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박대형 기자] 유명 베이커리 '런던베이글뮤지엄'의 20대 직원이 과로로 숨졌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최근 5년 과로에 따른 뇌심혈관계 질환으로 목숨을 잃은 노동자가 1000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근로복지공단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뇌심혈관계 질환 산재사망 승인 건수는 총 1059건에 달했다.

런던베이글뮤지엄 매장 (연합뉴스)
런던베이글뮤지엄 매장 (연합뉴스)

연도별 뇌심혈관계 질환 산재사망은 ▲2021년 289건 ▲2022년 222건 ▲2023년 186건 ▲2024년 214건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8월까지 148건의 산재사망이 승인됐다. 뇌심혈관계 질환 산재 신청은 최근 5년간 9839건으로 1만건에 육박했다. 이 가운데 산재로 승인된 건은 총 3345건이다.

뇌출혈·뇌경색·심근경색 등에 의한 산재사망에서 과로사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 이학영 의원은 "주 52시간제가 도입됐음에도 높은 노동 강도와 과도한 야간 근로가 여전해 과로사가 지속되고 있다"며 "과로사가 의심되는 사업장에 대해 철저한 근로감독을 통해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비극적 희생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는 29일 런던베이글뮤지엄 인천점과 운영사인 주식회사 엘비엠(LBM) 본사에 대 기획감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20대 직원의 과로사 의혹과 관련해 장시간 근로 문제와 추가 피해 여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또 휴가·휴일 부여, 임금체불 등 기타 노동관계법 위반 사항도 집중 점검해 엄정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고용노동부 로고 (연합뉴스)
고용노동부 로고 (연합뉴스)

런던베이글뮤지엄 인천점에서 근무하던 A 씨는 지난 7월 회사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해 5월 입사한 A 씨는 신규 지점 개업 준비와 운영 업무를 병행하며 극심한 업무 부담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 측은 A 씨가 사망 1주일 전 주 80시간 12분가량 일했고, 그 이전 석 달간 매주 평균 60시간 21분 일했다고 주장했다. 유족이 지난 22일 근로복지공단에 산재를 신청했으나 런던베이글뮤지엄 측은 과로사 의혹을 부인하며 관련 자료 제공을 거부했다.

정의당은 29일 "엘비엠은 14개월간 주당 평균 근로시간이 44.1시간이라고 주장하면서 유족 측 주장인 58~80시간이 허위라고 나서고 있다. 하지만 유족 측이 주장하는 근로시간은 사망 직전 12주간에 관한 것이므로 사측은 사실을 호도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정의당은 "고인의 카카오톡 기록, 교통카드 이력 등 객관적인 근거를 통해 과로한 정황들이 명백히 드러나고 있다"며 "이미 엘비엠이 고인과 근로기준법상 1주 연장근로 한도인 12시간을 초과하는 주 14시간 이상의 초과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회사가 스스로 법정 기준을 초과하는 과도한 근로를 예정했음을 입증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론화 직후 사측에서 직원들 입단속에 나섰다는 정황도 보도됐다. 유족에게 '양심껏 행동하라'며 적반하장으로 나오고 직원들의 입막음을 시도하는 엘비엠의 무도한 행태는 부도덕한 정도를 넘어 '인면수심'이라는 말밖엔 표현할 말이 없을 지경"이라고 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높은 연 매출을 자랑하던 유명 베이글 카페에서 미래를 꿈꾸며 일하던 20대 청년이 생을 마감한 것이 너무 가슴 아프다"며 "철저히 진상규명하고, 법 위반 확인 시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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