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자녀 특혜’ 질의에서 문해력의 정도를 드러내는 촌극을 벌였다. 

배 의원은 ‘자녀가 소정의 절차를 거쳐 취업했다’는 최 후보자의 해명에 대해 “보통 취업생은 소정의 절차가 아닌 고난의 절차를 거친다”고 말했다. 소정은 간단하다는 게 아니라, 정해진 바를 의미한다. 배 의원은 아나운서 출신이다.  

YTN 유튜브 채널 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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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의원은 2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최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자녀 특혜 의혹’을 파고들었다. 최 후보자 자녀는 2016년 4월 미국 뉴욕대학교 스턴 비즈니스 스쿨을 졸업한 뒤 같은 해 네이버가 760억 원의 출자금을 들여 미국에 설립한 웨이브미디어에 취업, 2019년 12월까지 근무했다.

이에 최 후보자가 2015년 6월까지 네이버 전신 NHN 사장을 지내는 등 자녀 채용 과정에 특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 후보자 자녀는 해당 업체에 근무할 당시 미국 영주권을 취득했다고 한다. 

배 의원은 최 후보자에게 “자신이 쌓아 온 네트워크를 통해 (자녀를) 좋은 회사에 채용시키기 위해 편법을 써 온 것으로 보인다. 대단히 교활하게 비춰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배 의원은 “미국에서는 대학을 갓 졸업한 신생 사회 초년생에게 770억 원 자본 출자한 법인에다가 마케팅 책임자를 덜컥 넣는 전례가 있냐”며 “후보자는 관련 보도가 나온 이후 ‘우리 딸이 학교에서 상위 15%에 해당하는 우수한 성적으로 나왔고 소정의 절차를 거쳐 적법한 과정으로 취업했다’고 해명했는데, ‘소정의 절차’라는 말이 웃기다”고 했다.

배 의원은 “보통 취업생들은 소정의 절차를 거치지 않는다. 엄청나게 고난의 절차를 거쳐서 취업에 성공한다”며 “후보자 딸이 경력을 최우선으로 하는 미국 법인에 대학 졸업하자마자 마케팅 책임자로 갔는데 국민이 보기 이상하지 않겠나. 소정의 절차는 어떻게 거쳤냐”고 따져물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2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2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에 대해 최 후보자는 “소정의 절차는 간단한 절차를 거쳤다는 뜻이 아니고 웨이브미디어가 설정한 채용 프로세스를 다 거쳤다는 것”이라며 “네이버는 전임 대표자가 이야기한다고 해서 채용을 받아주는 곳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자녀가 웨이브미디어에) 지원한 것도 나중에 들었다”라며 “아빠가 이전에 다녔던 연이 있는 회사라는 이유만으로 거기 가서는 안 된다고 얘기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딸이 4학년이던 2015년 10월에 미국의 한 글로벌 회계법인에 합격했고, 이후 잠시 한국에 들어와서 친구의 권유로 네이버에서 시장조사를 하는 아르바이트를 하게 됐다”며 “그때 네이버가 미국에서 스타트업 회사를 차린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회계법인 대신) 지원하게 된 것으로 나중에야 들었다”고 설명했다.

여당에서도 최 후보자의 자료제출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후보자가 오늘 하루만 대충 여당의 비호 아래 넘어가면 '내가 장관이 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버려야 한다"며 "자료 제출 요구에 대한 국민의힘 의원들의 지적을 보니까 당연히 지적받을 만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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