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노하연 기자] 한국이 ‘여성의 노동환경이 가혹한 국가’라는 불명예를 10년 넘게 벗지 못하고 있다.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두고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현지시각) ‘유리천장 지수’(The glass-ceiling index) 조사 결과를 5일 발표했다. 한국은 조사 대상 29개국 중 28위를 차지했다.

이코노미스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을 대상으로 2013년부터 매년 유리천장 지수를 산정하고 있다. ‘유리천장 지수’는 ▲유급 육아휴직 현황 ▲여성의 노동 참여율 ▲성별 임금 격차 ▲기업 이사회 여성 비율 ▲의회 내 여성 비율 등 10개 세부 지표를 종합해 평가하는 것으로, 낮을수록 직장 내 여성 차별이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은 지난해까지 12년 연속 꼴찌를 기록하다 올해 한 계단 상승해 꼴찌를 면했다. 1위는 스웨덴이 차지했으며 아이슬란드,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가 그 뒤를 이었다. 지난해 27위를 기록한 일본은 올해도 같은 순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28위를 기록한 튀르키예는 29위로 떨어졌다.
이코노미스트는 “일본, 튀르키예, 한국은 11년 연속(발표 기준) 유리천장 지수 순위에서 마지막을 차지했다. 이는 부분적으로 뿌리 깊은 사회적 규범과 지속적으로 큰 임금 격차로 설명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이코노미스트는 “이 세 나라는 모두 리더십 역할에서 여성의 수준이 두드러지게 낮다”며 “세 나라 모두 경영진 여성 비율이 17% 미만, 의회 여성 비율이 20% 미만, 이사회 여성 비율이 21% 미만”이라고 했다.

한국 여성의 노동참여율은 남성보다 15.9%p 낮았다. 튀르키예(37.3%포인트)와 이탈리아 (18.1%포인트) 다음으로 격차가 가장 컸다. 낮은 여성의 노동참여율은 성별 간 임금격차에도 영향을 미쳤다. OECD 국가의 여성 평균 임금은 남성보다 평균적으로 11.4%p 낮은 반면, 한국은 29.3%p로 격차가 가장 컸다.
리더십에 대한 여성 역할 지표를 보여주는 ▲관리직 여성 비율(16.3%) ▲의회 내 여성 비율(20%) ▲기업 내 여성 이사 비율(17.2%) 모두 뒤에서 2~3번째인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OECD 국가의 기업 내 여성 이사 비율이 33%까지 상승했다. 또 여성이 남성과 거의 같은 비율로 이사회 직책을 맡고 있는 뉴질랜드, 프랑스 등과 비교했을 때 대비되는 부분이다.
남성의 유급 출산휴가는 29.2주로 유급 남성의 일본(31.1주)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코노미스트는 “일본과 한국은 OECD 국가 중 가장 관대한 육아휴직 정책을 가지고 있지만 이를 활용하는 남성은 거의 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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