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홍준표 대구시장이 자신에 대한 비판기사를 이유로 연합뉴스 구독을 끊겠다고 말했다.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는 '뉴스통신법'에 근거해 정부와 뉴스정보 구독계약을 체결하고 구독료를 받고 있다. 

홍 시장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연합뉴스 통신 구독료를 우리 대구시에서는 1년에 1억 원 가까이 낸다고 하는데, 공무원들이 이를 컴퓨터로 찾아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오늘부터 구독료 납부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홍준표 대구시장, 연합뉴스 사옥 (사진=연합뉴스)
홍준표 대구시장, 연합뉴스 사옥 (사진=연합뉴스)

홍 시장은 "이건 아마 전국 지자체 모두 해당되는 사항일 것이다. 스마트폰 뉴스 시대에 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 늘 해오던 관성으로 전국 지자체가 구독료를 TV시청료 강제 징수 당하는 느낌"이라며 "세금 낭비라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국가기간 통신망으로 그 기능이 회복돠면 그때 재구독 여부를 고려할 생각"이라고 했다. 

전날 연합뉴스는 기사 <홍준표 대구시장, 구내식당 '별궁' 등 과잉 의전 구설수>에서 "홍준표 대구시장 취임 후 구내식당에 간부 전용석이 생기고, 출근길 청사 앞 1인 시위를 막는 등 과도한 의전이 집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는 대구시 총무과가 이달 초부터 구내식당에 2개의 칸막이를 통해 홍 시장과 직원들의 동선을 분리하고 있어 직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좌석 20여개가 사라졌다고 전했다. 또 연합뉴스는 대구시가 홍 시장 동인동 청사 앞 출근길 인도에 통제선을 설치, 집회·시위를 할 수 없게 해놨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는 동인동 청사 앞 인도위에는 한 남성이 6개월째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며 이 남성은 통제선 밖으로 밀려났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7월 19일 <홍준표 대구시장, 구내식당 '별궁' 등 과잉 의전 구설수> 갈무리

홍 시장은 연합뉴스 보도 당일 "참 못된 기사가 떴다"며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홍 시장은 페이스북에 "구내식당에 직원들 대부분 식사 하고 난 뒤 12시 30분에 가서 같은 식단으로 구석진 자리에 가림막 하나 설치했다고 그것을 별궁이라고 하지 않나, 시청 청사내 들어와서 1인 시위 하는 것은 부당하니 시청 청사 밖에서 1인 시위 하라고 원칙적인 지시를 하니 과잉단속이라고 하지 않나. 참 어이가 없다"고 썼다. 

이어 홍 시장은 "시정개혁에 불만이 있으면 그걸 정면으로 비판해야지 되지도 않은 가십성 기사로 흠집이나 내 볼려는 참 못된 심보"라며 "그러면 공무원들이 컴퓨터로 보지도 않는 통신 구독료를 전국 지자체마다 한 해 수천만 원씩 거두어 가는 것은 올바른 처사인가. 그것부터 한 번 따져보자"고 했다. 

연합뉴스 뉴스리더 서비스
연합뉴스 뉴스리더 서비스

문화체육관광부는 매년 연합뉴스에 정부구독료 명목으로 300여억 원의 예산을 집행한다. 정부구독료는 '공적기능 순비용'과 '뉴스사용료'로 구분된다. 이 중 뉴스사용료는 연합뉴스가 정부부처에 제공하는 뉴스서비스 대가 성격이다. 연합뉴스가 정부 부처에 단말기를 두면, 정부부처는 이를 통해 연합뉴스 기사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폰과 포털을 통해 뉴스가 소비되고 연합뉴스 역시 실시간으로 포털에 뉴스를 송출한다는 점에서 해당 서비스가 필요한 것이냐는 지적이 제기돼 왔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홍 시장의 구독 중단 결정은 자신에 대한 비판 기사로부터 시작됐다는 점에서 '언론 길들이기' 논란을 동반할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 대구시당은 20일 논평에서 "홍 시장이 연합뉴스 구독료 납부를 취소하겠다고 했다. 전날 연합뉴스 기사에 대해 홍 시장이 '참 못된 기사'라고 비난하고 나서 16시간 만에 일어난 일"이라며 "언론에 재갈 물리기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정치를 좀 대국적으로 하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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