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오춘성 칼럼] 2025년 대한민국은 큰 내홍을 겪었다. 정치적 분열과 사회적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국민은 어느 때보다 ‘국가’와 ‘지도자’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되었다. 바로 이런 시기, 한 가지 상징적 사건이 있었다. 전북특별자치도가 2036년 하계올림픽 국내 유치 후보지로 선정되며, 지방에서 국가의 미래를 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올림픽은 단지 경기의 축제가 아니다. 인간이 지켜야 할 룰, 전 인류의 통합, 그리고 최선을 다해 세계의 정점에 오를 수 있는 기회를 상징한다. 1988년 서울올림픽이 그랬다. 군사정권 시절의 통치수단이라는 오해에도 불구하고, 민주화와 개방, 경제적 도약의 전환점이 되었고, 수십조 원의 경제효과와 국민 자긍심의 상승으로 이어졌다. 위기 속에서 탄생한 성공이었다.

지난 1월 6일 오후 전북 김제시 새만금 33센터에 2036 전주 하계올림픽 현장 실사단을 환영하는 인파가 몰려 있다. [전북특별자치도 제공=연합뉴스]
지난 1월 6일 오후 전북 김제시 새만금 33센터에 2036 전주 하계올림픽 현장 실사단을 환영하는 인파가 몰려 있다. [전북특별자치도 제공=연합뉴스]

2025 대선 이후, 국민 통합이 국가의 명제로 

2025년 조기 대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무엇보다 ‘국민 통합’을 강조했다. 갈등과 상처를 치유하는 데에는 정치적 설득이나 행정 효율만으로는 부족하다. 공동체가 함께 감동하고 땀 흘릴 수 있는 국가적 이벤트, 즉 상징적인 구심점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올림픽은 시대적 소명이 될 수 있다.

이 후보는 이미 여러 차례 전북 새만금과 전주올림픽 유치에 대한 의지를 피력해왔다. 올림픽을 단순히 대회 개최가 아닌, 국가 도약의 마중물로 보겠다는 철학이 그 안에 있다. 특히 그는 K-이니셔티브, 균형발전, 디지털 주권, K-문화 확산 등의 구상과 올림픽 유치를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있다.

전북의 전략: 국가 전체가 주인 되는 '국민의 올림픽'

전북특별자치도는 수도권과 경쟁하는 대신, ‘지방 도시 연대’를 통해 서울의 인프라를 능가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대구, 광주, 충남, 강원 등 전국 여러 도시가 특정 종목을 분산 개최하고, 전북은 중심무대로서 조율과 문화적 상징성을 맡는다. 이는 IOC의 지속가능한 올림픽 기준에 부합할 뿐 아니라, 지역균형과 경제효율, 국민 참여를 모두 충족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이제 남은 과제는 이 모델을 국가 전체가 함께하는 프로젝트로 확장하는 일이다. 전북이 앞장서되, ‘국가가 주도하는 통합의 올림픽’으로 프레임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특정 인물이 아닌, 국민 모두의 염원과 정부의 책임 아래 추진되는 ‘대한민국의 올림픽’이 되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대통령이 스스로 책임 있는 위치에 서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2036 전주 하계올림픽 유치 염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2036 전주 하계올림픽 유치 염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경제·문화·외교의 3대 성장 엔진 

전주올림픽은 단순한 지역 개발이 아닌, K-이니셔티브의 실현 무대가 될 수 있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스포츠 이벤트를 통해 대한민국은 한류(K-컬처), 인프라(K-엔지니어링), 기술력(K-ICT)의 진면목을 전 세계에 선보일 기회를 얻는다. 경제적으로는 새만금을 중심으로 한 재생에너지, 스마트 물류, AI 데이터센터 산업을 유치하고, 문화적으로는 전국의 전통문화와 디지털 콘텐츠가 하나로 어우러지는 무대를 만들며, 외교적으로는 남북 간 협력, 개발도상국과의 연대를 통해 평화올림픽을 실현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연결되면, 전주올림픽은 단순히 며칠간의 이벤트가 아니라 한국의 경제·외교적 도약을 이끄는 성장 트리거가 된다. 전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전략적 설계와 성과가 동반된다면, 누구도 외면할 수 없는 국가 프로젝트가 될 것이다.

마무리하며

올림픽은 늘 갈등 속에서 피어난 통합의 꽃이었다. 베를린, 서울, 그리고 전주. 지금 우리는 다시 한 번 올림픽을 통해 한 나라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기회를 마주하고 있다.

고요한 바다는 유능한 선장을 만들지 않는다.

대한민국은 지금 험난한 시대를 지나고 있다. 이 도전의 파도를 넘기 위해, 우리는 다시 하나 되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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