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노하연 기자] 독일 공영방송이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 음모론을 옹호하는 다큐멘터리를 유튜브에서 삭제했다고 밝혔다.
17일(현지시간) ‘재독 한인 민주시민 모임’(이하 시민모임)에 따르면 독일 공영방송 ARD·ZDF가 운영하는 정책 시사채널 피닉스는 “우리 콘텐츠를 전부 혹은 일부 포함하는 모든 영상에 대해 독일 저작권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유튜브에 전 세계 차단을 요청해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시민모임은 지난 7일부터 ARD·ZDF·피닉스에 세 차례에 걸쳐 항의 서한을 보내 제작 경위에 대한 해명 및 공식 입장과 전 세계 영상 삭제를 요청했다. 시민모임은 항의 서한에 다큐멘터리 영상을 복제한 <독일 다큐를 우익선전물로 유포하고 있는 유튜브 링크>표를 첨부했다.
시민모임은 “극우 성향의 한국 유튜버들이 해당 다큐멘터리를 독일 공영방송이 한국 극우 진영의 주장을 정당화해 준 것처럼 선전하며 ‘계엄령 정당화’ 및 극우 세력의 주장을 홍보하는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심각한 우려 속에서 지켜보고 있다”며 “유튜브 대량 업로드를 통해 허위 정보의 확산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25일 피닉스는 비상계엄을 다룬 ‘중국과 북한의 그늘에 가려진 국가 위기’ 제목의 28분 분량 다큐멘터리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ARD가 피닉스에 위탁, 제작한 다큐멘터리로, 12·3 비상계엄을 정당화하는 극우 세력 논리를 부각시키고 부정선거 음모론을 옹호했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국내 시민사회와 야당의 반발이 거세지자 피닉스는 홈페이지에 공개한 기존 영상을 삭제하고 3월 6일로 예정된 방송을 취소했다.
피닉스는 시민모임의 다큐멘터리 제작 경위 해명 요구에 대해 답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피닉스는 영상을 삭제한 후 슈피겔 등 독일 현지 언론에 “시청자들의 비판적인 편지를 받고 다큐멘터리를 다시 검토했다”고 밝혔다. 독일 유력지 ‘쥐트도이체 자이퉁’에 따르면 피닉스 측은 다큐멘터리가 한국 정치 상황의 복잡함과 방송사의 저널리즘적 요구에 적합하지 않았다며 “실수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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