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노하연 기자] 이탈리아에서 100% 인공지능으로 제작된 신문이 등장했다.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중도보수 성향 일간지 일폴리오(IL Foglio)는 18일(현지시간) 세계 최초로 AI가 전 과정에 참여한 특별호 ‘일폴리오 AI’를 발행했다고 밝혔다.

‘일폴리오 AI’는 총 4페이지 분량으로, 대판 판형으로 가판대와 온라인에서 판매되고 있다. 일폴리오는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22개의 기사와 3개의 사설로 구성된 AI 신문을 한 달 동안 발행할 예정이다. 제작 과정에서 기자들의 역할은 최소화된다. 기자들이 질문을 입력하면 AI가 기사를 구성한다.
18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첫 번째 페이지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일부 이탈리아인들의 행동을 비판하는 기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칼럼 <푸틴, 10가지 배신>이 게재됐다. 칼럼은 푸틴 대통령이 지난 20년 간 약속을 어기고 협정을 파기한 사례를 다뤘다. 경제면에 소득세 개편으로 약 75만 명의 근로자가 임금 인상 혜택을 받았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기사가 실렸다.
두 번째 페이지 사회면에 젊은 유럽시민들이 전통적인 연애 관계를 피하고 ‘상황적 관계(situationships)’를 선호하는 트렌드를 조명하는 기사가 실렸다. 마지막 페이지에서 AI는 ‘AI가 인간을 대체할 것인가’라는 독자의 질문에 “AI는 혁신적이지만 아직 설탕을 제대로 넣지 않고 커피를 주문하는 법도 모른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가디언은 “기사는 잘 구성되어 있고, 직접적이며 명확했으며, 눈에 띄는 문법적 오류는 없었다”면서 “하지만 뉴스 페이지에 게재된 기사 중 어느 것도 인간 취재원을 직접 인용한 기사는 없었다”고 평가했다.
클라우디오 체라사 일폴리오 편집장은 가디언에 “AI가 우리의 업무 방식과 일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직접 체험하고자 한 실험”이라며 “한 달간 매주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발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체라사 편집장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AI가 도구를 넘어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 언론사들은 AI를 뉴스 제작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17일 뉴스룸 내 AI 활용을 공식적으로 승인하고 기사 요약과 편집을 지원하는 내부 AI 도구 ‘에코’(Echo)를 도입했다. ▲제목 작성 ▲인터뷰 질문 생성 ▲소셜미디어(SNS) 글 작성 도구로 활용할 예정이다. 뉴욕타임스는 인간 기자 역할을 강조하는 기존 편집 방침은 유지한다고 했다.
AP통신은 2014년부터 기업 실적 기사를 전문으로 작성하는 금융전문 AI도구 ‘워드스미스(Wordsmith)’를 활용하고 있다. 매 분기 수천개의 기업 실적을 분석해 기사를 자동으로 생성한다. BBC방송은 AI 영상편집 프로그램 ‘에드(Ed)’를 활용하고 있다. 에드는 텍스트 쿼리를 기반으로 주요 장면을 찾아 요약 비디오를 자동 생성하는 프로그램으로, 핵심 장면만 추출해 뉴스, 스포츠, 다큐멘터리 하이라이트 장면을 만드는 데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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