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박장범 KBS 사장이 수신료통합징수법 시행 첫날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말해 여당의 빈축을 샀다. 전날 KBS는 보도자료를 통해 “내일부터 수신료 통합징수가 본격 시행된다”면서 ‘제2의 창사’ 수준의 공공성 강화를 약속했다. 

박 사장은 2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오늘은 KBS에 굉장히 중요하고 의미 있는 날 아니냐. 어떤 날이냐”는 더불어민주당 이정헌 의원 질의에 “글쎄,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박장범 KBS 사장이 2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한국방송공사(KBS), 한국교육방송공사(EBS), 문화방송(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박장범 KBS 사장이 2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한국방송공사(KBS), 한국교육방송공사(EBS), 문화방송(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정헌 의원이 “모르냐”고 재차 물었으나 박 사장은 “네”라고 답했다. 이 의원이 “수신료 통합징수법이 시행되는 첫날”이라며 “다음 달부터 수신료와 전기요금 통합고지가 재개된다”고 지적하자, 박 사장은 “11월 1일부터 실질적으로 (통합고지를) 하기로 했다. 말일 날은 여러 혼란이 빚어진다”고 해명했다. 

KBS는 전날 보도자료를 내어 “내일부터 수신료 통합징수가 본격 시행된다. 11월부터 전기요금 고지서에 TV 수신료가 함께 청구된다”며 “수신료 통합징수로 시청자들의 수신료 납부 편의성은 개선되고, KBS는 공영방송의 재원 안정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KBS는 공익 콘텐츠 확대 방침을 발표하고 “‘제2의 창사’ 수준으로 공영성, 공공성, 공익성 강화 계획을 재정비해 국민이 내주시는 수신료의 가치에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전날 KBS가 배포한 보도자료 갈무리
전날 KBS가 배포한 보도자료 갈무리

이훈기 민주당 의원은 박 사장 취임 이후 KBS의 콘텐츠 경쟁력이 급락했다며 사퇴를 요구했다. 이 의원은 “지난 8월까지 KBS의 누적 적자는 676억 원이고, 이 중 수신료 미징수에 따른 적자는 359억 원”이라며 “광고 매출을 보면 박장범 사장의 경영 능력이 없다는 게 증명된다”고 지적했다.

이훈기 의원에 따르면 올해 KBS의 지상파 방송 광고 점유율이 21.3%를 나타냈다. MBC 광고 점유율은 41.4%로 둘의 격차는 20.1%p다. 또 지난 KBS는 지난 2, 3월 두 달 연속 90억 원의 광고 수익을 기록했다. 최근 2년 KBS2TV의 전시간대 기준 채널 시청률이 지상파 3사 중 최하위를 나타냈다. 

이훈기 의원은 “2월과 3월 광고 판매가 90억 원인데, 100억 원도 못 넘긴 것은 KBS 역사상 거의 처음인 것 같다”면서 “메인뉴스 시청률은 2021년까지 거의 10%대를 유지했는데 지금은 거의 반토막이 났다. 그 기간 MBC는 두 배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편파 보도에 따른 시청자 신뢰도, 시청률, 광고 점유율 하락 등 KBS가 침몰하고 있다. 2년 연속 1000억 원의 적자가 예상되는데 거의 회생불능인 것”이라며 “KBS 추락에 박장범이 있다. 경영 능력 제로 박장범 사장은 이제 그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박장범 사장은 “KBS 시청률 하락 원인에 대해 분석했는데, 동의하는 부분도 있고 동의하지 않는 부분도 있다”며 “내년에는 적자를 벗어나기 위한 균형 예산을 편성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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