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노하연 기자] 사회·정치적 약자나 젊은층, 여성일수록 '공정한 뉴스'에 대한 신뢰가 낮고, 자신의 입장을 대변하는 편향적인 뉴스를 신뢰·선호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8일 국제커뮤니케이션저널 19호에 <누가 공정한 뉴스를 원하는가? 40개국의 공정성 선호도 결정 요인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메타 저널리즘 프로젝트의 지원을 받아 영국 스트라스클라이드대학 카밀라 몬탈번 교수 등 6명의 연구진이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의 <2020 디지털 뉴스보고서>의 국가별 데이터를 기반으로 2020년 40개국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기사 본문과 관련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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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한국을 포함해 40개국 8만여 명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공정한 뉴스(impartial news)’와 ‘내 입장에 가까운 뉴스(my side news)’에 대한 선호도를 분석했다.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51%는 ‘공정한 뉴스’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내 입장에 가까운 뉴스’에 대한 선호도는 24%에 그쳤다.

그러나 사회적 권력에서 소외된 계층일수록 공정성을 중시하기보다 자신의 관점을 대변하거나 지지하는 뉴스에 더 큰 신뢰도를 보였다. ▲정치적으로 더 적극적이고 이념적 성향이 강한 경우 ▲젊은 경우 ▲주로 소셜 미디어에 크게 의존하는 경우 ▲여성일 경우 ▲저소득층 및 저학력자 계층의 경우, ‘공정한 뉴스’보다 ‘내 입장에 가까운 뉴스’를 선호했다.

이러한 경향은 민주주의 수준이 낮은 국가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40개국 중 터키, 케냐, 멕시코, 필리핀은 ‘공정한 뉴스’보다 ‘내 입장에 가까운 뉴스’를 선호한다는 비율이 높았다. 연구진은 “민주주의 수준과 공정한 뉴스에 대한 선호는 양의 상관관계를, 내 입장에 가까운 뉴스 선호는 음의 상관관계를 보인다”며 “이 네 나라는 모두 민주주의 전통이 도전받고 있는 나라들”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공정한 뉴스를 선호한다는 응답률이 48%, 관점을 담은 뉴스를 선호한다는 응답률이 41%로 공정한 뉴스를 선호한다는 응답이 조금 높았다.  

40개국의 뉴스 선호도 통계 (사진=국제 커뮤니케이션 저널 19호)
40개국의 뉴스 선호도 통계 (사진=국제 커뮤니케이션 저널 19호)

연구진들은 “해당 결과는 객관성이라는 저널리즘 전통의 재해석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면서 “언론사와 기자는 이러한 수용자의 특성을 고려해 보도 방식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연구진들은 “공정성은 저널리즘의 보편적 가치로 여겨지지만, 그 개념은 그들이 살고 있는 특정 정치, 사회, 경제 환경 등에 따라 달리 해석되며 모든 지역에서 동일하게 적용되지 않는다”며 “자신의 관점을 반영한 뉴스를 선호한다는 것은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을 더 공정하게 묘사하는 뉴스를 선호한다는 의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 보고서의 주 저자인 영국 스트라스클라이드 대학교 카밀라 몬탈번 교수는 니먼 연구소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내 입장에 가까운 뉴스’, ‘관점을 가진 뉴스’를 선호하는 이유는 정치적 동기부터 대표성 부족 등 매우 다양하다”며 “이 조사 결과는 독자들이 저널리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실제로 파악하고 이를 반영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시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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