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민주언론시민연합이 활동가 전원 사직 사태와 관련해 “사무처 활동가들의 고언을 새기고 뜻을 반영해 구조적 쇄신과 책임 있는 대응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17일 임시 이사회를 개최한 민언련은 “활동가들의 집단사직에 대해 깊이 통감하며, 신태섭 상임공동대표와 신미희 사무처장은 사임한다”고 사내 공지했다. 사임 일자는 오는 19일이다. 민언련은 20일부터 기존 임시확대운영위원회를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하고, 내년 1월 정기총회 때까지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오전 민언련 상근 활동가 7인 전원은 사직서를 제출하고 <활동가로서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우리는 민언련을 떠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전직 활동가 10명과 2014년 평화연대 집단사퇴 활동가 일동, 참여연대 노동조합, 환경운동연합 노동조합 등도 성명에 동참했다.
민언련 활동가 일원은 “현 사무처장 임기 내내 그의 전횡과 폭력적 언행, 위계적 의사소통 방식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면서 “사무처 업무는 일관성 없이 사무처장의 기분에 따라 방향성이 달라졌고, 사무처장은 이를 개선하려는 활동가들의 의견을 공격으로만 받아들였다. 사무처장의 기분과 의중을 살피는 ‘심기 의전’을 수행해야 했다”고 고 비판했다.
활동가 일동은 “위계와 ‘까라면 까’ 식의 의사결정구조 속에서 책임자들은 문제를 회피하거나 개인화했다”며 “그 결과 많은 활동가들이 버티지 못한 채 조직을 떠날 수밖에 없었고, 다음 세대를 이을 활동가 재생산에도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활동가들은 조직 내 공식∙비공식 경로를 막론하고 사무처장의 위계적 소통방식과 내로남불식 조직 운영, 폭력적 언사로 인해 괴롭다고 호소했다”면서 “하지만 이에 대한 실질적 대응이나 책임 있는 조치는 어디서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짚었다. 활동가 일동은 “사무처장의 사직과 사무처 변화 필요성을 피력했지만, 이사회는 상황을 방치하고 오히려 사무처장 사직 시기를 연기하는 결정을 내렸다”면서 “사무처장 임기조차 없는 민언련에서, 활동가들은 조직의 상황이 나아지리란 일말의 희망조차 잃게 됐다”고 했다.
활동가들에 따르면 신미희 사무처장은 지난해 12월 말부터 올해 중순까지 여러 차례 사직 의사를 밝히고 철회하는 상황을 반복했다. 활동가들은 지난 9월 이사회에 신 사무처장의 사직과 조직 시스템 개선을 공식 요구했고, 이사회는 ‘10월 말 사무처장 업무를 종료하고 그 시점까지 인수인계를 마친다’는 안건을 의결했다. 그러나 다음 달 이사회에서 인수인계 기간을 내년 1월까지 연장하는 안건이 다시 통과되면서 활동가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활동가들은 최근 이사회에서까지 기존 결정이 유지되자 집단 사직에 나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