기도 했다. 일례로 카밀라 드샬루스(Camila DeChalus) 정치부 기자는 팔로워가 1만이 넘는 개인 틱톡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틱톡에 정치뉴스와 중간선거 관련 취재 기록을 지속적으로 게재했다.

NBC, ABC 등 지상파방송은 틱톡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뉴스를 전달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NBC는 선거 당일 오후 5시를 전후로 틱톡에 뉴스 라이브를 송출했는데, 뉴스 길이를 이용자의 반응에 따라 가변적으로 운영했다. 캐서린 킴(Catherine Kim) 글로벌 디지털 뉴스 부사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NBC뉴스는 틱톡에서 떠도는 잘못된 뉴스를 팩트체크하는 코너도 운영해 사실 보도에 주력했다”고 밝혔다. NBC는 이날 스트리밍 방송이 향후 틱톡 운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체크했다.

KBS 공영미디어연구소는 중간선거 기간 미국의 뉴스 미디어들은 틱톡에 기성언론의 최대 강점인 안정감과 신뢰성이 있는 기성 언론 뉴스 콘텐츠를 유통했다며 “이들은 틱톡에서 가짜 뉴스와 오남용 정보들이 유통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신뢰와 권위의 소스라는 점이 강조되기를 바랐다”고 전했다.

워싱턴 포스트, NBC, CBS 틱톡 콘텐츠 갈무리(사진=틱)
워싱턴 포스트, NBC, CBS 틱톡 콘텐츠 갈무리(사진=틱톡)

워싱턴포스트는 틱톡 콘텐츠에 ’워싱턴포스트 틱톡 팀‘ 로고를 넣었다. CBS는 틱톡 계정에 TV뉴스 클립을 더 많이 유통시켰으며 뉴스 진행자 노라 오도넬(Norah O’Donnell)은 틱톡 이용자를 위해 뉴스 스튜디오에서 직접 선거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하기도 했다. CBS뉴스는 “틱톡이 오남용 정보로 가득 찬 플랫폼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날 저녁 지상파 방송에서 송출된 뉴스를 더 많이 송출했다”고 밝혔다.

한편 중간선거 기간 TV 시청률은 급락했다. 미국 13개 TV 방송사에서 중계된 중간선거 프라임타임 시청자 수는 지난 2018년에 비해 30%가량 하락했으며 TV 시청자 중 18~34세 비율은 7%(2540만 명)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프라임타임 시청자의 65%는 55세 이상이었다. TV 시청률이 가장 높은 언론사는 폭스 뉴스(Fox News)로 프라임타임 시청자는 720만 명이다. 이는 2위인 ABC 뉴스(330만 명)보다 2배가량 많은 수치다. 특히 젊은 세대의 TV 시청이 급감했다. 

KBS 공영미디어연구소는 “중간선거에 낙태, 총기 문제 등 젊은 세대가 관심 가질 만한 요소가 많았음에도 TV로 모이지 않았다”며 “특히 2022년 들어 미국인들의 뉴스에 관한 관심이 떨어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2022년 TV 시청률 하락에 공영미디어연구소는 ▲잇따른 대형 뉴스로 인한 피로감 ▲경기 침체 등이 작용했다고 전했다. 

KBS 공영미디어연구소는 “중간선거를 계기로 메인 스트림이 틱톡으로 옮겨오는 실험도 이제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10대 오디언스의 취향이 20대와 30대가 되었을 때도 유지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틱톡은 미디어들에 미래 10년을 위한 ‘새로운 영토’ 개척을 위해 중요한 장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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