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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증'하고도 버티던 정성근, 왜 자진 사퇴했을까?전방위 압박과 추가 폭로 부담… 대통령 의중 시선도
한윤형 기자 | 승인 2014.07.16 10:39

16일 오전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후보자가 자진 사퇴의 의사를 표했다. 정성근 후보자는 “다 설명해 드리지 못하는 부분이 있습니다만 그냥 물러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며 자진 사퇴 이유를 밝혔다. 또 머리를 숙이며 “공직후보자로서 국민 여러분께 희망을 드리지 못하고 어지럽혀 드렸다”면서 “용서를 빈다”고 말했다. 보수언론과 여당 내에서도 정성근 후보자 임명 강행에 대한 뚜렷한 반발 기류가 보이던 참이었다.

   
▲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10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중동' 사설도 비판한 정성근

16일자 <조선일보>는 <인사 파동에 대한 朴대통령식 해법 遺憾>란 제목의 사설에서 “정성근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한 위증은 그의 말대로 '결과적인 거짓말'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없는 사실을 지어냈다가 스스로 거둬들인 것이다. 여당 사람들조차 고개를 저었다 (...) 임명장을 주는 것은 대통령의 권한이지만 그 전에 먼저 이 문제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해야 한다. '교육부 장관 후보자를 포기했으니 정 후보자는 밀어붙여도 될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 옳지 않다. 국민이 그렇게 양해해 주기에는 그동안 청와대의 인사 실패가 너무 크고 잦았다”라고 비판했다. <중앙일보>와 <동아일보>의 경우 아예 사설 제목을 <'거짓말 후보'가 정부 대변인 될 수 있나>와 <‘거짓말 정성근’ 임명 강행하면 국격은 어찌 되나>로 가져가며 정성근 후보자를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새누리당 '친이계', 정성근을 겨냥하다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도 16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정성근 문화체육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 강행 움직임과 관련해 청와대에 쓴소리를 냈다. 이재오 의원은 “인사가 오만하게 나오면 국민들은 그 권력을 믿지 않는다. 청와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당 지도부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라면서, "당장 인사에 있어서, 국민 대다수가 '그 사람은 아니다'라고 하면 그 사람은 아니어야(임명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 의원은 "이 점에 대해 당 지도부가 바른 소리를 청와대에 공식적으로 전달해야 한다. 국무위원으로 부적격하다, 이런 얘기를 당 지도부가 해야지 누가 하겠느냐"고 덧붙였다.
 
같은 자리에서 새누리당 정병국 의원 역시 "장관 인사 과정에서 국민의 소리가 어디에 있는가, 제대로 국민의 소리가 대통령께 전달이 되고 있는가 하는 부분에 대해서 첫 출발부터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병국 의원은 "지명을 잘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인사청문회를 하는 이유는 그런 과정을 거르기 위해서다"라며 "대통령께서도 진정한 국가개조를 원한다면 이런 부분부터 원칙을 지켜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 역시 "최근 인사 문제 등으로 국민적 우려와 안타까움들이 많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과거로 돌아가는 듯한 그런 이미지를 남겨서는 안된다. 2기 내각 출범은 인사부터 미래를 향한 것으로 국민에게 다가가야 한다"고 비판했다. 세 명의 의원은 모두 친이계로 분류된다. 
 
   
▲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청와대의 인사를 겨냥해 "국민 대다수가 아니라면 안 해야죠"라며 당 지도부가 공식 의견을 청와대에 전달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가폭로 우려했나, 대통령 의중인가
 
그러나 대통령과 청와대에 쓴소리를 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김무성 새누리당 신임대표는 일단 대통령의 의중을 거스르지 않는 길을 택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신임대표는 KBS 라디오와 SBS 라디오에 잇달아 출연해 "다소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사실과 달리 과장되게 알려져 있고 또 두 분의 입장에서는 억울한 면도 많이 있는 것 같다"면서 "그래서 그러한 모든 걸 감안해서 최종 결정된 만큼 협조해주시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부탁드린다"라며 야당의 협조를 부탁했다. 
 
정성근 후보자의 자진 사퇴는 추가적인 폭로를 우려한 것이라는 해석이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SBS 라디오 <한수진의 SBS 전망대>에 출연해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관련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제보가 들어온 여러가지 사안들이 있다”며 “교문위원들이 ‘입에 담기조차 싫은 내용’이라고 이야기했다”며 임명 강행의 경우 추가 폭로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성근 후보자가 이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자진 사퇴라는 길을 택했을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한편 정 후보자의 자진 사퇴가 개인적 판단이 아니라 사실상 대통령과 청와대의 종용이라는 시선도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5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한 5명의 장관 후보자를 임명했지만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와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재가하지 않았다. 세 사람에 대한 지명 철회가 부담스러웠던 박 대통령이 김명수 교육부장관 후보자에 대해선 지명 철회를 선택하고 나머지 두 사람에 대해서는 자진 사퇴를 유도했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정종섭 후보자에 대해선 임명 재가를 한 것으로 추가로 알려졌기 때문에 애초 박 대통령의 의중이 정확히 어땠는지는 짐작하기가 힘들게 되었다.
 

한윤형 기자  a_hrima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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